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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1등 당첨 후 달라진 것
게시물ID : humorstory_44541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행인
추천 : 13
조회수 : 4127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6/05/10 17: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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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첨된지는 3년이 지났네요. 세금 다 떼고 수령한 금액은 19억 정도
결혼 후 1년쯤 지나서 당첨되었는데 와이프한테는 당첨 사실을 숨겨왔습니다.
주변 사람한테 자랑 하고 싶은 마음도 컸기 때문에, 당첨 사실을 와이프한테까지 숨기는게 정말 힘들었습니다.
하루에도 몇번씩 당첨 사실을 말해서 놀래켜줄까 반응을 볼까 여러번 고민했었습니다.


와이프한테 당첨 사실을 숨기고 사는 이유는 와이프가 경제적 관념이 아직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와이프가 25살이란 나이에 속도 위반으로 저랑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회 생활도 안해보고 시집을 왔고
와이프 집안도 그리 잘 사는 집안은 아니지만 와이프 투정 다 받아주면서 없는 형편에서도
와이프가 하고 싶은건 대 해주었기에 근검절약과는 거리가 있었습니다.


저희는 신혼 생활을 서울 외곽에 있는 30년된 18평 아파트에서 시작했습니다.
이마저도 대출을 받아 구했고, 임신한 와이프 였기에 결혼한 순간부터 현재까지 계속 외벌이로 지내왔습니다.
결혼 이전에는 한달에 400만원을 월급으로 받는 것이 부족하다고 느낀적이 없었는데
아이 하나 키우는 집에서 외벌이로 400만원은 넉넉한 금액이 되지 못하더군요.


돈좀 모아지나 들여다 보면 백일잔치, 돌잔치, 부모님 칠순, 환갑...
나가는 돈이 많아 평소에 쓰는 돈을 줄이려 했더니
이핑계 저핑계 대면서 이것도 해야 하고 저것도 해야 하고 남들 하는 만큼은 다 해야 한다고 하더라구요.
그러다보니 결혼 후 1년동안 성과급 포함해서 월 500정도 벌어왔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빚이 500만원 더 늘었습니다.


결혼 할 때 저도 많은 금액을 부모님으로부터 지원받지는 못했습니다. 총 6천만원을 받았고 제가 사회 생활을 하며 모았던 2천만원과 중형차 1대가 다 였습니다. 와이프도 혼수로 800만원정도로 해 온게 끝이었으나, 이것저것 따질 형편이 되지 않았고 처음엔 같이 아껴서 잘 살자고 했습니다.
그런데 살다보니, 누구는 결혼할때 얼마 받았다더라 누구는 시댁에서 월 200만원씩 용돈을 계속 준다더라... 자기 친한 친구는 시어머니가 외제차를 사줬더라.. 본인이 해 온 800만원의 혼수는 생각하지도 않고 저런 말만 하니 참... 열받기도 했고 기분도 많이 상했었습니다.


어느 날, 꿈에서 강가를 걸어가고 있는데 냄새가 너무 심해 뒤를 돌아봤더니 홍수가 나서 엄청큰 파도가 몰려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홍수가 똥이었죠. 그리곤 그 똥 홍수에 휩쓸려 떠내려가다가 무언가를 움켜잡았는데 그게 돼지 꼬리였습니다. 그래서 돼지 위로 올라가 돼지를 타고 똥홍수 속에서 살아남는 꿈을 꾸었죠.
꿈에서 깨자마자 헐... 무조건 로또다 라는 생각을 했고, 한달 용돈 20만원인데 무려 15만원어치의 로또를 구입했습니다.


그리고 당첨.


당첨되던 순간이 잊혀지질 않네요.



당첨 직후 제일 먼저 하고 싶었던 것은 좋은 아파트를 사서 이사가고 싶고 양가 부모님께도 용돈도 넉넉하게 드리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평소에 와이프가 이마 축소니, 성형이니... 이것저것 요구한게 많아 돈 대부분을 한번에 탕진할까 걱정도 되더라구요.

그래서 와이프 몰래 당첨금을 수령하고 4개의 통장을 만들어 입금했습니다. 4억, 1억, 5억, 9억.
1억은 양가 부모님께 용돈을 몰래 몰래 드리려고 만들어놓은 통장이고... 지금도 양가에 한달에 30만원씩 와이프 몰래 보내고 있습니다.
물론 양가 부모님께는 "절대로 말하지 말아라"라고 당부를 해 놓았습니다. 장모님, 혹시라도 고마운 마음에 와이프한테 윤서방이 그동안 몰래 한달에 30만원씩 용돈을 보내줬다. 라는 말씀 하시면 앞으로는 절대로 못 보내드려요. 라고 말씀드렸더니 철저하게 입을 안 여시더라구요.. ㅋㅋ한달에 60만원씩 1년에 720만원... 앞으로 10년 이상은 이렇게 드릴 수 있으니 참 행복합니다.
5억은 나중에 아들이 크면 사용할 예정이고, 9억 통장은 저축&재테크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10억이 되었네요.


4억 통장은 어떻게 썼냐구요?
4억을 넣은 통장을 들고 엄마한테 찾아갔습니다. 
요즘 시어머니가 시어머니답게 살려면 자식한테 뭐 하나는 해줘야 큰 소리 할 수 있다. 그런데 양쪽이 서로 가진 것이 없다 보니 마음만큼 못 해 주었고 그게 엄마 마음에 걸린다는 것도 알고 있다. 이 돈은 내가 어렵게 어렵게 와이프 몰래 2천만원으로 주식한 돈인데 운이 좋아 4억이 되었다. 내가 나 잘난 맛에 이 돈으로 직접 집을 사는 것 보다, 엄마가 나한테 집 사라고 준 돈이라고 하면, 와이프도 앞으로 엄마한테 더 잘 할 것이고, 엄마도 앞으로 다른 시어머니들이랑 비교 당할 이유도 없을 것이다. 그러니 이 돈은 꼭 비밀로 해서 엄마가 나한테 준 것 처럼 얘기를 해라.


이래서 4억을 받은 것 처럼 행동했습니다.




로또 1등 당첨 후 달라진 것이요?

와이프는 남들과 비교 하는 것이 조금 줄어들었고, 저는 와이프에게 여전히 근검절약을 하라고 닥달을 하고 있습니다.
양가 부모님은 제가 보내드리는 월 30만원에 감사함을 잊지 않고 저도 매월 용돈을 드리면서도 부담이 되지 않아 좋습니다.
와이프는 30년된 18평 아파트에서 벗어나 5년된 32평 아파트에서 살면서 만족하고 있구요



당첨사실은 와이프에게 이야기 할 겁니다.
올해는 당신 월급으로 천만원을 저축했다며 자랑스러워하거나 본인의 가방이나 화장품을 찾는 대신 아이의 선물을 골라줄 만큼 행동이 바뀌게 된다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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