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데사는 동생이 왔다
안주없어 닭을 시켰다
밥을 먹고 왔대서
나도 밥을 먹어서
세상이치가 일인일닭이 맞으나
음식쓰레기 기아어린이 생각에
양심적으로
모가지빼고
형님 다리 하나 나 하나
아우 날개 하나 나 하나
이렇게 먹자꾸나 하고
닭을 한마리만 시킨다
잘지내오
잘지낸다
장가안드오
그입다물라
엄마가 늙소 어서가시오
내속도 탄다 그만갈궈라
돌도 안지난 내첫조카
혹시 깰까봐 방문닫고
애가우니 노크해 주십사 적어두니
친절배달 가만히 현관문 두드린다
한마리론 부족하오
일인읽닭 말했잖냐
소주맥주 부족하오
손님대접 이게뭐요
배부르면 처먹지마
장가가니 형도없네
가는데는 순서없소
상투틀면 어른이오
투덜투덜 입내밀며
열걸음길 부엌에서
요즘대세 과일소주
아껴먹던 파울라너
양손가득 끼고가니
아니이게 뭔일인고
남겨뒀던 내닭다리
흔적조차 간곳없네
"세상에 믿을 놈 하나없고
검은머리 짐승 거두는게 아니라더니
이게 정녕 니 짓이렸다!!!"
억울하오 억울하오
이래뵈도 학교선생
부전공이 윤리교육
반평균은 학년꼴등
교장교감 잔소리에
학년주임 눈치줘도
착하게만 자라다오
못난담임 교육철학
화기애애 반분위기
이거하난 나의자랑
숨안쉬고 처먹더니
먹어놓고 왜이러오
맛있는건 맨나중에
삼십평생 인생철학
계란말이 맨나중에
맛난고기 맨나중에
소시지도 맨나중에
그런내가 닭다리를
날개두고 먹을쏘냐
"그럼 조카가 먹었나보오
거참 사람이 쪼잔해졌소"
내조카가 먹었다면
어깨춤이 덩실덩실
내조카가 먹는다면
꽃등심이 무엇이며
그깟다리 아까우랴
이도안난 내조카가
닭다리를 먹었다면
방송국에 제보하지
너랑내가 침튀기며
시시비비 가릴쏘냐
닭다리에 상한우애
엄마한테 이르자니
현재시각 밤열두시
전화통화 불효막심
빈속소주 열불나고
한마리를 더시킬껄
후회막심 잠안온다
느즈막히 일어나니
동생조카 간데없고
식탁위에 쪽지하나
닭다리는 역시두개
어이폭발 전화하니
고객전화 꺼져있어
소리샘에 연결되니
통화료가 부과된다
하지만은 나의승리
동생조카 잤던방에
주인잃은 지갑하나
열어보니 현금부자
인생지사 새옹지마
닭다리가 십이만원
잘쓰겠다 네이놈아
지갑택배 착불배송
신분증은 넣어뒀다
카드분실 신고마라
내전화기 꺼둘테니
돌려달라 전화마라
먹어놓고 입닦은죄
하늘의벌 당연하다
살까말까 고민말자
질러놓고 생각하자
기다려라 가베뉴웰
입금하고 접속하마
출처 |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humordata&no=1659420#memoWrapper76543337 이 글에 썻던 내 댓글 첨삭완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