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때부터 아빠몰래 자주 엄마에게 맞던 저는, 아빠라는 방패가 사라지니까 대놓고 맞는 나날을 보냈습니다. 청소안했다고 맞고, 밥 안해놨다고 맞고, 담배잘못사왔다고 맞고...등등 별별이유로 맞았지요.
저희오빠는 그렇게 제가 맞는걸 보더니 자기도 똑같이 따라하더라구요.
새벽2시에 심부름을 시켜서, 안간다고 그러면 때리고 컴퓨터 했다고 때리고 , 기분안좋다고 때리고..
처음에는 엄마몰래때리더라구요. 나중에는 그냥 대놓고때립니다. 엄마가 바로 앞에있던없던..
근데 엄마는 그냥 방관만 합니다. 아니.. "왜 시끄럽게 싸우고난리야!! 엄마나가고나면 싸워" 싸우는게 아니라 일방적으로 쳐맞고 있는데 말이죠.. 엄마말대로 엄마가 나가고나면 더 심하게 때립니다..
어느날은 발로 마구 밟다가, 자기 발이 아프다고 축구화를 꺼내 신고는 밟습니다. 얼굴이든 몸이든 상관없이.. 다음날 얼굴엔 축구와 그 뾰족뾰족한 모양대로 멍이들어있습니다. 도저히 챙피해서 학교를 갈수없어서 안갔습니다.. 그럼 또 저녁에 엄마한테 맞습니다.
침대밑 매트리스를 받쳐주는 각목이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빠져서 빼논게 있는데, 엄마가 그 각목으로 절 때리면, 그 다음날 오빠도 그 각목으로 절 똑같이 때립니다.
그렇게 초등학교4학년때부터 중학교 3학년때까지 자랐습니다. 집에선 입버릇이 '너같은게, 너따위가,니가뭘할줄알아, 넌 쓸모없다, 넌 쓰레기야' 핑계일지 모르지만, 전 굉장히 자신감없고 내성적인 아이가 되었습니다. 지금도 그런게 남아있습니다.." 나같은게 되겠어..?"
그러다 중3 여름쯤부터 학교를 잘 나가지 않게되었습니다. 성격탓인지, 학교에서도 괴롭힘을 당했거든요.. 저희집에 작은방이 있는데, 엄마는 안방에서 주무시고 계시면, 전 작은방에서 숨죽이고 엄마가 나가실때까지 가만히 있습니다.. 그렇게 학교를 자주 빠지다가, 선생님께서 엄마한테 전화를 하는바람에, 억지로 오후쯤 집을 나선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학교를 가봤자, 선생님한테 혼날게 뻔하고.. 무서워서 학교를가지않고 저녁에 되면 또 학교를 가지않았다는것때문에 엄마에게 맞을걸 생각하니 무서워서 집에 들어갈수없었습니다. 근처 공원에서 약숫물로 배를채우고, 날을 지샌후, 외박을 했단 사실에 무서워서 또 집에못가고 그렇게 가출을 하게되었습니다.. 형편이 비슷한 초등학교친구와 함께 가출을해 부산으로 가서, 해운대 바닷가에서 밤을 지새고, 거기서 알게된 여자애들이 집에서 가져온 스팸 한통으로 다같이 끼니를 때우며.. 여러사람을 만났고, 그동안 난 참 바보처럼 살았구나..난 병신이었구나 깨닳았습니다. 그렇게 가을이가고 겨울이올때쯤.. 추위에 못견뎌 집으로 돌아갔지요..
가출하기전 저와는 약간이지만 바뀐 저의 성격 때문에 예전처럼 맞고 살진안았지만, 피해의식이랄까요? 무엇이든 부정적으로 생각하면서.. 집에 정도 붙일수 없었습니다. 기숙사지원해주는 직업학교라던지, 공장이라던지, 그런데를 전전하면서 집에 가지 않았습니다...
25살인 현제까지도 집에 자주 가지 않습니다..
나이를먹은탓인지, 어머니는 가끔씩 하는 통화에서 '사랑한다 내딸' 이라고 말씀하시는데.. 솔직히 그런말 들을때마다 역겹습니다.. 가끔씩 걸려오는 오빠의 전화에도 '니새끼가 뻔뻔하게 나한테 전화를 왜해' 라는 생각이 듭니다..
엄마와 오빠는 그저 옛날일이라고 생각할지 모르는 그 일들이 제게는 너무도 큰 상처로 남아서 ..지금까지 사람들이 무섭습니다.. 사람들을 만나는것도 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