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어느 무더운 여름 날이었습니다.
마치 오래된 이야기를 회상하듯이 이야기를 꺼냈지만 지난 주 정도에 있었던 이야기지요.
올 1월 부터 4개월의 백수 생활을 하고 3개월 간 프리랜서 일을 했었습니다.
8월 1일 부터 다시 백수가 되었지요.
3개월의 안식월과 3개월의 노동이 매우 바람직한 시스템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을 때였습니다.
백수 생활은 언제나 그렇듯 리드미컬한 기상과 함께 바로 화장실로 향했습니다.
누구도 찾지 않고 아무런 일도 없는 그런 날이 오면
정신과 시간에 방에 들어간 듯 세상의 모든 삼라만상이 이해가 될 것 같은 그런 기분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렇게 평온하게 변기에 앉아 우주의 기운을 단전에 모았습니다.
수 많은 번뇌들이 항문을 통해 배출 되었습니다.
번뇌가 사라지자 주변에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저희 집 화장실에 언제가 부터 작은 타월 하나가 보였습니다.
매일 쓰는 타월과는 전혀 다른 작은 타월이었습니다.
저희 집은 예전 회사에서 만든 타월만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금방 티가 났습니다.
용도는 정확히 알 수 없었습니다.
저 작은 타월의 용도는 무엇일까? 고민했습니다.
일을 다 보고 비데로 남은 번뇌들을 처리하면서 계속 고민했습니다.
결국 스스로 해답을 얻지 못한 채 화장실 문을 열고 거실로 나왔습니다.
어머니는 거실 쇼파에 누워 종편을 보고 계셨습니다.
어머니에게 물어봤습니다.
"어머니, 변기 좌측 상단 벽에 걸려 있는 작은 타월의 용도는 무엇인가요?"
"아들아, 얼굴 화장을 클렌징 할 때 쓰는 용도이니라. 그런데 네가 그것을 왜 궁금해 하느뇨?"
"아... 저는 지금까지 저 타월로 비데 후에 항문 근처의 물기를 닦아 내었기 때문에 아뢰는 것입니다."
순간 어머니의 동공이 흔들리는 것이 느껴졌고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언어 폭력이 시작되었습니다.
"미리 알려주었으면 좋았을 것을..." 하면서 저는 유유히 제 방으로 들어왔습니다.
방문을 닫았지만 거실에서 어머니의 샤우팅이 방문을 넘고 들려왔습니다.
가족간 관계에서의 소통과 대화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는 일화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