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에 광명 AK프라자에서 처남식구와 장모님을 만나
점심을 먹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처남 아이가 이제 2살이라 저희 아이가 관심 받으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니
안타깝기도 했습니다.
처남식구는 바빠서 먼저 가야 해서
저희가 장모님을 KTX역에서 배웅해드렸습니다.
그리고 저희 어머님이 사시는 원흥으로 가는 극한의 일정인데,
차막히는 동안에도 아이가 잘 견뎌주네요.
늦은 오후에 어머니 집으로 도착하였고,
아이가 둘째고모랑 놀이터 가자고 소란을 피워서
두사람은 나갔습니다.
저녁 먹으러 나가기 전에 저는 졸려서 자는데
와이프가 저를 황급히 깨웁니다.
어머니가 쓰레기를 버리려고 나가시다가 집 현관문에 손가락이 끼여
손가락 한마디 정도의 살이 사라지고 피가 온 사방으로 퍼지며 흘렀습니다.
119를 불러야 하는데, 경황이 없어서 첫째누나와 함께
은평구 대학병원 응급실로 갔습니다.
병원 가기전 바닥에 밴드같은게 보여서 살펴봤는데
어머니 손가락 살이어서 봉투에 넣고 얼음을 준비시켰지만, 집에 얼음이 없는...
그렇게 대학병원 응급실에 저녁 5시 30분즘 도착하여 접수했습니다.
그런데 심근경색 응급환자가 있어서, 붕대 사이로 피흘리는 어머니를
진료 조차 하지 않고, 30분 넘게 기다려야만 했습니다.
이대로 대기할 수 없어서,
와이프와 통화 끝에 알아낸 원당의 접합수술 전문 병원으로 어머니를 모셨습니다.
엑스레이 촬영하고, 입원까지 하는 동안
첫째누나가 밖에서 밥을 포장해와서 어머니 드시는거 확인하고
어머니 집에 오니, 밤 9시 정도였습니다.
아이가 반갑게 맞이하며, 아빠 잘다녀왔냐며
클로버를 보여주네요.
행운을 주는 클로버네 이렇게 간단하게 얘기 해주기만 했을뿐,
어머니의 상태를 와이프와 둘째누나에게 얘기하며
첫째누나와 밥먹느라 아이의 클로버가 잘 안보였어요.
아이가 둘째고모랑 놀이터에서 클로버를 보더니 행운이 오는거냐고 묻길래
둘째누나가 그렇다고 했더니, 아빠를 가져다 준다고 막 뜯더래요.
그때는 그러한 사실조차 인지도 못하고, 클로버를 보여주는 아이가 귀찮았는데
오늘 둘째누나 통해 알게되니 갑자기 미안하고 사랑스럽네요.
잘해주지도 못하는 아빠한테 뭐하러 행운을 준다고 클로버까지 뜯어주는지
아이의 마음을 헤아리지도, 이해하지도 못했습니다.
일요일에 심하게 귀찮게 하여 혼냈는데, 오늘 퇴근하고 집에가서
사랑을 퍼부어 줘야겠습니다.
아이가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자라줘서 고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