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날씨도 슬슬 더워지고 해서
해묵은 옷들도 정리하고 책장들도 정리하려고 방 한구석에 쳐박혀있던
각종 잡동사니들을 모조리 꺼내 처분중이었다.
내 조그만 방에서 나오는 물건이라고는 상상도 되지 않을만큼 어마어마한
양의 잡동사니 - 라고 쓰고 쓰레기라고 읽는 - 들이 쏟아져 나왔는데
그중 눈길을 끄는게 하나 있었다.
혹시 옛날에 내가 비상금이라도 어디 끼워놓지 않았을까 싶어
쌓여있던 책들을 뒤지던 중 월간 아트&디자인 2003년 4월호 중간쯤에서
접혀진 A4지 하나가 툭 떨어져 나온것이다.
뭘까? 싶어 펼쳐봤더니 좌측 상단에 퍼런 유성매직으로 내 이름이 대문짝만하게
쓰여있었고 나머지 공간에는 깨알같은 글들이 적혀있었다.
롤링페이퍼 (이 단어가 기억이 안나서 고생했다) 였다.
언제 쓴걸까 기억을 더듬어봤는데 대학교 1학년때 당시 4학년이던 모 선배의
이름이 페이퍼에 자주 언급되어있는것으로 보아 아마도 20살이던 2003년때의 것이 아닌가 싶다.
문제는 페이퍼의 충격적인 내용들이었다.
순자, 변태, 미스경성... 뭘까. 난 도대체 20살에 뭔짓을 저질렀길래 롤링페이퍼에
이딴 말들이 적혀있는걸까.
미스경성은 신입생환영회때 각 조별로 여장남자 대회를 했는데 당시 내가 순자라는 이름으로
나가서 많은 선배, 동기님들의 헛구역질을 유도했던 기억이 있어 수긍이 간다만
수많은 지면을 차지하는 "변태"는 도대체 뭔지 알수가 없다.
20살때 난 도대체 뭐였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