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두면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울어재껴서 요리를 할 때도 한 팔로는 안고 하거나 아기띠를 한다. 12키로가 넘는데 그렇게 요리하고 청소하면 골반이 내려 앉는 것 같다.
바라는 게 명확한 편이다. 재울 때 자세라든가, 방 안의 온도라는가, 바람의 세기라든가, 형아가 갖고 노는 장난감 자동차라든가, 하여튼 명확하다.
원하는 대로 되지 않으면 바로 엥~ 울면서 드러눕는다. 이건 뒤집기가 가능했던 3개월 때 시작했다.
어린이집에서도 막내인데 형아 누나들 것을 다 뺏는다고 한다. 그러면 첫째가 가서 그러면 안된다고 타이른다고 한다. 물론 어린이집 형아 누나들도 가만히 뺏기지 않아서 한 대 맞고 우는데 그런다고 포기하지도 않는다고 한다.
둘째 태어난 이후에 안 그래도 자기 표현을 안 하던 첫째가 더 의기소침해졌다. 그래서 항상 첫째 위주로 했다. 동화책도 형아 위주로 읽어주고, 불록놀이도 형아랑 하고, 자동차 놀이도 형아랑 하고 둘째를 안고 있더라도 항상 형아를 쳐다보면서 행동하는 것 하나하나에 반응해주고.
이제 좀 시간이 나기도 했고 아이들과 많이 못 놀아주는 거 같아서 일주일에 한 번 문화센터 등록을 했다.
둘째 데리고 나선 날, 둘째가 무척 신이 나 했다. 고작 12개월짜리가 어린이집을 벗어나 엄마와 어딜 가는 걸 좋아한다.
신나하는 얼굴을 보니 더운 날 땀 뻘뻘 흘리며 오가는 길이, 장맛비 맞으며 오가는 길이 힘들지 않다.
오감놀이를 하는 프로그램인데 그 자기주장 강한 아이가 센터가 처음이라 낯설어 하면서 내게서 떨어지지 않는다.
조금씩 적응하면서 놀이재료린 로션에 호기심을 보이면서도 계속 나를 돌아보고 내 눈을 쳐다보고 웃는다.
둘째는 태어나서 한번도 온전한 사랑을 받지 못했다. 늘 형아와 나눠진 사랑만 받아 왔다. 항상 안고 있어도 아이와 온전히 눈 마주치며 우리 둘만의 세계에 갖힌 적이 별로 없었다.
첫째와는 어린이집 가기 전 14개월 동안 매일매일 주어졌던 그런 시간이 둘째는 6개월 만에 어린이집을 갔고, 그 와중에 경력단절 줄여보겠다고 뭘 하느라 늘 바빴다.
눈을 더 많이 마주쳐줘야겠다. 많이 웃고 많이 대화하고 많이 놀고. 아이와 나만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처럼 둘만의 시간을 많이 보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