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말레이시아에서 구직 시, 채용되어 일할 회사가 좋은 회사인지 나쁜 회사인지를 가늠할 수 있는 최소한의 척도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국내 취업시에도 자기가 일할 회사에 대하여 알아보는 것은 매우 힘든 일입니다. 하물며 해외취업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업무 자체의 내용이나 회사의 간판을 기준으로 추상적으로 파악하는 수 밖에 없으나, 그 외에도 일부 지표가 있습니다.
A. 좋은 회사
1. EPF 내주는 회사
EPF란 말레이시아의 국민연금으로, 기본 말레이시아인 노동자에게는 필수적으로 지급되는 복리후생 항목입니다.
국민연금과 같이 회사와 노동자가 반씩 부담하는 형태로, 말레이시아의 경우 고용주와 노동자가 각각 기본급의 11%를 부담하여, 총 기본급의 22%가 적립됩니다.
EPF의 장점은 아래와 같습니다.
-무과세 연 6% 금리
-EPF 지불분은 소득세 과세 제외 (월급이 10000링깃이라고 했을 때, 노동자 지불분인 1100링깃이 공제된 후의 차액 8900링깃을 기준으로 소득세 산정)
말레이시아인의 경우 이를 적립해 두었다가 60세에 정년은퇴하여 매월 연금형식으로 받지만, 외국인의 경우 완전히 말레이시아를 떠날 때 연금리를 포함한 금액을 일괄수령할 수 있습니다.
다만, 말레이시아 법상 외국인에 대한 EPF 지급은 의무사항이 아니며, 외국인노동자가 신청할 경우 회사부담분 5링깃, 본인부담 22%로 적립이 이루어집니다.
일부 기업은 외국인노동자에게도 내국인과 같은 기준으로 EPF를 지급합니다. 찾아보기 힘들지만, EPF를 차별없이 지급하는 회사는 좋은 회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2. 릴리즈레터 내주는 회사
특정 스폰서 (학업의 경우 학교, 노동의 경우 고용주)의 비자로 체류하고 있는 상태에서, 타 스폰서 (학업의 경우 전학이나 편입, 노동의 경우 이직) 의 비자를 받아야 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말레이시아의 경우 1인 1비자가 원칙이므로, 이 경우 한번 국외로 나가, 처음부터 새로운 비자 프로세스를 밟아서 다시 들어와야 합니다.
다만, 릴리즈레터가 기존 스폰서로부터 발급되는 경우에는 국외로 나갈 필요가 없으며, 국내에서 새 프로세스를 진행할 수 있어 비용/시간면에서 절약이 가능합니다.
릴리즈레터의 발급에는 일부 조건 (일정기간 이상 근무할 것, 경쟁사 취업금지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B. 나쁜 회사
1. 취업비자 규정을 지키지 않는 회사
기본적으로 내정자는 회사에서 제공하는 비자승인서를 가지고 말레이시아 대사관을 방문하여, 싱글엔트리 비자를 발급받아 말레이시아에 입국하는 것이 정식 절차입니다. 이후 회사에서 여권을 회수해 가서 정식 비자를 발급하게 됩니다.
입국 후 정식비자 발급까지의 기간동안 근무 가불가 여부는 회사마다 다릅니다만, 일부 회사가 싱글엔트리 비자 발급을 위한 승인서를 내정자에게 제공하지 않고 무비자로 말레이시아에 입국시킨 후 취업비자 발급을 진행+근무를 시작시키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빼도박도 못하는 위법행위이며, 실제로 이로 인해 해당 기업의 일본인 신규입사자들 5명이 최근 이민국 공무원들에게 체포되어 일본으로 강제송환된 바 있습니다.
이 방법으로 내정자들을 입국시키는 회사의 경우, 승인서가 아닌 귀국 비행기티켓(실제로는 캔슬된 것, 입국심사대 눈속임용) 을 제공하여 입국심사장을 통과시키게 하니, 입사 전단계에서 반드시 거르셔서 피해가 없기를 바랍니다.
2. 퇴직/이직을 방해하는 회사
믿기지 않지만 실제로 이런 행위를 하는 회사가 일부 있습니다. 실제 퇴직할 때가 되지 않으면 알 수 없으니 더욱 문제가 큽니다.
퇴직 프로세스 및 방해 방법을 함께 기재하겠습니다.
-매니저에게 이메일로 퇴직의사 통보 및 메일 송신일로부터 2개월 후까지만 근무하겠다는 사실 통보
└방해방법: 의도적인 이메일 무시, 혹은 인사과와 매니저가 번갈아가면서 설득하면서 시간 끌기
-인사과에서 최종근무일 확정 (메일 송신일로부터 2개월 후)
└방해방법: 멋대로 늦추어진 최종근무일 지정
-비자 취소를 위해 퇴사자의 여권을 받아 취소 처리
└방해방법: 취소처리를 차일피일 미룸, 사실상 멋대로 정한 퇴직일 직전에 돌려줌. 그동안 여권이 필요한 업무 (퇴직전 소득정산 등)가 일절 불가능
절대적으로 갑인 기업이 말그대로 횡포를 부리는 것이기에 내정자 입장에서도 어떻게 할 방법이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경우에 따라 강경하게 나가는 분들은 링크드인에 회사의 치부를 직접 공개하거나, 월급이 들어오자마자 인출 후 대사관에 방문하여 여권을 분실하였다고 신고하여 기업에 통보 없이 말레이시아에서 출국하는 케이스도 있습니다.
후자의 경우 건수가 쌓이면 이민국에서 해당기업을 의심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겠습니다만, 이후 들어올 한국사람들을 위해 실행 전에 집주인이나 인터넷 업체 등과는 사전 정리를 해 두셔야 할 필요가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