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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녀재단 장애인복지관에서 근무한 썰
게시물ID : humorstory_44554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기기긴
추천 : 19
조회수 : 2838회
댓글수 : 39개
등록시간 : 2016/05/23 16:5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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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와이프가 집에 없음으로 음슴체.

저주받은 신체로 4급판정을 받음.
어머니는 방콕덕후 아들이 갱생하길 바라셨고, 근무지선택이 가능한걸 아시고는 이사온지 얼마 안되는 지역에 있는 복지관에서 근무하길 희망하심.

왕복 3시간이 걸리는 복지관에 지원을 하고, 2년 2개월다니고 4개월 혼자 자봉하는 시간동안 수녀님들덕분에 재미있는 일들이 참 많았음.



1. 슈스케 수녀님

슈스케가 엄청 흥할 때였음. 복지사 수녀님의 제안으로 복지관 슈스케를 하게 됨.

이용자들 대상으로 장기자랑 모집을하고 예선을하고 본선을 하게됨. 수녀님은 사회자로 참여하셨는데...

요 몇일 전 부터 이용시간 이후 복지관 어느곳에선가 일렉기타 소리가 들려왔었는데

특별무대로 사회자 수녀님이 일렉기타를 엠프에 연결하시고는 환상적인 스트로크와 함께 나는나비를 완창하셨음.


다음날 사무실에 있는 공익들을 붙잡고 한번 씩 물어보심.

'수녀 관두고 슈스케 나가볼까? 어땠어요?'



2. 슈스케 수녀님 2

관장님이나 국장님이 자리에 안계시면 사무실은 복지사쌤들과 공익들, 그리고 수녀님들간의 수다삼매경이 펼쳐짐.

새로온지 얼마 안되는 복지사쌤이 수녀님께 수녀 안하면 뭐하셨을것같아요? 하고 물어봄. 워낙 격없으신 분이긴 하지만 저런 질문을 하다니... 사무실이 일순간 정적에 휩쌓임.

수녀님 왈.

'나 기타치는거 못봤나 쌤? 수녀 안했으면 이승철 자리가 내자리라니까? 혹시 주변에 수녀한다는 사람 있으면 말려요. 되게 재미없어.'

하긴.. 가끔 본원에서 연수오시는 새내기 수녀님들 보면 정말 어디 역사책에 나올법한 전형적인 근엄진지하신 분들인데 수녀님들도 짬에따라 좀 많이 다른가봄.



3. 초 엘리트 수녀님들

수녀님들 자리에보면 흔히 찾을 수 있는게 십자가와 묵주도 있지만 바로 사진들인데, 수녀복을 입고 이국적인 곳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신 수녀님들이 간간히 보이심.

사복요원중에 소집해제를 얼마 안남긴 요원들이 틈나는 시간에 토익이나 토플을 공부하면 수녀님들이 힐끔 보고가시곤 했는데 슈스케수녀님이 지나가다가 선임의 노트를 보고 한 마디 하심.

'쌤 이거 틀렸다.'

'오! 수녀님 어케아세여?'

'쌤 라틴어 얼마나 짜증나는줄 아나. 수녀도 학벌이 있다 아이가. 영어도 공부하고, 본원에서 스터디도 한다. 골방에서 기도하는데 왜필요한지 모르겠다. 컨닝하면 원장수녀님한테 엄청 혼나.'

;;;;;



4. 눈오는 복지관

복지관 부지가 만평에 가깝고 산속에 있어서 그런지 눈이오면 모든 직원들의 업무 1순위는 제설작업임.

그 날은 카풀하는 선임하고 오랫만에 일찍 출근했음.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본관으로 걸어가는데 어디서 소녀들의 웃음소리가 들림. 이용자들이 벌써왔나 하고 가보니


수녀님들이 나와서 눈싸움을 하고 계셨음.


공익들 보면 그만하실줄알았음. 그날 둘이서 수녀님들께 집중포화를 당함. 차마 응사할수가 없었음. 알고 계시는 듯 했음.

슈스케 수녀님이 사무실에서 말씀하셨음.

'얼마나 심심하믄 눈만보면 저러겠나 생각해봐라. 그리고 우리 본원은 일년에 눈이 몇번 안온다.'





물론... 다른 수녀님들은 슈스케수녀님을 별로 안좋아하시긴 했음. 워낙 격이 없으셔서..


그런데 다른 수녀님들도 대놓고 안하시지 똑같았음.


특히 지역복지팀 수녀님이 후원금 영수증 발급문제로 후원자하고 통화하다가 전화끊고나서 얼굴 벌개지시더니 '지옥불에 떨어져 죽을놈들.' 하실때는 소름돋았음.

친구끼리 말하는것보다 수녀님이 그렇게 말씀하시니까 더 무서웠음.



써놓고보니 별로 재미가 없음. 마무리를 어케해야할지 모르겠음.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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