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가 잠에서 깨어났는데 내가 방에 없거나, 실컷 혼자 노는 게 지겨워지면 우는 걸로 나를 부른다.
근데 우는 게 에~ 에~ 에~ 간헐적이다. 에너지를 많이 쓰지 않는다.
그래서 빨래 널다, 설거지 하다, 청소하다 아이구 이제 깼어? 하면서 가면 우는 걸 듣고 바로 갔음에도 나와 눈을 마주치는 순간부터 큰일이 난 것처럼, 계속 그렇게 울었던 양 숨 넘어갈 듯 운다.
만약 심각한 상황이 아닌 걸 알아서 하던 일 좀 마무리 하고 가서 애기가 나를 부른 시간이 좀 길어졌다 싶으면 내 품에 안겨서 꽤 오래 씅을 내며 운다.
첫째는 잘 안 울었다. 잘 안 울지만 운다면 제대로 울었다. 울기를 시작한 시점부터 금새 가속도를 내며 숨이 넘어갈 듯이 울었다. 그래서 난 첫째가 울자 마자 거의 부리나케 달려갔다. 아마 첫째는 좀 무던해서 꽤 오래 심심함을 견디고 화가 나서 그렇게 울었을지도 모른다.
어쨌든 그렇게 달려가서 안으면 언제 울었냐는 듯이 금방 그친다.
그래서인지 첫째는 어릴 적부터 주사를 맞을 때도 주삿바늘이 들어간 순간부터 나온 순간까지만 울었다. 주삿바늘이 나오면 거의 5초 이내로 울음을 그쳤다. 물론 더 울 때도 있는데 대부분 울음을 금방 그쳤고 22개월에 독감주사 맞을 때는 그 타이밍조차 놓쳐서 울지 않았다.
둘째는 주사를 놓으려고 옷을 벗길 때부터 운다. 엄살이 많은 건 나를 닮았다. ㅎ 그리고 주사를 맞으면 숨이 넘어가게 울고 주삿바늘이 나가면 씅을 내면서 더 운다.
둘째는 웃음도 많다. 둘째는 1개월이 딱 지난 시점부터 웃었다. 2개월이 안 됐을 때 이미 까르르 소리내서 웃었다. 지금도 잘 웃는다. 잘 웃고 잘 운다.
첫째는 백일이 넘어서 웃었다. 특히 나를 보고 웃은 건 만 4개월이 넘어서였다. 잘 웃지 않고 잘 울지 않고 뒤끝이 없다.
첫째는 재울 때도 안아서 재우는 걸 싫어했다. 조리원에서 나와 밤낮 안 가리고 울 때, 영아산통이 있을 때 아무리 안고 업고 흔들어도 잠들지 않아서 당황했었다. 첫째는 옆에 가만히 누워 있으면 잔다. 지금도 토닥거리거나 머리를 쓰담으면 내 손을 치운다. ㅎ
둘째는 품에 폭 안겨서 자는 걸 좋아한다. 폭 안겨서 엉덩이든 등이든 가슴이든 토닥토닥하면 금새 잠이 든다.
탄생 이후 5개월, 학습에 의한 선호보다 천성적인 선호가 더 잘 나타나는 시점. 두 아이에게서 다른 걸 하나 둘 발견할 때마다 신기하다.
둘이 닮은 건 맘마를 잘 먹는다는 것(나를 닮았다)과 그래서 뒤집기가 늦다는 거…..(몸 쓰는 거 잘 못하는 것도 나를 닮았…)
무던한 24개월짜리나 꾀쟁이 5개월짜리나 아이들에게 바라는 건 오로지 건강하게, 자기들 천성대로 행복하게, 그리고 우애 있게 지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