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전 다니던 회사가 있는 지하철역 근처에 어떤 광녀 한분이 있었다...
그 광녀는 지하철역 주변에서 거의 살다시피 해서 매일 출퇴근 할 때면 마주칠수 밖에 없었고, 주로 지나가는 사람 한명을 찍어 계속 따라가며 말을걸며 혼자 미친듯이(?) 웃어댔으므로 어쩌다 운없어 걸리게되면 당혹하기 그지없었다...
초창기 광녀인 줄도 모르고 뭘 물어보는것 같아 철없이 상냥히 댓구했다가 그날의 희생양이 된적도 있었던 나는 특히 그의 영역을 통과하게 될때면 최대한 안마주치는 방향으로 돌아갔다....
어느날 아침...그날은 하필 이광녀와 지하철역 입구 바로 앞에서 정면으로 딱 마주치는 바람에 어떻게 돌아갈 여지조차 없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날 보자마자 광년이 이분께서 박장대소를 하더니 성큼성큼 내게 다가와 뭐라고 뭐라고 씨불이시는 것이였다...
난 당연히 신경쓰지 않았고 최대한 빨리 그분의 사정권에서 벗어나기 위해 시선을 먼산에 두고 경보 선수마냥 빠르게 걸어 회사로 왔다...
아침부터 졸라 짜증난다고 후배녀석에게 그얘기하고 있는데 갑자기 말끊고 그가 말했다...
"어? 근데 형 남대문이 대문짝만하게 열렸는데요?"
아래를 보니 하필 그날입은 백색의 속옷마저 훤히 보일정도로 문은 열려 있었고... 난 그제서야 그때 그광녀께서 씨불이던 말이 떠올랐다...
'핫핫핫핫~ 쪽팔려~ 쪽팔려~ 어떡해 어떡해~ 빨랑 닫아~ 닫아 닫아~얼릉 닫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