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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리스너인 잉여의 언프리티 랩스타 공연 개인적인 소감
게시물ID : star_28638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맥스87
추천 : 18
조회수 : 1206회
댓글수 : 22개
등록시간 : 2015/03/20 12:38:08

1. 치타


코마 상태에 빠져있다가 다시 살아난 이야기를 주제로 곡을 만들었음. 코마라는 경험 자체가 강렬하고 쉽게(?) 할 수는 없는 성격의 것인지라

신선할 수 밖에 없었고(신선이라고 표현하기도 사실 좀) 소재 자체로 '공감'이라기 보다는 '압도'의 느낌.

듣는 내내 치타라는 사람의 인생의 이야기에 빨려들어가는 느낌이었음.

경험적 진솔함 속에 나는 진짜경험을 했고 가짜로 이야기 하는 너는 날 따라오지 못한다는 swag도 빼놓지 않음.

치타는 참 가사를 꼼꼼하게 써서 곡 하나에 표현 할 수 있는 한계까지 표현해 내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임.

비트 하나하나를 살려내는 정확한 발음과 압도적인 랩스킬은 말할 필요도 없을 듯. 제시가 이야기한 대로 괴물이라 해도 손색이 없음.

특히 가사적으로는 남자MC들과 비교해도 손색없음. 진짜 개소름 돋았음.

죽음이란 것은 인간이 가장 두려워하기도 하고 경외하기도 하는 경험인데 그와 가장 가까운 곳에 있다가 돌아온 사람의 표현은 

뭐가 달라도 다르다라는 생각. 진짜 경험에 대한 감각은 진짜를 만들어 낼 수 밖에 없음.

어제 공연 중 단연 으뜸인 랩퍼였다고 생각함.


2. 지민


어제 지민의 무대는 좀 아쉬웠음. 그래도 아직도 감탄할만한 부분도 있다고 생각함

많은 오유분들이 생각하는 '아이돌'이라는 강조는 내가 볼 땐 사실 문제될 게 없음

모든 문학의 장르가 그렇듯이 힙합역시 자기 이야기를 하는 것이 중요함. 그게 진짜라면 상관이 없음.(공감이 되느냐 잘 팔리느냐는 다음문제긴 한데 그것도 상당히 중요하긴 함)

자기가 아이돌인 것을 인정하고 그 범주 안에서 힙합을 하고자 한다면 그것 역시 존중받아야할 삶의 양태임.

난 오히려 리스너들의 어떤 이상향에 대한 고정된 프레임? 비스무리한 거라고 생각함. 배드비치나 시크한 캐릭터만 리얼 힙합이라는 편견

실력으로 존중 받는 것은 언더 출신이여야만 한다는 편견등등. 지민이 트랙을 두개나 딴건 우연이 아님. 오히려 언더에서 아이돌 랩퍼를

압도적으로 이길 수 있는 정도의 실력자가 별로 없을 정도로 여자MC의 층이 얕은 것이 더 문제임. 지금까지는 실력 안 키우고 뭐한건지?

이제와서 경쟁에서 지고 아이돌이지 뭐니 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함.

또한 언더든 오버든 캐릭터가 다양해야 해야 함. 그게 힙합이라는 장르의 저변을 넓히고 잘 팔리게 하는 원동력임

바스코가 지민 키썸을 보고 귀엽고 신선했다라고 한 의미를 잘 생각해야됨. 여자랩퍼들 대부분이 밷비치나 어떤 섹시내지 시크의 경계에 있는 캐릭터가

정형화 되어 있는 지금 상황에서 지민&키썸의 귀여운 캐릭터는 오히려 좀처럼 보지못한 캐릭터라 신선했던 것임

오히려 캐릭터가 어떠한 방향이어야 한다는 것보다는 얼마나 자신에게 잘 맞는 옷인가가 중요함.

릴샴같은 경우 배드비치라는 캐릭터로 시작했지만 그게 자신에게 잘맞는 옷은 아니었다는 것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음.

지민욕이 많아서 변호하느라 말이 길어 졌는데 어제 무대가 아쉬웠던 이유도 위의 설명과 비슷한 맥락임.

귀여움, 풋풋함, 예쁨, 때묻지 않음? 그동안 지민이 보여준 무대는 대부분 캐릭터 플레이였고 자신의 목소리 톤과도 잘 맞아서 결과가 좋았음

근데 어제 무대는 배드비치로 급선회 해서 나왔는데 뭔가 맞지않은 옷을 입은 느낌? 귀여운 애가 시크한 척 하는 느낌이 들었음

물론 내 안에는 이런 부분도 있어!라는 것이 의도였겠으나 글쌔... 별로 캐릭터에 공감이 안갔음.  미션이 'Real me'였던 상황에서

특히나 세미 파이널이라는 중요한 기로에서 이런 카드를 꺼내 든것은 악수를 뒀다는 생각임. 더군다나 경쟁자인 치타가 너무나 강렬한

Real me를 보여줘서 상대적으로 너무 ㅠㅜㅠㅜ

랩 자체는 상당히 잘나온 편임. 목소리의 유니크함이 지민의 최대 강점인데 항상 그것에 대한 자신감이 있는듯. 이건 랩퍼에게 상당히 중요한 덕목임

톤은 타고난 소질이라서 자기 노력으로 완벽히 이룰 수 없는 부분인데 이걸 타고남.

앞으로 힙합작업을 해나갈 것인지는 본인의 선택이겠지만 나 같으면 안할 듯. 욕을 너무 먹어서 맨탈 스크라치가;;;;


3. 졸리브이


들으면서 울었다ㅠㅜㅠㅜ 졸리브이의 어제 부대의 최대 장점은 '공감'을 이끌어 냈다는 부분임.

20대의 청년들이 힘들어 하는 부분을 짚었던 것은 좋은 선택임. 나 이렇게 힘들었다? 너희도 힘들지? 그래도 우리 괜찮아!

나 -> 너-> 우리로 연결되는 서사는 공감을 이끌어 내는 진부한 구조이긴 하지만 이걸 잘해내느냐는 다른 문제임.

일단 자기 이야기를 진지하게 하면서 시작해서 졸리브이라는 사람 자체가 궁금하게 만들었음.

사람들은 일단 MC자체가 궁금해지고 매력적이어야 듣기 시작함. 졸리브이라는 캐릭터가 살짝 애매한 부분도 있었는데

이곡에서 좀더 확실히 색깔을 잡으려고 한 느낌. 앞으로의 활동에도 도움이 될만한 어필이었음.

또 삶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공감을 이끌어 내려면 소재의 선택이 중요한데 애봐주느라 바쁜 친구들, 이등병 후배들 뭔가 다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사람들이라 난 더 마음이 이끌린듯. 그리고 무엇보다 '괜찮아 그냥 그대로면 돼' 이부분이 위로처럼 들리기도 하고

세상에 겁먹은 자신이 자조적으로 하는 말처럼 들리기도 해서 뭔가 나를 보는 느낌이었음.

단점을 꼽자면 고질적인 발성문제는 본인이 반드시 해결해야 할듯. 중저음의 소리이긴 한데 전혀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음.

제시 역시 중저음의 목소리 이지만 탁 트여서 귀를 때린다는 느낌이라면 졸리브이는 입에서 웅얼거리면서 답답한 느낌?

본인이 메세지도 있고 가사적 센스도 있지만 왜 어필이 안되어 왔는지를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어보임.

힙합은 문학적이긴 하지만 문학이 아니라 음악이니까. '매력적으로 전달한다'가 안된다는 문제는 랩퍼로서 본질적인 위기일 수도 있음

랩퍼도 사람이니까 음악을 팔아야 먹고살죠 졸리브이님ㅠㅜㅠㅜㅜ


4. 제시


제시는 무기가 많은 사람이라는 걸 어제 무대를 통해 또 느꼈음. 랩퍼가 노래를 할 수 있다는 것은 말할 것도 없이 너무 큰 장점임.

표현의 도구가 다양해지니 무대에서 할 수 있는게 많아질 수 밖에.

그리고 영어 자체를 스킬로 보는 사람이 많을 정도로 영어는 큰 무기인데 제시는 그것이 주무기임.

그밖에도 중저음임에도 AR이건 MR이건 다 뚫어버릴 것 같은 날카로움도 있음. 듣고 있으면 귀가 뚫리 것 같은 느낌.

근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글이 안되는건 문제임 단순히 발음 뿐 아니라 가사의 수준의 문제도 있는 듯.

어제 무대만 해도 치타나 졸리브이는 그렇다 치더라도 지민이 보다도 가사가 단순함.

가사에 Swag은 있지만 확실한 펀치도 없고 라임의 짜임새도 없다는 느낌임.

듣는 재미가 있긴 했지만 난 졸리브이가 이겼다고 생각했는데 확실히 소리의 압도감 때문에

현장에서의 판단은 제시에게 더 매력을 느꼇던 모양. 솔직히 별 할말은 없음. 제시나 졸리브이 누가 이겼어도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제시가 이긴것에 대해 이견은 없는데 다만 졸리 말마따나 너무 표차이가 심한게 아닌가? 하는 부분은 전적으로 공감.


결론은 넷 다 잘했다. 어제 무대가 다들 지금까지 자기무대들 중에서 최고였던거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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