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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노래방과 화장실 이야기
게시물ID : humorstory_44658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Dr.Lecter
추천 : 2
조회수 : 1923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6/09/08 17:5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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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노래방 도우미 생각하고 들어오신 분은 조용히 back.... 누구 생각하고 들어오신 분도...)
 
 
 
옛날이나 지금이나 언론이 정권의 나팔수 노릇 하는 건 바뀐 게 없는데...
 
암튼 아주 오래전 생각하기에 따라 그렇게 큰 이슈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왠지 지금까지 생각나는 뉴스질 2개가 있다.
 
 
그때까지만 해도, 기껏 고생해서 대학 보내놨더니 데모질이나 한다고 다들 손가락질 하던 시절이었는데...
나도 정치에 정자도 몰랐던 시절.
 
어라? 저 큰 이슈를 저렇게 대충 넘어가다니 뭔가 이상한대? 싶은 게  두 가지 있었다.
 
그 중 하나는 기름값 자율화.
 
그때까지만 해도 기름값은 나라에서 정해준 가격 대로만 팔아야 했고 뉴스에서 언제부터 기름값 올린다고 그러면 그전날까지 기름통이나 바께스 들고 주유소에서 줄서서 기름 넣던 시절이었다.
 
근데 어느날 아무 생각없이 뉴스를 보는데 뉴스 다 끝나가기 몇 분 전, 따로 기자 불러서 전하는 것도 아니고 앵커가 잠깐 말하는 뉴스로
 
기름값 자율화 한댄다.
 
 
어랍쇼? 기름값을 나라가 정하는 게 아니라 정유소나 주유소에서 자기들 맘대로 정해서 판다고?
그럼 기름값 무진장 오를 텐데.... 하는 생각과 정유소에서 로비 엄청 했나 본데 하는 생각이 들었고.
 
아니나 다를까 그때부터 기름값은 떨어질 땐 찔끔찔끔 떨어지고 오를 땐 미친듯이 오르기 시작했다.
뉴스에선 혹시나 단합세력이 의심되면 조사할 거라고 했지만 몇 십년 지난 지금까지 나라에서 기름값 올라서 단합세력 있는지 조사했다는 얘기는 못들어봤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기름값 자율화는 비교도 안 될만큼 큰 충격으로 다가왔던 뉴스가 있다.
 
사실 이건 기억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을 거 같은데...
 
아마 노태우 정권 말미였던 걸로 기억한다.
 
그 당시 대딩이었던 나는 한참 음주를 즐기던 시절이었고 그때 우리에게 밤 12시는 초저녁이었다.
 
더구나 나는 대학 입학 때까지 온 사방이 철창 대신 산으로 둘러막힌 답답한 시골에서 살았고 더구나 온 집안이 독실한 기독교 집안이라 술, 담배를 마약처럼 생각하는 가족들과 살았다.
 
대학 입학은 나에게 있어 출소나 마찬가지였고 두부를 삼키는 기분으로 곡차를 들이키던 시절이었다.
 
 
 
그런 내가 어느날 뉴스를 보는데 기름값 자율화 뉴스 전하듯이 뉴스 말미에, 온 나라가 흥청망청 유흥에 빠져 있어서 앞으로 모든 식당, 술집, 가게들 문을 밤 12시면 닫게 하겠다는 청천벽력같은 소리를 별일 아니라는 듯 전하곤 뉴스가 끝났다. (밤 10시인지 12시인지 가물가물하긴 한데 설마 밤 10시일리가...)
 
아니, 지금이 무슨 박통시대 통행금지도 아니고....
 
 
어쨌든 순진한 우리는 나라에서 해야 하는 거라면 군말없이 따라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때부터 우리는 12시가 되면 어쩌나 고민하기 시작했는데...
 
대부분 막걸리와 주전부리가 든 봉다리 하나 들고 학교 담벼락을 넘어 잔디밭에서 먹곤 했다.
 
근데 술이 취하는 만큼 목소리도 커지니 좀 마실만 하면 경비 아저씨한테 걸려 쫓겨나기 일쑤였고...
그때 체육관은 교문밖에 있어 체육관 앞 계단에서 마시다 근처 자취생들이 시끄럽다고 해서 시비 붙기 일쑤.
 
 
 
 
그러던 어느날 드디어 해결책을 찾게 되었다.
 
시내에 나가면 큰 하천이 있었는데 한쪽 하천에 포장마차가 줄을 지어 밤새도록 불을 밝히고 영업을 하고 있었다.
 
그 사실을 안 이후부터 우리는 12시가 넘으면 하천 포장마차에 와서 날이 밝도록 술을 마셨다.
 
 
 
 
 
그러던 어느날.
 
술을 마시다 화장실을 잠깐 다녀오는데 어떤 어저씨가 다가와 노래방 안 갈 거냐고 소근소근 물었고 에이~ 요새 12시 넘으면 다 문 닫는데 지금 무슨 노래방을 해요? 라는 내 말에 하는 데가 있다고 따라오란다.
 
괜히 삥 뜯기는 거 아닌가 반신반의하면서 따라간 곳은 포장마차가 늘어선 바로 옆 노래방이었는데 밖에서 보면 노래방 간판은 있지만 분명 불은 꺼져 있었다.
 
아저씨, 불 꺼져 있잖아요? 하는 원망섞인 불만에 아저씨는 조용히 따라오라고 하면서 옆 골목으로 들어갔고 가정집(!) 대문으로 들어갔다.
 
 
 
분명 가정집이었다. 앞에서 머뭇머뭇 거리자 걱정 말고 들어오라고 했고 가정집 마당을 가로질러 조그마한 문이 있었는데 그 문을 여니 화장실이 나왔다.
 
그렇다. 거긴 노래방 남자 화장실이었고 밖에 불은 끈 채 성황리에 영업중이었다.
 
 
 
그때부터 우리의 음주 코스는 거의 정형화되었다.
 
학교 근처에서 1,2차 --> 12시가 다가오면 시내 이동, 하천 포장마차에서 계속 음주  --> 얼큰하게 취했다 싶으면 불법 노래방에서 목이 쉴 때까지 노래 부르기.
 
 
 
그러던 어느날, 그날도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거하게 한 잔 한 후 노래방 입성.
 
신 나게 노래 부르다 오줌이 마려워 화장실에서 한참 일을 보고 있는데 일보던 변기 옆 은밀한 문이 벌컥 열리더니 한 무리떼의 여친네들이 줄줄이 들어오는 게 아닌가!!
 
도중에 끊기도 뭐하고 아는 체도 뭐하고...
 
줄줄이 들어오는 시간이 왜 그리 길게 느껴지는지...
 
그때 그 예닐곱 정도 되는 여성들은 노래 부르면서 짜증을 냈을지, 좋은 구경 했다고 했을지....
 
 
 
그 후 그 노래방은 잘 안 가게 되었고 영업금지 조치 몇 개월 후에 또다시 스리슬쩍 뉴스 말미에 영업금지 조치를 해제한다고 하였다.
 
 
 
 
제목 없음.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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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내가 당한 일인데 출처는 무슨 출.... 빼애애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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