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이 지나가는 거리에는
촛불로 가득 차있습니다.
(하지만)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 광장안의 촛불을 다 헤일듯합니다.
TV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촛불을 / 이제 다 못헤는 것은
쉬이 내려오기 싫은 까닭이요.
몇가지 수가 남은 까닭이오
아직 나의 임기가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촛불하나의 치욕과
촛불하나에 분노와
촛불하나에 쓸쓸함과
촛불하나에 조사와
촛불하나에 연설문과
촛불하나에 아버지, 아버지.
아버님, 나는 촛불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봅니다. 어머니 돌아가셨을 때 선교회를 같이 했던 이름과 만, 성, 근 이런 삼인방의 이름과 벌써 80이 다되어 버린 영감들의 이름과 마음만 가난한 사람들의 이름과, 승마, 스키, 창조, 미르, 평창, CJ, 삼성 이런 기업들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이젠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촛불이 아스라이 멀 듯이.
아버지.
그리고 당신은 멀리 구미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촛불이 내린 광장위에
내 이름자를 써보고.
흙으로 덥혀 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국민은
부끄러운 대통령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관저에도 봄이 오면
무덤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이름자 묻힌 광장위에도
자랑처럼 동상이 세워질 거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