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많이 써본 경험이 없으므로 음슴(습?)체를 쓰겠음.
이 사건은 2007년 나님이 수능공부를 하던 고3때 일이었음(미x.. 고3이 8년전???? ㅠㅠㅠㅠ)
당시가 여름방학이었는데 나님은 고2 겨울방학부터 사태의심각성을 느끼고 공부를 시작했었음.
그리고 고3 반을 배정받고 첫날 야자를 했는데 분위기가 개판이었음 ㅋ... 고3야자첫날인데 짱짱시끄럽고 공부 아무도안함...
그래서 생존의 위협을 느껴 담임선생님한테 예체능을한다고 거짓말을 하고 야자를 안하고 있던터라 방학때 하는 보충수업도 안하고 도서관다녔음ㅋ
암튼 그날도 집에서 점심을 먹고 도서관을 갈려고했는데, 오후부터 비가 갑작스럽게 진짜 많이와서 우산을 쓰고 룰루랄라 도서관을 향해 갔음.
난 부산사람인데 당시 내가 많이 가던 도서관은 남천초등학교 위쪽에 위치한 수영구도서관이었음(이런거 실제지명 말해도 되는거맞져...?)
아시는분은 아시겠지만 남천초등학교 쪽 골목에 들어서서 초등학교까지 가는길은 약간 경사가져있고, 그 위쪽길도 만날 책상에 앉아서 공부하는
수험생들한테는 약간 벅찬길임.
그래도 뭐 나님은 항상다니던길이라 빗소리를 즐기며 비틀즈의 let it be를 들으며 즐겁게 올라가고 있었음
근데 딱 그시간대가 초등학교 저학년들이 마치는 시간이었던거임.
애들이 막 쏟아져나오고, 앞에서도 말했듯이 비가 갑작스러게 많이 왔던지라 애기들 부모님들이 우산쓰고 마중나와서 애기들을 데려가고있었음.
그런데...
여자애 한명이 너무 처량하게... 위에 비 가릴꺼 하나없이.. 고사리같은손으로 가방끈만 잡고 고개 푹숙이고 비를 맞으면서 가는거임...
부모님들 많이 왔었는데 ㅠㅠ 뭐 당연하겠지만 자기 애기들만 챙기는 모습과 너무 대조되는거임..
암튼 나는 그 모습을 초등학교 입구정도에서 봤으니 나님은 이미 경삿길을 꽤 올라온 상태였음.
올라올 때 대학생정도로 보이는 여자분이랑 같이 올라가고있었는데, 그 누나도 비맞고 가는 꼬마애를 봤음.
근데 그냥 흘끗보고 지나쳐서 올라가는거임..(왠지 그 애를 보고 나를 쳐다보고 간건 기분탓이겠지..?)
암튼 나님은 그자리에 멈춰서서 처량하게 걸어가는 그 꼬마애를 한 30초정도 보고있었음.
우산을 씌워줄까 말까 계속 고민하고 있던거임..
악마: 아 여까지 이미 올라왔고, 니 수험생이다 임마 걍 공부나하러가라 쓸데없이 착한짓하지말고 안어울리게 확마
천사: 공부보다 중요한게 인성인데 임마, 뭐하노 후딱가서 안씌아주고!
결국은 난 그 꼬마애한테 달려가서 우산을 씌워줌.
씌워주니까 애가 놀란 토끼마냥 나를 쳐다봄.
나 : 아이고 우산 안들고왔네?
?? : 네.. 고맙습니다..
애가 엄청 조용조용한 성격의 애였음. 아니면 왠 산적같은애가 우산씌워주러와서 겁먹어서 그런걸수도... ㅋ
암튼 걔는 초등학교 3학년이었고 이름은 수민이라고 했음 성은 말 안해줬던걸로 기억함.
그때 비가 넘 많이오고그래서 내가 미친놈이지 집까지 델따주기로 하고 집이 어디냐고 물어봤는데.. 꽤나 먼곳이었음 ㅋ
정확히 기억은 안나는데 암튼 멀었음 ㅋ 델따주고 도서관가면 거의 한시간쯤 걸리는 거리 ㅋㅋ
그래도 이왕 착한일하기로한거 나님은 진짜로 집까지 델따줄려고했음.
같이 우산쓰고 10분정도 걸어가던 중이었는데.. 애가 갑자기 혼자 가겠다는거임!
...
난 이미 꽤 멀리왔고, 집까지 델따주려고 마음먹었는데 약간 황당했음. 그리고 그때까지도 비 많이왔었는데..
그래서 아이고 괜찮다고 삼촌(오빠라고는 차마 못했음..)이 집까지 델따줄꺼니까 걱정말라고 이런식으로 말했는데..
애가 갑자기 우산밖으로 나가서 비맞으면서 걸어가는거임 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생각하면 그때 그냥 쿨하게 보내줘야하는게 맞는거였음. 근데 내가 장기간의 수험공부로인한 부작용인지 뭔지로 헤까닥했는지
다시 옆에 가서 씌워줌.
나: 수민아 지금 비가 이래 마이오는데 니 감기걸린다잉 걍 델따줄께 많이 멀지도 않네 ㅋ
수민 : ...
근데 얘는 이미 날 경계하기 시작했는지라 내가 범죄자로 보였나봄 ㅋ 그러고 다시 우산밖으로 나감 ㅋ
후... 그래서 나는 애기 추우니까 근처슈퍼에서 따뜻한거라도 사줘야지 하고 한번더 쫓아가서 손에 우산 집어주고나서 말했음
나: 수민아 그면 삼촌이 따뜻한거라도 사줄테니까 그거먹으면서 후딱가라잉 알쩨?
수민: ...
암튼 그렇게 슈퍼앞에서 우산을 손에 쥐어주고 안에 들어가서 '베지밀' 따뜻한걸 샀음. (와 기억력 보게.. 트라우마 때문인가...)
근데 사고나왔는데 수민이는 온데간데 없고 내우산은 땅바닥에 거꾸로 쳐박혀있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앞을 보니까 수민이가 저만치 걸어가고 있는거임 ㅋ. (지금생각해보니 너 도도한여자였구나 수민아..)
난 이쯤에서 진짜 그만뒀어야했음... 그냥 다시 되돌아가서 도서관으로가서 자리표를 받고 빌어먹을 수험공부를 하러 갔어야했다고...
근데 난 또 수민이를 기어이 쫓아감. 그리고 수민이를 앞질러가서 땅바닥에 내가 산 베지밀을 내려놓음.
나: 수민아 그면 이거 놓고갈테니까 이거 먹고 가 알았제? 조심히가고 나 진짜 간다잉!
수민: ...
그러고는 내쪽으로 오는 수민이한테 눈인사를 하고 지나쳐서 감 .
그리고 뒤를 봤는데...
내가 산 베지밀은 땅바닥에서 데굴데굴 구르고 있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수민이는 그냥 비맞으면서 가고있었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힘없이 데굴데굴 구르고있는 베지밀을 주워서 뚜껑을 딴 후 한모금정도 마시다가 열뻗쳐서 걍 바닥에 버리고옴(미화원아저씨 죄송해요 ㅠㅠ)
그리곤 나님은 멘붕의상태로 도서관에 옴. ㅋ
근데 공부가 되겠음? ㅋㅋㅋ
그마이 비가 많이내렸는데 수민이 델따준다고 난리부르스친다고 밖에서 꽤 오랬동안있었는데 바지 양말 신발 다 젖어서 찝찝하고
그것보다 일단 내 멘탈이 박살이 났으니... ㅠㅠ
나님은 도서관자리에 앉아서 한 20분동안 혼자서 허허허... 웃다가 걍 그날 집으로 옴 ㅋㅋ
+수민이에게..
2007년도에 3학년이었던 수민아... 니가 지금은 벌써 18살이니 한창 수능공부를 하고있겠구나...
넌 그때 일 기억나니? 아 근데 삼촌은 이렇게 아련아련하게 기억날수도 있겠지만 너한테는 그날 일이 스릴러 였을수도 있겠구나...
그래 다 삼촌잘못이지 뭐... 그래도 수민아 그 당시에 니가 꽃다운 19살 청년의 호의를 짓밟았다는걸 알았으면 좋겠구나 ㅠㅠㅠ
엄마한테가서 집에 오는길에 유괴범을 만났다고... 무서웠지만 학교에서 배운대로 잘 처신하고 잘 도망쳐왔다고...
나 잘했지 뿌잉? >.< 이러지는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 아직까지 남아있단다 수민아...
그래도 수민아 눈감으면 코베어가는세상에 넌 아주 가정교육을 잘받은거같아 대한민국의 미래는 밝다는것을 삼촌은 느꼈단다.
얼굴도 기억안나지만 내년에 있을 수능대박나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그럼 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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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써보는 글이라 앞뒤경황 맞는건지도 모르겠고 맞춤법도 엉망이겠지만, 여기까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