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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의료 시스템
게시물ID : emigration_330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린덴바움
추천 : 6
조회수 : 3038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8/04/24 17:49:02
아래 캐나다 의료 시스템에 대한 글이 있는데 캐나다 이민 생각 하시는 분들께 좀 더 검색이 잘 되길 원하는 마음에 글을 새로 적습니다.

일상 생활을 살아가는 데 여러 중요한 측면이 있습니다. 직업, 거주, 치안, 교육, 의료 등등입니다. 이 중 의료는 상당히 중요한데 의외로 이민 오시는 분들이 간과하기도 합니다.

저의 이민 동기는 사실 한국 의료 시스템과 이와 관련된 사회 안전망이 너무 부족하다 느껴서 입니다.

한국에서 자전거를 즐겨 탔습니다. 산에도 올라가곤 했는데 하루는 다운힐 도중에 알 수 없는 이유로 갑자기 앞 차가 정지를 했습니다. 자전거 타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속도가 붙은 상태에서 자전거는 자동차 같이 급정거 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저는 자연스레 튕겨 나가 중앙선을 넘어갔고 마주 오는 차량에 부딪혔습니다. 14군데 이상의 뼈가 부서졌고 장기간 병원 신세를 져야 했습니다.

문제는 제가 교통위반(중앙선 침범)이였기 때문에 건강보험을 받을 수 없었고 따로 개인보험을 들어 놓지 않아서 상당한 치료비를 부담하게 된 겁니다. 약 6천만원 정도의 치료비가 나왔고 오랜 기간 병원에 있으면서 일을 못함으로(개인 사업) 수입이 줄어 추가적인 타격도 상당했습니다.

이 경우 캐나다였다면 무료 치료를 받았을테고 적어진 수입에 대한 일부 지원을 받았겠죠. 이것저것 떠나 직장을 그만둔지 10년 넘은 와이프가 어떻게든 먹고 살만큼은 벌 수 있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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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이 상당히 길었는데 요는 저의 경우는 확실히 한국 의료 시스템보다 캐나다 의료 시스템이 더 낫다는 겁니다. 이렇듯 개개인의 사례에 따라 특정 시스템이 더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습니다. 그 특정한 경우로 전체 시스템을 부정하는 것은 상당한 오류에 해당합니다. 어차피 이상적인 의료 시스템(정확하고 빠른 진단과 최신 치료와 약을 무료로 제공하면서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갖췄지만 세금 부담은 적은 시스템)은 현실에 존재할 수 없습니다. 

결국 한정된 자원으로 어디에 초점을 맞추느냐에 달려 있지 않을까 합니다. 캐나다 의료 시스템의 단점은 분명하지만 이 초점을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한다면 좀 더 안정적인 의료를 기대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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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제가 생각하는 캐나다 의료 시스템을 제대로 활용하는 방안을 적어 보겠습니다. 

1. 무료 공공의료는 정기검진 및 외상에 의한 응급 치료에만 의의를 둔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무료 공공의료에 완벽을 기대하는 건 무리입니다. 캐나다 무료 시스템은 다른 차별없이 치료의 급박함에 따라 우선을 두는 것에 관심이 있지 위독하지 않은데 혹은 그런 경우라도, 남들보다 빠르고 뛰어난 진단과 치료를 받고 싶은 그 사람의 희망에 우선을 두지 않습니다.  

대신 예방에는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각종 예방접종이나 정기검진은 적극적으로 이용할만 합니다. 패닥을 통해 정기검진은 미리미리 신청해 놓고 저의 경우 아직 저소득 혜택을 받기 때문에 치과 정기검진, 스케일링, 시력 검사, 안경 등은 주기적으로 가족 모두 무료로 받습니다. 처방약 및 각종 보충제도 무료로 받을 수 있습니다. 이런 각종 정기검진 및 예방은 본인의 상황에 따라 무료로 적극적으로 이용해야 합니다.

2.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사보험을 가입한다.

한국 의료 시스템의 가장 큰 문제는 경제적 여유가 크지 않으면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 갑작스런 큰병 치료가 어렵다는 겁니다. 따라서 사실 한국에 있어도 만일을 대비해 사보험을 들어놔야 합니다.

캐나다는 공공의료가 무료이지만 수준이 낮고 시간이 중요한 질병이 갑자기 의심될 때 적기를 놓치기 쉽습니다. 특히 앞선 글에 암진단 받고도 2년 동안 전문의를 만나지 못한 사례도 있다하니 더욱 의지하기 어려울 듯 합니다.

하지만 민간의료는 또 수준이 아주 낮은 건 아닙니다. 진료나 전문의 만나는 것이 한국만큼은 아니더라도 상당히 빨리 가능합니다. 이럴 때를 대비해서 능력에 따라 사보험을 들어 놓은 것이 필요하고 그걸 지원해주는 직장을 급여가 적더라도 선호하시는 게 낫습니다. 그래서 낮은 수준의 일이라도 코스트코같은 대형마트나 공공직이 어설픈 민간 사무직보다 오히려 더 낫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경우는 CT 나 MRI 같은 고급 진단기기가 필요하거나 암치료일텐데 이런 경우는 경제적 여유가 아예 없지 않는 한 사보험을 통한 민간부분을 적극 이용하셔야 합니다. 

뭐 굳이 따지자면 한국은 사보험 들 여유 조차 없으면 치료 자체가 불가능한데 캐나다는 그런 경우에도 치료는 가능하다는 겁니다. 공공의료 치료 수준을 크게 기대할 수 없는건 분명하지만요.

3. 한국 의료 시스템도 적극 이용한다.

한국 의료진의 수준은 확실히 캐나다에 비해 뛰어날 듯 합니다. 일단 대부분의 의대 출신이 전문의를 획득하는 것만 봐도 대단하죠. 캐나다는 그 비율이 반이 안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패밀리 닥터는 그냥 저희 예전의 의원입니다. 큰 기대를 하는 것 자체가 무리입니다.  

하지만 캐나다 내 민간의료 기관을 이용하는 것도 마뜩잖다면 한국의료를 적극 이용하는 것이 당연하다 생각합니다. 아니 정확히는 한국에 가족이 있거나 한국인이여서 좀 더 손쉽게 누릴 수 있는 장점이라고 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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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글이 길어졌지만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핵심을 잘 보셨으면 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 치유되는 병이나 미용, 관리에 관한 경우 한국에 비해 불편한 건 분명합니다. 이건 확실히 한국인에겐 불만의 대상입니다만 더 분명한 건 이 경우 한국이 굉장히 특이하게 좋은 것이지 캐나다가 특별히 나쁜건 아니라는 점입니다.
  
무료공공의료에 대한 기대는 크게 하지 않아야 합니다. 이건 사회안전망의 개념이지 뛰어난 의료 서비스의 무료화 개념이 아닙니다. 한국도 중증 의심이 될 때 정확하고 빠른 진단 받거나 확진 됐을 때 치료를 제대로 받으려면 캐나다보다 조금 저렴할 순 있지만 돈이 많이 드는 건 분명합니다. 이 경우 캐나다에서도 당연히 민간의료에 의지해야 한다 생각하며 이에 대비해 사보험도 적극 들어야 한다 생각합니다. 즉, 무료공공의료가 있는 나라에 사보험을 드는게 이상한게 아니라 당연한 거라고 여기셔야 합니다.

또한 많은 분들 오진 사례를 드시는 데 오진은 개인 의사의 역량인 것이지 시스템의 문제가 아닙니다. 경제적 논리로 공공의료 의사들의 수준은 떨어질 수 밖에 없고 민간의료 의사들 수준이 더 높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아직 이 경제 논리가 캐나다에선 한국처럼 뛰어난 의료진이 미용쪽에 몰리고 생명에 직결된 부분에 선호가 떨어지는 정도까진 가지 않은 듯 합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본인의 선호에 따라 특정 국가의 의료 시스템이 더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습니다. 특정 국가에 대한 의료 불호가 도무지 감당하기 어려운 정도라면 애초에 이민을 생각하시면 안된다고 여깁니다. 

하지만 이미 주어진 상황이라면 가장 최선은 무엇인가 적극 알고 계셔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그렇게 대비하면 캐나다 의료 시스템이 생각하시는 것 만큼 그렇게 엉망은 아닐 겁니다.

뭐 저는 캐나다에선 가난해도 완전 배제되지 않는다는 최소한의 선택안이 있다는 점을 높이 삽니다. 반면 전체적인 보편적 무료 공공의료 시스템이 대단히 비효율적이고 현재로는 의도는 좋았으나 실패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실패를 본인들도 인정 한다는 증거가 2000년대 이후 민간의료를 받아들이는 것일 겁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른 선택안이 존재하는 것도 분명합니다. 즉, 어떤 경우에도 본인이 원하는 정도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존재합니다. 피할 수 없다면 주어진 상황에서 현명하게 대처하는게 필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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