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각색된 실화다.
대학교 시절, 나는 술을 엄청 먹고, 담배도 엄청 피우고, 게임도 엄청 하고..
아주 그냥 놀고먹자 날라리 대학생이었다.
그런데 여자는 그렇게 많이 후리진 못했다.
한 여대생한테 꽃혀서 완전 순애보...(지금 생각하면 진짜 완전 등신같다. 여튼 그땐 그랬다.)
그러다가... 어느날 술이 그냥 떡이 되도록 먹고 와서 방안에서 담배를 피웠다.
그런데... 여동생한테 걸렸다...
누나와 여동생은 극 담배 혐오파로, 그 어디서든, 담배 냄새를 맡으면 85%의 확률로 광폭화 한다. 둘 다 그렇다.
매형 골초였는데 누나랑 결혼하고 담배 끊은 걸로 알고 있다....
그런데 방안에서 담배피는 것을 걸렸으니...
여동생의 잔소리 어택과.. 부라리는 눈...
하지만 난 술처먹고 헤롱헤롱 상태였으므로 악영향을 거의 받지 않았다.
여동생이 그것을 눈치 챈 것일까.
어느날, 그날은 그리 과음하지도 않았는데 다시 방안에서 담배를 피웠다.
여동생이 기다렸다는 듯이 나타났다. 왠지... 좀 무서웠다.
"오빠, 내가 가족들하고 상의 했는데. 오빠가 방안에서 담배를 피우면 벽이라던가 이런 곳에 안좋은 영향이 생겨.
계속 그렇게 피울거면, 나중에, 가족들과 이 집을 분할 상속해야 할때가 오면, 오빠 지분은 반으로 낮추겠어."
아니 이게 뭔소리여. 협박하는거여??
"이미 언니에겐 동의 서명을 받았고. 아빠랑 엄마한테도 다 받을 거야. 그런줄 알고 있어."
사태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는 것을 파악한 나는, 울먹이며 소리쳤다.
"야! 이건 다수의 횡포라구!!"
동생이 눈하나 깜짝않고 한 말. 캬... 이 똑똑한 기집애.
"아니? 오빠가 다수의 이익을 저해하는 행위를 하는거라고. 알겠어?"
아나 누구 동생인데 이렇게 똑부러지냐. 진짜 대박이다...
유구무언. 사면초가. 석고대죄.
그날은 그렇게 동생의 완승으로 끝났다. 나는, 내 동생에게 무참히 당하고 말았다. 어찌하랴.
어찌하긴....
이미 그 사건은 십여년이 지나버렸다.
내 동생이 그 사건을 기억하고 있을까? 아니. 걔 성격상 그런것까지 일일이 체크하고 기억하고 있을리가 없다.
나중에 분할 상속이 일어날 시점에, 나는 담배.. 라거나. 동의 서명.. 이라거나. 동생에게 어떠한 눈치챌 아무것도 말하지 않고 조용히...
다른 가족들과 함께 동등한 지분을 받을 것이다.
그리고 누나는 나랑 더 친하니까 사전에 손 쓸 수 있다.
으하하하! 귀여운 내 동생아 미안하지만 진정한 승리자는 나란다! 으하하하하 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