지난 글들에서는 주로 듣는 것들 위주로 영알못 엄마 아빠가 우리 아이를 영어 원어민으로 키울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간략히 말씀드렸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조금은 민감할 수도 있는 주제를 다루어보려고 합니다.
그것은 바로 텔레비전, 티비!!!
첫아이가 태어났을 때에도, 아니 제가 어릴 때에도, 아니 그 이전에도 티비는 바보상자라고 불리었습니다.
그래서 거실에서 티비를 몰아내자, 거실을 가족의 공간으로 만들자, 도서관으로 만들자 하는 운동이 불기도 했었죠. 물론, 이런 방향으로 노력하시고 즐거운 시간 함께 보내는 걸 폄훼하려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하지만, 꼭 티비가 바보상자인거냐 하는 의문을 가지고 싶습니다.
이곳에 오신 엄마 아빠들도 티비 앞에서 멍 때리며 무의미한 시간을 많이 보내기도 했지만, 생각해 보면 유용한 프로그램을 보면서 새로운 것에 눈을 뜨고, 관심을 가지고, 깊이 있게 이해하고 그랬던 경험 다들 가지고 계시지 않나요?
그래서 티비도 잘 활용하면 우리 아이를 영어 원어민으로 키우는데, 아주 좋은 도구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이런 이야기 들어보셨을 거예요. 어릴 때 부모님을 따라 미국으로 이민 간 한국계 미국인 (이 경우 이민 1.5세대라고 하죠.) 이, 어릴 때 부모님 두 분은 나가서 일하셔야 해서, 난 집에서 티비를 보며 하루 종일 보냈는데, 결국 그 티비가 나에게 영어를 알려줬고, 나를 키워줬다. 이런 이야기 말이에요. 우리나라의 EBS 같은 방송국이 미국에는 PBS 라고 있는데, 이런 방송을 하루 종일 보면서 지냈고, 유익한 프로그램들을 많이 보고 잘 자라게 되었다고 요약할 수 있는 것이죠.
하지만, 티비를 가지고 우리 아이를 영어 원어민으로 키우려면 몇 가지 원칙을 엄마 아빠가 지켜줘야 합니다.
1. 우리 아이가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찾습니다.
아무리 좋은 티비 프로그램이라고 하고, 또 여기저기서 유용하다고 추천해 준다고 한 들 우리 아이가 좋아하지 않는다면 헛수고입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관심사와 연관된 프로그램을 찾으셔야 합니다. 보통 남자아이라면 공룡, 로봇 이런 것들을 좋아하는 경우가 많고, 여자아이라면 귀여운 동물, 공주 이런 것들을 좋아하죠. 물론 성별 관계없이 좋아할 수 있고요. 평소 우리 아이가 무얼 좋아하는지, 요즘 푹 빠져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잘 살피고, 이와 관련된 프로그램을 선택한다면 일단 첫 단계부터 성공적으로 해결하시게 되는 겁니다.
2. 그걸 영어로 된 티비 프로그램으로 찾아 보여줍니다.
우리 아이가 좋아하는 것에 대한 티비 프로그램을 찾으셨으면, 이제 그 티비 프로그램이 영어로 더빙된 것을 찾으셔야 합니다. 기본이 영국, 미국 등의 방송국 프로그램이라면 원어, 여기서는 영어로 된 티비 프로그램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유튜브 검색만 하셔도 영상이 바로 나오죠.
그런데, 우리 아이가 좋아하는 게 뽀로로라고요? 꼬마버스 타요라고요? 걱정 마세요. 옛말로는 한류, 요즘 말로는 K-Culture 가 전 세계로 뻗어나가는 중이라 국내 제작 티비 프로그램이라 하더라도 조금만 검색해 보시면 한국어가 아닌 영어 더빙된 프로그램을 찾아보실 수 있어요.
3. 보기 시작하기 전에 볼 분량 혹은 시간 약속 후 꼭 지킵니다.
이건 사실 우리 아이 영어 원어민으로 키우기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도 할 수 있겠지만, 아이를 키울 때 기본적으로 챙겨야 하는 것이다 보니 함께 언급하겠습니다. 티비 보기 시작하기 전에 미리 꼭 어디까지만 볼 것인지 혹은 언제까지 볼 것인지 약속을 하고 시작하고, 그렇게 약속을 했으면 아이가 울고 떼를 쓰더라도 그 약속을 지키셔야 합니다. 이를 통해 아이들이 약속과 이를 실천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느끼게 되고, 또 시간 약속을 알아보기 위해 시계 보는 법도 금방 익히게 됩니다.
이를 위해 개인적으로는 유튜브나 넷플릭스 등 각종 동영상 앱에서 다음 영상 자동 재생이나 추천 영상이 뜨는 걸 막을 수 있다면 꼭 막아두시길 권합니다. 1편이 끝나고 2편이 뒤이어 재생된다고 나오는데, 모질게 끊고 티비 끄기가 어른도 어렵잖아요. 아이들에겐 더 어렵습니다.
4. 엄마 아빠가 솔선수범 하셔야 합니다.
애들만 시키면 알아서 하겠지... 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아이에게 말로 가르치지 말고, 행동을 보여주어 가르쳐라.' 이런 이야기 아마 들어보셨을거에요. 엄마 아빠가 애들이랑 시간 보낼 때 혼자 휴대폰으로 유튜브 보면서 낄낄거리고,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하면서 아이들은 관심 밖에 두고 그러면서 '자, 너희들은 영어로 된거만 보고 지내라.' 이러면 이 말이 먹힐까요? 당연히 안 됩니다.
엄마 아빠도 우리 아이들에게 모범이 될 수 있도록 말과 행동을 조심하고, 특히 아이들과 함께 있을 때 휴대폰 보는 걸 극도로 조심하셔야 합니다.
이렇게만 하고 글을 마치면 좀 아쉬우니까, 간단하게 몇 가지 티비 프로그램을 소개해 드리고 마치도록 할게요.
1. The Numtums
영국 국영방송 BBC 의 어린이 채널, 그러니까 영국의 EBS 라고 할 수 있는 CBeebies 의 프로그램 넘텀입니다. 귀여운 동물들 배에 숫자가 그려져있고, 이 동물들이 뛰어다니며 재미있는 일이 벌어지고, 그걸 보다보면 자연스럽게 숫자를 익히게 되고 그런 프로그램이에요. 말이 많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2-3세의 어린 아이들도 보기에 부담이 없습니다.
2. WordWorld
미국의 EBS 와도 같은 PBS 의 워드월드입니다. 제목에서도 느낄 수 있듯, 단어로 이루어진 세상이라 할 수 있는데요, 초원 위에 여러 동물 친구들이 살고 있고, 동물들, 사물들이 다 단어로 쓰여져있어서 재미있게 보면서 부지불식간에 해당 단어를 머릿 속에 넣을 수 있습니다. 특히, 매 에피소드가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내용인데, 이게 어느 한 단어를 만드는 철자를 찾아 나서는 이야기랍니다. 2006년에 시작되어 2011년에 끝나서 꽤 오래 된 것이긴 한데, 유익하고 재미있어서 6-7세 정도의 어린이에게 추천합니다.
3. Daniel Tiger's Neighborhood
이 프로그램 역시 PBS 에서 제작한 프로그램이고, 대니얼이라는 아기 호랑이가 동화 같은 마을에서 친구들과 지내는 이야기에요. 이 프로그램에서아이들이 다양한 감정이나 상황을 만났을 때 어떻게 하면 좋을지 알려주는 이야기로 구성되어있고, 그런 이야기를 재미있는 노래로 풀어가기에 아주 흥미롭답니다. 원래는 Mister Rodgers' Neighborhood 라고 로저스씨가 아이들을 위해 만든 오래된 프로그램이 있어요. 미국의 뽀뽀뽀 같은 격이죠. 이걸 현대적으로 만화로 만든 것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영어를 조금 알아듣는 6-7세 어린이에게 딱입니다.
이제 티비가 무조건 바보상자는 아니라는 거 잘 아셨죠?
꼭 보자는 건 아니지만, 이왕에 있는 티비를 잘 활용해서, 우리 아이가 영어 원어민으로 자랄 수 있게 우리 엄마 아빠가 함께 노력해 봐요.
다음에는 또 다른 볼거리,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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