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남동생이 관계가지는걸 보았다는 누나의 글에 댓글 달았는데
오유님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으로 글을 써 봅니다.
지금부터 편한 말투와 회고 형태로 씁니다. 조금 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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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도 참 더운 날이었다.
독서실의 에어컨은 고장이 났는지 실내는 덥고 짜증만 났다.
재수생의 하루는 그렇게 지나가고 있었다.
철수 : "형! 내 여자친구가 자기 친구 소개팅 하자는데 할래?"
나 : "야 소개팅은 무슨.. 재수생 주제에..."
철수 : "형! 함 하자.. 그냥 편하게 차나 한잔해~"
나 : "그럼 그럴까 ㅋㅋ"
며칠뒤 장대비가 더위를 한풀 식혀주던 날 저녁 나는 에어컨이 시원하게 나오는
커피숍 의자에 앉아 있었다.
소개팅 이런것들에 대한 기대라던가 두근거림은 없었다. 그 만큼 재수생 생활이
사람의 기운을 빼놓아서 일까..
철수 : "형! 온다 온다"
맞은편에 자그마한 체구의 여자가 눈에 들어왔다. 눈은 작고 얼굴은 동그랗고
귀여운 상이었다.
철수 : "형! 내 여자친구야~ 인사해!"
나 : "아! 아아~"
인사를 건내려는 순간 바로 뒤따라서 자리로 들어서는 그녀를 본 순간 나는 순간
가슴이 쿵쿵 거리는 느낌과 동시에 그녀의 얼굴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마치 그 당시 유행하던 하이틴 프로그램의 여주인공같은 분위기의 얼굴은
나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고 말았다.
철수는 우리 둘만 남겨두고 여자친구와 둘만의 데이트를 즐기러 가고 난뒤
나는 갑자기 마음이 편해졌다.
나 : '그래... 뭐 나 같이 볼품없는 재수생 다시 만나주겠어.. 오늘 한번 본걸로 끝이겠지'
나의 이런 태도가 그녀에게는 오히려 편안하게 느껴졌는지
그녀도 별 거부감 없이 나를 편하게 대했다.
숙희 : "저기... 앞으로 오빠라고 불러도 되죠?"
나 : "아.. 예.. 응"
그녀의 오빠라는 부름에 내가슴은 다시 뛰기 시작했고.. 다음 만남을 기약하는 그녀의
의도를 알지 못하고 나는 전화번호 조차 물어보질 못하고 그녀를 배웅했다.
다음날 아침.. 늦잠을 잤다.. 철수가 학교에서 돌아온 즈음에 나는 겨우 수학 문제 몇개를
풀었을 뿐이었다.
철수 : "형, 숙희 맘에 안들어?"
나 : "야~ 되는 소리를 해라. 나한테는 완전 꿈이지.."
철수 : "그런데 왜 에프터 신청 안했어? 전화번호도 안 물어 봤다메? 여친이 그러는데 숙희
형이 자기 완전 별로라 생각한다고 속상해 한다고 그러던데 ㅋㅋ"
아차 싶었지만, 이미 지나가 버린 일을 어찌 되돌릴까! 하지만, 나의 서투른 마음을 그녀는
너그럽게 이해해 주고 받아 주었다.
그리고 얼마뒤 주말 우리는 버스를 함께 타고 교외로 첫 여행을 떠났다. 그냥 산책하고
절도 구경하고 폭포도 보고 하는 정도였지만, 그 시간들이 지금도 내 기억속에 생생하다.
돌아오는 버스를 기다리며 삼각대를 세우고 카메라의 타이머를 맞춰 함께 사진을 찍는 그때
그녀는 내 팔을 살며시 감싸며 어깨에 기대었다. 몸이 부웅 뜨는 것 같은 느낌과
그녀의 체온이 느껴졌다. 그리고 난 그녀에게 마음을 모두 빼앗기고 말았다.
꿈같은 시간들이 지나고 있었다. 그리고 가을이 성큼 다가와 거리를 온통 은행잎으로 뒤덮고 있을때
우리는 한편의 영화를 함께 보았다. "마이걸"
주인공들의 아름다운 사랑을 함께 느끼고 우리는 작은 카페에 함께 앉아 있었다.
나 : "숙희야~ 내 옆자리에 와서 앉을래?"
숙희 : "*^^*"
한참을 그렇게 있었다. 그리고 내 심장 박동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무렵
나는 그녀의 입술에 가볍게 키스했다.
하지만, 감은 눈커플이 파르르 떨리는 그녀의 눈을 본순간
다시금 뜨거운 키스를 나누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느껴보는 이성의 입술은 나의 모든 신경을
마비 시켜 버리는 듯 했다. 혀가 뒤엉키고, 타액이 섞일때 조차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그저 깊은 꿈속으로 빠져드는 듯했다.
고3이었던 그녀는 자율학습 시간 중에도 종종 독서실로 나를 보러 왔다.
나는 하루중 거의 대부분을 그녀 생각에 빠져 지냈다. 만남의 횟수가 많아지고
그녀와의 키스도 처음 느낌 같지 않던 어느날....
그녀는 졸업을 하였다.
그리고,
나는 겨우 지역의 작은 전문대학에 입학할 수 있었다.
물론 그녀는 대학 진학을 못하였고, 작은 커피숍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그녀가 커피숍 매니져하고 사귀기 시작한 사실을 알게된것은 그리 오래지 않은 뒤였다.
그렇게 짧은 사랑의 열풍이 나를 스쳐지나갈 즈음 숙기없었던 내가
과대표가 되어 있었고, 여자들과의 대화가 어렵지 않았다.
수업을 듣고, 레폿을 쓰고, 수다 떨고, 담배피고, 술마시고
그렇게 대학생활이 나에게서 그녀의 빈자리를 채워주고 있었다.
그 즈음, 재수해서 겨우 전문대학에 들어온 나를 포함해 3명이 재수생 출신으로
함께 어울리고 있었다.
물론 또 "다른 그녀"가 내 옆을 지켜주고 있었다.
숙희와 함께 보낸 여름처럼 무덥던 그해 여름 어느날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숙희 : "오빠... 나야 잘지내?"
나 : "어... 그렇지뭐.."
숙희 : "오빠, 내 컴퓨터좀 고쳐줄래?"
그렇게 찾아간 그녀의 집. 물론 컴퓨터는 큰 고장은 아니었다.
고맙다며 그녀가 차려준 음식과 차를 마시고 이제 일어서려는 그때...
그녀는 조용히 방문을 닫고 딸칵 문을 잠그었다.
아무 말이 없었지만, 그녀의 의도를 느낄수 있었다.
나 : "오빠 잘 지내고 있어... 너도.. 행복해라.. 그리고 나 잊고.."
나는 가볍게 그녀의 어깨를 토닥여 주고 그렇게 짧은 만남을 끝냈다.
이듬해 나는 군에 입대했다.
그리고 상병이 되던 해 나를 지켜주던 "다른 그녀"가 내곁을 떠났다.
아무것도 뻥 뚤린 가슴을 채워주지 못했다. 그렇게 힘든 군생활이 끝나가고 있었다.
제대가 눈 앞에 다가와 있을 무렵 부대로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숙희 : "오빠~ 이제 곧 제대하지? 나는 잘 지내고 있어..."
참 인연의 끈이 질겼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녀는 우리집으로 전화를 해 아버지께
부대전화번호를 알아냈던 것이다.
묘한 기분이 들었다. 그녀는 왜 이렇게 나를 놓지 않는 걸까?
그 의문은 머지 않아 풀렸다..
제대후 3개월쯤 지난 어느날 친구와 내 방에서 맥주 한잔을 나누며 허송세월을 하고 있던 그날..
전화벨이 울린다..(한옥이었던 우리집은 내방이 별채였고, 전화는 안채와 연결되어 있었다.)
숙희 : "오빠! 나 오빠 보러 가도돼?"
그렇게 그녀와 나는 마주 앉게 되었다. 그 즈음 먹던 맥주도 떨어지고, 맥주를 사러 일어서던
나를 붙잡으며 그녀가 한마디를 건낸다.
숙희 : "오빠, 나 혼자 두고 가면 그러니까.. 친구분이 다녀오면 안돼?"
눈치빠른 그녀석,, 바로 일어나 자리를 비켜 준다..
잠시 정적이 흐르고 나는 그녀를 한참동안 바라 보았다..
이제는 성숙한 여인으로 내 앞에 앉아 있는 그녀는 여전히 아름답고 내 마음을 사로잡고 있었다.
숙희 : "오빠.. 나 한번만 안아줘...."
나는 기다렸다는 듯이 그녀를 안았고, 키스를 했다.
그리고 그녀가 입고 있던 폴리 재질의 원피스를 벗겼다.
그리고 그녀를 눞히고 브라도 벗겨 버렸다. 뽀얀 속살에 그녀의 가슴은 나를 유혹하는 듯
봉긋하게 솟아 있었다.
그녀는 살포시 눈을 감고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다시 그녀를 일으켜 세우고 옷가지를 챙겨주었다.
나 : "숙희야... 이러면 우리가 이러면 안될거 같아.. 그냥 지금까지 처럼... 그렇게 오빠 처럼 동생처럼
지내야 할거 같아.. 미안하다.."
그렇게 그녀를 돌려 보냈다. 하지만, 마음은 참 편하고 그녀와의 지난 시간이 마치 현재인것처럼
느껴졌다.
백수 청년은 역시다 다음날에도 점심 무렵까지 잠에 취해있었다.
소독약 냄새와 인기척이 느껴져 잠에서 깨어보니
그녀가 내 머리맡에 앉아 있었다. 분홍색 간호사복을 입고 있었다.
그녀는 근처 병원에서 간호조무사로 일하고 있었다. 점심시간에 나를 보러 온 것이었다.
그녀 무릅을 베고 한참을 누워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저녁에 다시 온다며 돌아갔다.
그날 저녁 그녀는 검은 계통의 치마를 입고 나에게로 왔다.
그리고 나는 그녀의 계속되는 유혹에 더이상 버틸 기운이 없었다.
우리는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알몸이 되어 뜨거운 키스를 나누었다..
바로 그때!!!!!!
방문이 드르륵 열렸다.
그리고 어머니가 들어오셨다..
나는 이불을 푹 덮고 숨소리를 죽이고 있었는데....
약간 어둑한 방에 어머니는 불도 안켜고 방에 널려진 옷가지를 챙기시는듯 했다..
그리고 뭔가 이상한 낌새를 채셨는지..아마도 여자 속옷때문일수도 있겠다.
바로 헛기침을 하시며 방을 나가셨다..
너무 당황한 우리는 그길로 집을 나와 근처 술집으로 향했다
그리고 긴시간 술을 마시며, 지난 이야기를 나누었다.
하지만, 그녀는 단 한번도 남자친구나 애인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술에 취해 몸을 가누기도 힘들 정도가 되었을때 나는 그녀의 손을 잡아 끌었다.
끌어오르는 욕정에 나는 어둑한 골목에서 키스를 퍼부었다.
그리고..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인기척이 느껴져 깨어보니..
내 방이었고.. 그녀는 막 방을 나서려던 순간이었다..
그렇게 짧은 인사를 뒤로하고 그녀는 떠나갔다.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기억나지 않는 지난밤 무슨일이 있었는지 알수 없다.
그리고 그해 11월 나는 그녀의 결혼 소식을 들었다.
그녀가 내게 마지막으로 남긴 흔적때문에 나는 또다시 한동안 힘들었다.
그리고 다시 5년이 지났다.
나는 조그만 컴퓨터 가게에서 직원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놀랍게도 어느날 그녀가 가게로 찾아왔다.
그리고는 태연하게 컴퓨터 견적을 요청했다.
숙희 : "오빠! 어떻게 지내? 결혼했어? 나는 아들 하나 있어.."
나 : "그래? 잘됬네.. 나는 아직.."
숙희 : "오빠! 우리 아들 사진 보여줄께~"
지갑을 열어 작은 사진을 보여줬다. 사진속의 아이는 똘망똘망 잘생긴 어린 아이였다.
숙희 : (나즈막히) "오빠! 오빠 많이 닮았자?"
나 "!!!!!!!!!!!!!!!!!!!!!"
숙희 : "ㅎㅎㅎ 농담이야! 농담~"
그렇게 그녀는 가게를 나섰고..
다시 10년이 넘게 지난 지금까지 나는 그녀를 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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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뭐든 여운은 있는 법이죠.
재밌으셨다면~
"다른 그녀"와의 절절한 사랑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