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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과실
게시물ID : gomin_40109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miyou
추천 : 0
조회수 : 271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2/09/09 08:08:17
자살과 -miyou-

한입을 깨물어 나는 소멸했다

쉽지는 않았다 
생각보다 딱딱했기 때문에
그 한입을 깨물은 
내 치아는 모두 망가져 버렸지만 
이젠 의미가 없어졌다
아무래도 상관 없어진것이다

ㄱㄱ아 너는 나의 시디를 감싸고 울어라
ㅁㅁ야 너는 나의 맥미니를 감싸고 울어라
ㄴㄴ아 너는 나의 280만원을 감싸고 울어라
ㄹㄹ는 너는 나의 1000만원를 감싸고 울어라

당신들이 나의 손때묻은 
이 세상의 마지막 흔적을 가지고 있으니 
그것을 감싸고 울어라

치열하게 살고 싶지 않았고
더럽게 살고 싶지 않았고
배신당해도 배신하고 싶지 않았고
꿈을 지키고 버리고 싶지 않았다

그렇지만 나는 모두 져버렸다 

그러니 우리는 우리를 감싸고 있으니

그렇게 모두 서로를 감싸고 울어라

그럴땐 나는 누구를 감쌀것인가


차가워져가는 나를 감싼다 
온몸이 부들부들 떨며 누워있는 나는
목이 마르다, 타는듯한 갈증이다
그 추운공간에서 나를 따스하게 하는건
오로지 흥건한 나의 핏물이다
가슴을 가로질러 등으로 흐른다
나를 따스하게 감싼다
끈적하게 굳어가기도 하고
생각보다 그리 따듯하진 않지만

지금 이 외로운 순간의 나를 감싸주는건
오로지 내 안의 나 뿐이다

스스로를 감싸고 울어라 

사랑인줄 몰랐다고 사랑하고 있었다고
사랑하고 싶었다고 사랑한다고



아삭 

그드륵 그드륵

맛이 쓰다 목이 마르다

이 요상한 과실을 끝내 삼키질 못했다
그런데 웃기게도 으스러진
치아를 주우며 나는 웃고 있었다

다행이야 다행이야 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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