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센다이급 경순양함 2번함 진츠 입니다.
일본 경순양함의 함명 명명법에 따라 이 진츠역시 강의 이름을 따 온 배입니다.
이곳이 바로 진츠의 이름의 유래가 된 진츠가와, 즉 진츠강으로 기우현에서 도야마현을 따라 흐르는 강입니다.
그런데 이 강에는 일본 산업 발전의 어두운면이 함께 흐르고 있습니다.
1910년대부터 이 강의 물을 마시는 사람들이 통증을 호소하고 뼈와 이빨이 쉽게 부러지는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이게 바로 그 유명한 이타이이타이병 되시겠습니다.-_-;;;
이 병의 원인인 카드뮴 중독이 밝혀진것은 2차대전 종전 이후인 1957년으로(정확히 카드뮴이 원인이라고 밝혀진것은 61년), 그 이후로도 일본 정부는 카드뮴 중독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다가 1971년의 소송에서야 인정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사람잡는 강이라는 사람잡는 유래를 가진 진츠는 2차대전 당시 격침되는 상황에서도 함포와 대공포를 쏴 대며 발악에 가까운 저항을 하다가 거의 대부분의 승조원들이 전사했다고 합니다.
당시 콜롬방가라 해전에 그 유명한 '꽃의 제2 수전', 제 2 수뢰전대의 기함으로 참가한 진츠는 탐조등을 조사하며 구축함들의 뇌격을 보조하고 있었는데, 당연히 집중 포화를 맞았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종이장갑이라고는 해도 그나마 순양전함이었던 공고급도 목숨을 걸고 수행하던 야간 탱킹을 고작 경순양함인 진츠가 해낼수 있을리가...-_-;;;
하다못해 타카오나 아타고 같은 최신형 중순이라도 끌고 왔으면 모를까(이쪽도 조약형 중순이라 화력에 비해 장갑이 꽤 부실했지만 적어도 센다이급 보다는 나았습니다.) 구형 경순양함인 센다이급을 가지고서야 말이죠...(참고로 당시 진츠와 함께 작전에 참가했다가 살아남은 배가 카게로급 구축함 8번함인 그 유명한 불침함 유키카제...)
이러니 저러니 해도 2수전 기함까지 한데서 알수 있듯 공훈은 많이 쌓은 배입니다.
2.
쿠마급 경순양함 2번함 타마 입니다.
역시 강 이름에서 이름을 따왔고...
도쿄 근처라는데 정확한 위치를 모르겠습니다.-_-;;; 하여간 도쿄 근처를 흐르는 타마강에서 유래한 이름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잠깐 다른 이야기를 해 봅시다.
혹시 이런 이야기를 교과서나 책에서 보신적 있으신가요?
두 친구중 한명이 사형을 당하게 생겼는데, 그 친구가 마지막으로 고향에 다녀오고 싶다고 간청하고, 허락해 주는 대신 지정한 기일 안에 돌아오지 않으면 다른 친구가 사형을 당하는 조건을 걸었습니다.
그리고 사형을 먹은 친구는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엄청나게 고생하면서 뛰고 또 뛰는 이야기.
한국에서는 배경이 조선시대로 번안되서 소개 되기도 했습니다만...
사실 이건 일본의 소설가 다자이 오사무가 쓴 달려라 메로스라는 소설입니다.
원작의 배경은 시라쿠사고, 주인공인 메로스가 사형을 먹은 이유는 폭정을 일삼는 디오니스 왕을 암살하려다 실패해서.(...)
일본 SF 애니메이션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고스테로님의 복수혈전 SF 북두의권 푸른유성 SPT 레이즈너의 주제가인 '메로스 처럼'으로 꽤나 들어 보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여간 이사람은 현대 일본 젊은이들의 필독서나 다름없는 소설들을 집필한 일명 '일본 문학의 신'으로 추앙받는 천재 작가입니다.
왜 밀리터리 게시판에서 이런 이야기를 하냐 하면...
이 다자이 오사무가 1948년에 애인과 함께 동반자살한 장소가 바로 이 타마가와의 상수로였습니다.
참고로 애인이라고 하지만 불륜상대.(...)
뭐 일본에서는 애인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불륜상대를 말 하니 상관 없으려나요...-_-;;;
일본 만화를 보면 뭔가 자기 비하를 하는 캐릭터들이 "태어나서 죄송합니다..." 하면서 자기 자신을 비하하는 장면이 꽤 나오는데 이게 바로 이사람의 유언이라고 합니다.(...) 사망 직전에는 정신적으로 상당히 몰려 있었다고...
하여간 타마 역시 1920년대에 취역한 구형이었지만(바로 이전 함급이 사보섬 해전에서 잉여 취급이나 받던 텐류급이었습니다.) 개조 한번 잘못 받았다가 함생을 종친(...) 동생들인 키타카미, 오오이와는 달리 나름 열심히 싸우다가 격침당하며 함생을 마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