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호수가가 펼쳐져있고 오색빛깔 네온등.... 당연 연인들은 물론 불륜으로 의심되는 커풀들이 매일같이 붐비는 멋진 레스토랑.
그 앞을 지날때면 '나도 언젠가 저기가서 스테이크 한번 썰어봐야지.'
작은꿈을 실현 시키는 그날. 그날이 바로 12월 24일 크리스마스(이브) 였다.
지금은 마눌님이지만 그때는 너무나 꼬시고 싶었던 어여뿐(?)꽃사슴.ㅋㅋㅋㅋㅋ... 그녀와 함께 찾은 멋진 레스토랑.
있어보이는 발걸음으로 거만하게...자주 와본 사람처럼 당당하게 걸었다.
입구에서 검은색 턱시도를 말끔하게 차려입은 아이돌같은 가이드가 안내를 해 주었다.
"어서오십시요,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주춤..주춤..'흠...' 긴장..긴장... 한겨울에 겨땀까지 났다.
안내 받으곳은 반지하 약간 어두컴컴하지만 여기저기 촛불들이 몽롱한 분위기를 연출하였다.
테이블이 고급지게 놓여있고 의자는 무슨 다방(?)의자 아주쪼끔 맘 상했지만 대형 스크린의 '비틀즈'의 공연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다리를 딱 꼬으고 거만한 자세로 (자주 온것마냥) 거드름을 피며 메뉴판을 부탁 했다.
메뉴판을 보는 순간 1차 겨땀 분출 : '도대체 뭘 시켜야 하는거지??' 한글이 없었다.
그녀 역시 당혹스러운 기색..... '하~~~' 정신이 혼미해 지고 시야가 좁아져만 갔다. '어쩌지..어쩌지...어쩌지...'
요리 사진보고 골랐다. " 이거 두개 주세요...." 꺄~~아~~~~ 개쪽!! 이런 개쪽이 없었다.
요리가 나오기를 기다리며 우린 아무말 없이 '비틀즈'공연을 봤다. 그래도 꿋꿋이 다리는 꼬고 있었다.
옆 테이블 커플을 보니 와인을 멋들어지게 마시고 있던것!!
"우리도 와인 한잔씩 할까?" 기왕 비싼돈 털어서 분위기 잡는것. 목적달성을 해야한다고 생각 했다.
"이걸로 두잔 주세요" ㅋㅋㅋㅋㅋㅋ 뭘 주문했고 뭘 마셨는지 지금도 모른다. (육류용이 아니었을 지도 모른다.)
드디어 '에게게~~' 요리가 나왔고 와인을 곁들여 다리꼬고 먹었다. 삼겹살보다 맛이 없었고 진로 포도주 보다 맛이 없었다.
하지만 '비틀즈' 음악이 울려퍼졌고 촛불의 낭만스러운 분위기에 나름 만족하려고 애썼다.
' 역시... 이러니깐 다들 비싼돈주고 먹는구나..흠...좋구만~~' 가격대비 쪼금 아쉬운점은 있었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한 커플이 나가고 '비틀즈'영상이 잘 보이는 그 커플자리로 옮겨 커피를 마시며 앞날을 계획해 보려고 애썼다. 애썼어.
머릿속은 밥값계산하느라 정신이 없고...나처럼 서민 나부랭이에게는 막대한 지출이었다. 한끼에 약 35~40만원 정도???
하지만 그녀와 함께라면 이 한몸 불사르는 시기였기 때문에 감당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먼저 나가있어. 계산하고 나갈께.... 여기! 계산좀요~~~~"
"손님. 계산은 1층에서 도와 드리겠습니다."
1층 문을 열었다.
두둥~~~
'씨발.....뭐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대형 로비에 환하게 비춰진 조명, 원탁의 고급진 테이블과 세련된 분위기, 크리스마스에 어울리는 장식들... '대박!! 대박!!!'
사람들의 함성!!! 무대 위엔 깜둥이들이 빵빠레, 기타, 피아노 ...등등 발광의 연주를 '스티비원더' 같은 사람이 노래를 부르고...
여기저기 흥에겨워 박수치며 행복해 보이는 커플들
그들만의 축제 그 자체였다.
꼬깃꼬깃 다수의 만원짜리를 움켜쥔 손은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손님. 삼십얼마입니다~~~~"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엄한 카운터 여직원 얼굴만 빤히 쳐다 보았다. (이거 뭐냐고~~ 이래도 되는거냐고~~~)
아무말도 못하고 계산을 하긴 하고 쫒기듯 밖으로 나왔다.
크리스마스라서 메인 1층은 이미 예약으로 꽉찬 상태였고 우리를 비롯한 6~7 커플은 반지하로 내몰렸던것.
그것도 모르고 지하세계에서 나름 분위기를 잡는다고 이름모를 미듐과 이름모를 와인 쳐 드시고...
노래방 배경화면으로 쓰일법한 얼어죽을 '비들즈' 영상에 심취했고... 촛불에 농락당하고 말았던 것.
맨붕.. 맨붕... 뒤돌아보길 두세 차레...
"얼마 나왔어? 많이 나왔지? 그래도 정말 맛있고 좋았어~~~근데 앞으론 먹지 말자. 너무 비싸다~~"
ㅠ.ㅠ.ㅠ.ㅠ.ㅠ 그래~~그래~~ 맞아~~맞아~~ 무한반복 끄덕임. '그래..그래 큰 경험 했다.'
결국 우리는 아쉬운 마음에 맥주 1.5리터를 가방에 숨겨담고 노래방으로 돌진~~~ 사장님!! 여기 1시간 추가요~~!!!
신나는 캐롤송과 함께 12월 25일 아쉬운(?) 크리스마스를 맞이하였다.
그녀는.. 아니 나의 마눌님은 지금까지도 '빵빠레'의 진실을 알지 못한다. (10년전 일인데 그 레스토랑 지금도 폭파해 버리고 싶다.)
그래서 결론은 오유 여러분~~~!!! 당하고 살지 맙시다~~!!! 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