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지만 나는 모두 져버렸다
그러니 우리는 우리를 감싸고 있으니
그렇게 모두 서로를 감싸고 울어라
그럴땐 나는 누구를 감쌀것인가
차가워져가는 나를 감싼다
온몸이 부들부들 떨며 누워있는 나는
목이 마르다, 타는듯한 갈증이다
그 추운공간에서 나를 따스하게 하는건
오로지 흥건한 나의 핏물이다
가슴을 가로질러 등으로 흐른다
나를 따스하게 감싼다
끈적하게 굳어가기도 하고
생각보다 그리 따듯하진 않지만
지금 이 외로운 순간의 나를 감싸주는건
오로지 내 안의 나 뿐이다
스스로를 감싸고 울어라
사랑인줄 몰랐다고 사랑하고 있었다고
사랑하고 싶었다고 사랑한다고
아삭
그드륵 그드륵
맛이 쓰다 목이 마르다
이 요상한 과실을 끝내 삼키질 못했다
그런데 웃기게도 으스러진
치아를 주우며 나는 웃고 있었다
다행이야 다행이야 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