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내 동생 연동이
게시물ID : humorstory_44495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쵸코민트
추천 : 1
조회수 : 65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4/11 12:43:58
최근에 시게에서 <1일 1시게 1유머자료> 운동을 하자고 하는데, 별로 다니는 커뮤니티도 없어 글을 퍼올 데도 없고
자료를 만들 능력도 없는 지라 우리 연동이나 팔아볼까 함.
 
 
 
연동이는 내 여동생이고 나랑 연년생인데, 내가 빠름이라 학년은 두 학년이 차이남.
근데 연동이가 참 평범하지가 않음...
 
일단 태생부터 범상치가 않음.
애를 낳으러 병원에 갔는데 낳고보니 애가 양수도 먹은 거 같고 탯줄이 목도 감고 있고
아무튼 애기가 빨갛지가 않고 새까맣게 나와서 숨도 안쉬었다고 함.
갖 태어난 애기는 입안에 이러저러한 이물질도 들어있고 깨끗하지 못한 상태인데, 당시 원장님이던 의사선생님이
입도 안씻긴 연동이를 인공호흡하고 엉덩이 때려서 간신히 숨쉬게 해서 살렸다고 함.
살아난 게 기적이라고 했는데, 이 아기가 앞으로 살아날 지 어떻게 될 지 백일은 돼 봐야 안다고 하셔서 출생신고도 안했다고 함.
 
그러다 백일 지나서 이제 살겠구나 싶어서 출생신고를 하려는데, 우리 할아버지가 하러 가셨다고 함.
근데 연동이가 5월22일생인데, 할아버지께 5월22일이니 절대 틀리지 말라고 신신당부했건만, 할아버지는 신고하러 간 그 날 날짜로 신고하셔서...
법적으로 연동이는 9월22일생임 (4달 젊어져서 개이득)
 
 
 
태생부터 저러니 어릴 때부터 "건강하게만 자라다오"가 목표였는데, 이 아이가 4살이 되도록 말을 못했다고 함...
엄마가 걱정돼서 병원에 데려가도 별 문제 없다고 하니 좀 늦는 거 겠지 하고 넘겼다 함.
요즘이야 4살까지 말을 못하면 자폐증 같은 것도 걱정할 텐데 그런 정보도 딱히 없던 시절이라 그냥 키우다가
슬슬 이거 진짜 바보 아닌가, 죽어서 태어나서 뇌에 문제가 생겼나 싶어서 큰 병원에 가야겠다 싶었을 때 드디어 입을 열었는데!
 
"엄마, 배고파. 밥 줘."
 
무려 문장으로 말을 했다고 함 ㄷㄷㄷ
나중에 보니 보고 들은 건 있어서 말은 하고 싶은데 말문이 안 트여서 말도 못하다, 말문이 트이니 문장으로 말을 시작했다고 ㄷㄷㄷ
 
 
 
정말 태어날 때 문제인 지 성인이 될 때까지 연간 4회 입원은 기본에 남들은 인생에 한 번도 안하는 볼거리로 두 번 입원한 기록도 있음.
나랑 같은 유치원 다니다 졸업도 못하고, 막내인 남동생이랑 또 같이 나니다 또 출석일수 부족으로 졸업도 못함.
우리 삼형제 중에 유일하게 유치원 졸업사진이 없어서 초딩 때까지만 해도 "유치원도 못나온 게!" 이러면 막 서러워 했음 ㅋㅋㅋㅋㅋㅋ

그 당시엔 알러지검사를 등을 따서 했는데, 등을 바늘로 막 따고 그 자리에 알러지 물질을 발라서 테스트를 했음.
보통 등 한판에 30개 정도 했는데, 30개 중에 초반에 이미 스무개 정도 반응이 와서 하다가 중단했다고 함 ㄷㄷㄷ
그래서 초딩 중딩 때 병원 진단서 내고 청소면제라는 무소불위의 특권을 받았는데
최근에 들은 바로는... 그냥 청소했다고 함;;
먼저 혼자 집에 가면 심심하니까 친구들 청소할 때 그냥 콜록콜록 거리면서 청소하고 같이 떡볶이 먹고 집에 왔다고... (그러니 니 병원비로 집 한 채다)
80년대에 한 대당 가격 10만원 짜리 체질개선주사를 한 달에 한 번씩 몇 년을 맞았는데, 주사 맞힐 게 아니라 청소를 못하게 했어야 해...
 
 
 
아, 연동이는 내가 부르는 동생 애칭임.
전에는 신자라고 불렀는데, 당시 지/금/은/없/는 남친이가 부르는 내 애칭이 애기곰이었음 -_-;;
그걸 들은 여동생이
 
"니가 무슨 애기곰이냐, 웃기고 있네. 넌 찐곰이야. 살찐곰."
 
그래서 그냥 난 찐곰교교주를 하고 여동생이 유일한 찐곰교신자라서 신자라고 불렀음.
동생은 "교주님~"이라고 부르고 난 "신자야~" 라고 불렀음.
 
 
 
그렇게 몇 년을 부르다, 어느 여름날... 거실에 누워서 티비를 보고 있는데 옷이 좀 올라가서 내 배가 보였나 봄;;
그 배를 본 여동생이 배를 살살 만지며 하는 말이
 
"하얗고... 몰캉몰캉하고... 부들부들한 게... 연두부같다." 라고 하는 거임.
 
찐곰보다 충격적이었음. 이 망할 것 ㅠㅠ
 
나 왈, 미쳤냐, 어디 할 게 없어서 연두부냐.
연동이 왈, 안 미쳤다. 두부라고 하려다 그래도 업그레이드 해서 연두부라고 해준 거다.
 
둘이 격렬하게 싸우다가 타협을 함.
연두부는 너무 심하니까 "부"는 빼고 "연두"라고 부르기로. -_-;;;
(근데 이 나쁜 아이가 가끔 지 맘에 안 들고 화나면 "이 연두부야!" 라고 부름. 대박 빡침 ㅠㅠ)
그래서 나는 연두, 여동생은 "연두 동생"을 줄여서 연동이임.
그 당시 새로 산 뉴아이패드는 연동이가 지 동생처럼 애지중지 끼고 살아서 "연두 동생의 동생"이라는 의미로 동동이로 이름 지음.
 
4년 전부터 연동이라고 불렀더니 내 지인들은 내 동생 본명은 기억도 못하면서 연동이는 기억함.
초반에 연동이랑 내 지인들이랑 같이 밥 먹을 일이 있었는데 자꾸 "연두야, 연두야" 부르니까
지인들이 웬 연두? @_@ 이런 표정을 짓길래 내가 급하게 상황을 정리 했음.
 
"내가 연두색을 좋아해서~ 연두색 예쁘잖아~ 내 동생은 연두 동생이라 연동이야~"
 
그래서 지인들은 아직 내가 왜 연두인 지 잘 모름 ㅋㅋㅋㅋㅋ 걔들은 커뮤니티도 안 하니까 평생 모를 듯 ㅋㅋㅋㅋㅋ
 
 
 
작년부터 연동이랑 홈플러스 가면 매우 괴로움.
심각하게 가격표와 용량, 성분을 매의 눈으로 비교하고 있는 나를 툭툭 치면서
 
"들어봐, 니 노래야."
 
뭐지 하고 들어보니 광고가 나오고 있었음.
 
"연두해요~ 연두해요~ 요리할 땐 연두해요~"
 
 

*********************************************************************************************

추억보정으로 2%정도 과장 있을 수 있으나 거의 있는 그대로만 씁니다.
이 정도면 리얼버라이티는 리얼 축에도 못끼는 초초리얼리리얼 에세이임.
다른 에피소드들이 궁금한 분 계시면 더 써볼게요.
영업을 약간 하자면 웃김지수 10점 만점에 이 글은 5점.
아직 다음 글 안 썼으니 궁금하다는 분 있으면 쓸게여. 주제는 <인형뽑기>. 웃김지수 6정도 되려나.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