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 존재하는 피라미드들 중에 최고봉이라 할 수 있고 여전히 세계 불가사의의 중심에 있는 이집트 대피라미드(Great Pyramid)는 정말 그 몸집만큼이나 많은 신비를 담고 있다. 특히 매우 높은 정밀도와 복잡한 내부 체계를 둘러싼 논쟁은 앞으로도 오래 지속될 것임이 분명하다.
- 남쪽에서 바라 본 웅장한 대피라미드.
밑변은 230.4 × 230.4 이고 높이는 146.5 (현재 138.8)이다. 경사각은 51°52'±2'이다. 논란이 있지만 4변의 길이를 높이로 나누면 2π와 거의 동일하다. 또한 높이에 세차운동의 숫자인 43200를 곱하면 지구 반지름과 비슷하다는 얘기도 있다.
대피라미드를 완벽하게 에워싸고 있는 거대한 주벽(retaining wall, enclosure wall)은 그 두께만 3미터에 달한다. 피라미드와 담장은 약 10미터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서, 그 중간 마당은 그리 넓은 게 못 된다.
대피라미드는 이집트 사상 제일 크고, 제일 복잡하고 가장 정확하게 만들어진 피라미드였다. 그러나 외적 통계치는 피라미드 내부의 대회랑, 왕이 묻힌 내실의 복잡하고 정교한 솜씨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올라가는 통로'와 대회랑, 여왕의 방, 왕의 방 등 내부의 복잡하고 정교한 구조물은 대피라미드 이전과 이후의 피라미드에는 없는 것이다. 크기, 복잡도, 정밀도 등을 고려하면 이에 견줄 피라미드는 없다. 이 모든 것들은 건축과 건설 그리고 수학과 천문학, 기하학, 지리학 등에 대한 높은 과학적 지식 수준을 말해 주는 것이며, 장기간의 시간이 필요한 엄청난 계획을 세우고 집행할 수 있는 능력과, 거기에 필요한 인력을 동원할 수 있는 행정력이 있었음을 입증하는 것이다.
대피라미드는 파라오 쿠푸(Khufu)가 주인이라는 설이 유력하지만 사실 증거는 불충분하다. 어디에도 왕을 묘사한 벽화나 상형문자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이집트학 학자들은 대피라미드 내부의 낙서와 이집트 연대기, 헤로도토스 등을 참조하여 대체로 대피라미드가 기원전 2560년 무렵 쿠푸 왕에 의해 세웠졌으며 완공에는 약 10~20년이 걸렸다고 얘기한다. 이집트인들은 대피라미드를 쿠푸의 아크헤트(Akbet)라 불렀는데, 이는 '쿠푸의 지평선'이란 뜻이다. 쿠푸는 이집트 제4왕조의 파라오로 대피라미드의 주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름의 뜻은 "크눔으로부터 보호받다"이며, 그리스어로는 케옵스(Cheops)라고도 한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쿠푸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별로 없다.
신비에 휩싸인 거대한 피라미드들은 이집트 역사에서 고왕국 제4왕조 때의 스네푸르, 쿠푸, 카프레로 이어지는 오직 세 왕의 통치기에 건설되었을 뿐이다. 나머지 피라미드를 모아 봤자 이 시기에 지어진 피라미드 부피의 41퍼센트 밖에 안된다. 도대체 이 시기에 왜 이러한 대공사를 했는지, 어떻게 건설되었는지 알 수 없으며, 단지 이론과 학문적 추측만이 무성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