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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시련 앞에 성장한다
게시물ID : humorstory_44509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이쿠크다스
추천 : 1
조회수 : 57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4/18 00: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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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하염없이 불꺼진 계단에 앉아있는다.
이미 약속 된 시간은 지났지만 일어날순없다.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엉덩이의 감각이 사라져간다.
얼마나 지났을까, 뒤에서 밝은 빛이 흘러나온다.
동시에 풍기는 군내의 원인은 초조함을 감출 수 없었던 그의 한숨이리라
"형님, 30분째인데 전화 한 번 해야하는거 아닐까요?"
"..."
차가워진 엉덩이 두짝을 살며시 들어올리고 그 밑에 손을 깔고 다시 앉는다
"5분 10분도 아니고 30분이라니, 너무하네 진짜!"
"..."
역시 동정은.. 급하다. 대꾸하지않고 계단 난간에 머리를 기대고 눈을 감는다
"..."
"..."
침묵속에 몇 초, 몇 분이 지났을까 밑에 깔아둔 손을 빼내는 순간 다시 밝은 빛이 떠오른다
"가자"
"..역시 형님, 따르겠습니다"
"...더 존경해도 괜찮아"
한 손엔 비품캐리어 한 손엔 사람 하나는 들어갈만한 파란 통
목적지는 607호, 자연스레 마스터키로 문을 따고 들어간다
문을 열자 풍겨오는 퀘퀘하면서도 생리적인 불쾌감을 일으키는 향취, 그러나 익숙하다
곧장 창문을 열고 환기를 하면서 방전체의 불을 킨다
한 눈에 들어오는 사랑의 흔적들
 
그렇다. 이 곳은 신촌에 위치한 XX모텔
 
바닥에 널부러져있는 휴지, 가운, 그 외 등등 비품들, 편의점 음식들
묵묵히 작은 쓰레기 먼저 장갑을 낀 체 하나 하나 주워서 통에 던져넣는다
문득, 정체모를 위화감에 방 전체를 둘러보지만 찾을 수 없다
..아니다 분명 무언가 잘못되었다.
평정심을 되찾기 위해 침대에 걸터앉으니 푹신한 침대의 감촉이 전해져온다
아까보다 몇 배는 강해져오는 위화감에 뒤를 돌아 빠르게 침대를 확인한다
..찾았다
..아닐꺼야
..믿고싶지않아
..난 그들을 믿어
밀려드는 절망감에 두 손으로 얼굴 전체를 감싸고 말한다
"..어이, 신참 ...욕조다"
"...대체 무엇을 깨달으신겁니까"
도저히 눈을 마주볼 용기가 없어 그의 시선을 피한다
나의 태도에 느끼는게 있는것인가, 그도 말없이 자세를 바로잡고는 심장 부근을 두 번 두드리고 화장실로 향한다
하지만 나는 알고있다
그가 마주하게 될 시련을.. 동정인 그가 그 시련앞에 무릎꿇을수밖에 없다는 것을..
또 한 영혼이 절망에 빠지는 것을 막지못했다는 죄악감에, 무거워진 발걸음으로 화장실로 향한다
신참은 반쯤 실성한체 부들거리는 손으로 어디엔가 전화를 걸고 있었다
"겨...경찰...ㅂ..불러야..살인...."
신참의 손에서 재빨리 폰을 빼앗고 멱살을 움켜잡으며 일갈한다
"멍청한 녀석, 똑똑히 봐라! 살인? 아니.. 오히려 그 반대다"
새하얀 도화지에 화홍붓으로 새빨간 묵을 흩뿌린듯한.. 그것은 위대한 대자연의 흔적
내가 느꼇던 위화감의 정체는 새하얀 도화지 즉, 침대를 감싸고 있어야 할 시트지의 부재
멱살을 움켜 쥔 나의 손이 떨려오는 것은, 그것을 알면서도 신참을 보내야만 했던 나의 무력함
신참의 반응은 실로 격했다
"아니야..이건...이건....그냥...어디 베이거나....그쵸??
".."
"거짓말이야! 난 안속아!! 탐욕스러운 돼지야!!"
".."
"그래.. 지금 제가 동정이라고 그러시는거죠? 알겠어요 속아줄게요"
".."
"나만 몰랐던거야? ..나만 모쏠이었어"
".."
"..받아들이겠습니다"
"..그래..힘들겠지만.. 받아들여야해"
나는 욕조에서 시트를 걷어 화장실을 나가려다 신참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녀석의 멍한 얼굴이 순식간에 일그러졌고 나는 화장실에서 나오며 조용히 말한다
"화장실이 더럽다.. 5분 정도 여유있으니까 빨리 청소하고 나와라"
문을 닫으며 들려오는 오열 소리를 모른체하고 일부로 청소기를 크게 틀고 청소를 해간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침대 새 시트를 까는게 여의치 않다
한 쪽을 당기면 한 쪽이 빠져나오다보니 여간 까다롭지않다
인내심을 갖고 다시 한 쪽을 당기는데 어느샌가 신참이 반대쪽에서 잡고있다
녀석은 붉어진 눈길로 나를 똑바로 바라본다
서로 말은 하지않는다 그저 서로 마주보고 서서 이불을 팽팽히 당기고 침대 위에 얹는다
이제는 인정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말로 꺼내지는 않는다
"이봐, 신참! 할 수 있겠나?"
"네! 끝까지 따르겠습니다! 많은 가르침 부탁드립니다!"
방에 있는 모든 불이 꺼진다 덜그럭덜그럭 소리를 내며 문이 닫힌다
방안엔 정적만이 감돌다가 바깥이 소란스러워지면서 문이 열린다
"오빠..나 오늘 그날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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