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ther
★★★☆
독특하고 매혹적인 영화 “마더”는 단순 평범한 전제에서 시작한다. 지능이 부족한 한 남자가 살인자로 지목된다. 그의 이름이 적혀있는 증거와 증인의 증언이 그를 범인으로 몰아간다. 그리고 그의 엄마는 아들의 무죄를 입증하기위해 직접 행동에 나선다. 자, 상황은 이렇다. 그는 유죄이거나 무죄이다. 그리고 그의 엄마는 이 사건의 진상을 파헤칠 것이다. 혹은 그렇지 않거나.
내가 영화를 많이 봐서 그런 걸까? 그래서 내가 틀에 박힌 영화를 싫어하고 나의 기대를 배반하는 놀라운 영화를 좋아하는 것인가? 만약 누군가 “마더”를 미국 대중관객을 위해 다시 만든다면(헬렌 미렌이 혜자를, 에드워드 노튼이 도준을 맡는다고 해보자), 영화팬들은 분노에 휩싸여 다음과 같이 말할 것이다. 1. 그러면 안돼! 2.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이 영화는 한국 감독 봉준호의 작품이며, “괴물”(2006)의 다음 작품이다. “괴물”은 거대 괴수를 다룬 스릴러 영화로, 괴물과 그가 납치한 희생자 가족에 대한 영화다. 가족은 납치당한 아이가 살아있단 것을 깨닫고 정부에 호소하지만 무시당한다. “마더”에서 다시 한 번 피로 이어진 두 주인공이 정부의 결정에 대항하고 나선다.
한국의 존경받는 여배우 김혜자가 연기한 ‘엄마’는 통제 불능의 존재다. 한 평범한 마을에서 그녀는 약초와 뿌리, 향신료 등을 파는 가게에서 일한다. 그녀는 또한 부업으로 약초를 이용해 약사 일을 하고 있다. 그녀의 아들 도준(원빈)은 20대 후반의 남자로 엄마와 함께 살고 있으며 심지어 잘 때도 같은 방에서 잔다. 그는 약간 모자란 사람이다. 영화의 초반부에, 그는 자동차 사고로 죽을 뻔하는데 이때 엄마는 그를 구하기 위해 달려 나간다.
도준에게는 진태(진구)라는 친구가 있다. 진태는 손쉽게 도준을 조종한다. 도준의 흐릿한 기억력은 아마도 그의 가장 큰 매력일 것이다. 이 마을에서 충격적인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여고생의 시체가 모든 사람이 볼 수 있는 곳에 매달린 것이다. 그리고 도준의 이름이 적혀 있는 골프공이 사체의 근처에서 발견된다.
도준이 살인을 저지른 것인가? 관객은 확신할 수 없다. 실은 진태가 범행을 저지르고 가짜 증거를 심어놓은 것일까? 혹은 도준이 술에 취했을 때 살인을 저지르도록 꼬득인 것인가? 이것 역시 관객은 확신할 수 없다. ‘등장인물 절약의 법칙'에 따르면 진태는 어떤 식으로든 사건에 관련되어 있어야 하는데, 그를 빼면 사건을 저질렀을 만 한 캐릭터가 없기 때문이다. 갑자기 새로운 살인자를 만들어 낼 수는 없는 일이다. 물론 도준이 살인을 저질렀고 진태는 아무런 관련이 없을 수도 있다. 혹은 적어도 기술적으로는 엄마가 범행을 저질렀을 수도 있다.
엄마mother(그녀는 다른 이름으로 불리지 않는다)는 지치지 않고 마을을 돌아다니며 스스로 탐정 일을 한다. 그녀는 사람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끈질기게 졸라대고, 경찰을 괴롭히고, 아들을 위로하고, 쓸모없는 변호사를 고용한다. 관객은 그녀가 접하는 새로운 사실들을 그녀와 같이 접한다. 그러나 그녀의 조사활동은 진전이 없다. 이 시점에 오면 대중 관객들은 당황스러울 수도 있는데, “마더”는 이제까지 구축했던 스토리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영화는 마치 미궁과 같으며, 이는 우리가 예측할 수 있는 방법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영화의 복잡한 스토리는 정신적 즐거움을 준다. 보통 스릴러 영화라면 오래전에 이미 분명한 목적지에 도달했을 시점에서도 “마더”는 관객의 추측을 꿰뚫어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영화는 김혜자의 ‘새끼를 지키려는 무자비한 부모’ 연기에 많은 부분 의지한다. 그녀는 아마 우둔한 아들을 위험에서 구해내기 위해 계속 애써왔을 테고, 이제 그녀는 인생 최대의 위기에 봉착한다. 그녀의 분투는 경찰이 도준에게 너무나 쉽게 자백을 받아내면서 더욱 곤경에 처한다.
“마더”를 포함한 남한(한국)의 대다수 영화들은 대안 영화들alternative films에 대한 하나의 사례를 제공한다. 많은 미국인들이 한국 영화를 한 번도 본 적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나는 일리노이 대학의 해외 특파원 지망생들을 상대로 강의를 한 적이 있는데, 그들 중 단 두 명만이 자막이 붙어 있는 외국 영화를 감상한 경험이 있었다.
“마더”같은 영화는 분명 성인용 영화인데, 등급 제한이 붙을만한 장면들[폭력적, 성적인 장면을 말합니다]을 담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영화가 지적인 성인들에게 어필할 만 한 영화이기 때문이다. 똑똑한 열 살짜리 아이는 대부분의 헐리웃 영화를 이해할 수 있다. 최근에 디즈니는 앞으로 3-D 이벤트 영화, 만화 영화 그리고 “캐러비안 해적”같은 프랜차이즈 영화만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그럴듯한 인간을 다룬 영화는 본질적으로 포기한 것이다. 독립영화 혹은 대안영화를 감상하는 것은 더 이상 사치스러운 문화 활동이 아니다. 이제 그런 것이 필수사항이 된 것이다. [사람다운 사람이 나오는 영화를 보려면 인디영화를 찾아볼 수밖에 없게 되었다는 말인 듯 합니다]
“마더”를 보고 나면 당신은 영화의 플롯에 대해 토론을 하겠지만 그래도 완전히 만족하지는 못할지도 모른다. 나는 다음과 같이 주장 한다 : 영화의 줄거리는 완벽한 픽션이며 감독은 자신이 원하는 어떤 방식으로든 영화를 끝맺을 수 있다. 만약 감독이 우리를 속이거나 사기를 친다면, 우리는 그를 재판 대 위에 세울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경우 그가 아무리 낯선 결말을 제시하더라도 우리는 우리가 열중했고 또 매혹되었다는 사실을 고맙게 여기면 된다. 관객이 영화표를 사는 이유가 무엇인가? 영화가 우리 예상대로 끝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출처 - DVD 프라임 FARGO님 번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