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CC (International Panel on Climate Change)는 2011년 5월, ‘태양에너지를 위주로 하는 재생 가능 에너지만으로 전 세계의 동력 수요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우리가 지금 세계 GDP의 1%에 해당하는 비용만 재생 가능 에너지 기술개발에 지불한다면 앞으로 40년 이내에 세계 에너지 수요의 80%를 감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 날로 악화되는 기후위기를 이것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각국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이 뒤따라야 하는 일이지만, 중요한 것은 이것이 가능하다는 점, 여기에 있다.
원전도 결국은 기계, 자동차도 고장 나는데 원전은 안전할까 전쟁보다 치명적인 원전사고의 결과
지구촌의 크고 작은 원전사고들을 분석한 어느 학자의 연구결과는 세 가지 특징을 지적한다. 첫째, 상상 가능한 사고는 반드시 발생한다는 것. 둘째, 사고 시에는 안전장치가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 셋째, 사고는 예상치 못한 때 발생해서, 예상치 못한 원인으로 예상치 못한 결과를 낳는다는 것.
원전은 자동차보다 훨씬 복잡한 기계다.
자동차가 고장이 나고 사고가 나듯 원전도 고장이 나고 사고가 난다. 원전이란 기계가 만들어진 시대는 자동차로 말하면 포니의 시대다. 그때 만들어진 기계가 얼마나 온전하겠는가? 수리해서 쓰는 것은 더욱 어렵다.
어느 한 군데를 고치고 새 부품으로 교체하더라도 다른 낡은 부분과의 언밸런스 문제가 더욱 커진다.
실제로도 수리와 교체공사 후의 사고율이 그 이전보다 훨씬 높다.
원전사고는 전쟁보다 위험하다.
농사도 지을 수 없고 생존이 위협받는다.
다른 종류의 위험과는 비교할 수 없다. 핵발전소는 본래 비밀이 많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 은폐성이 우리를 더욱 불안하게 한다.
바깥세상에서 위험을 감지하기가 무척 어렵다.
현장관계자가 건의하여도 묵살이나 은폐당하기 일쑤다.
후쿠시마사고에 독일인들이 놀란 이유도 다른 나라에 비해 고도의 안전기술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받는 일본조차 속수무책으로 사고가 나버렸다는 것.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내부로부터의 고발, 즉 공익제보다.
만약 바깥에서 그 사연을 제때 알 수 있다면 바로 잡기가 어렵지 않다.
현 정부가 탈원전을 선언은 했지만 안전대책은 나아진 게 없다.
선진국처럼 교차감시를 해야 하는데 그 체제를 아직 갖추지 못하고 있다.
독일은 정부와 담당기관이 ‘4개의 눈’ 개념으로 교차감시를 하고 있고, 프랑스는 의회도 안전감시를 직접 챙기고 있으며, 미국은 원자력규제위원회(NRC)자체에 의회가 교차감시를 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
우리는 행정부가 감시까지 도맡아하는 ‘끼리끼리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민간에서 먼저 대응하지 않을 수 없다.
약간의 용기만으로 쉽게 위험의 진실을 알릴 수 있도록 한다.
제보를 받으면 그 위험의 유형을 세밀하게 진단하고 처방하고 대책을 강구할 수 있다.
운영자쪽에서도 보다 제대로 된 관리체제를 갖추게 될 것이다.
견제와 보완의 효과로 안전의 확률을 높이는 것이다.
공공의 가치를 다루는 일에는, 정부 혼자 잘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민간이 더 잘하는 일이 있으며, 민과 관이 협력해야 할 일이 있는가 하면 드물기는 하지만 민과 관이 상호 견제하면서 감시해야 할 일이 있다.
원전이 바로 마지막 그것이다.
정부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와 쌍으로 위험을 알리는 민간기구가 있어야 구조적으로 안전이 업그레이드된다.
이번에 설립되는 ‘원전위험공익제보센터’는 바로 견제와 보완의 민간기구다.
만약 원전이 있는 40개국에서 이런 기능들을 발휘하는 기술적 실체들이 있게 되고, 그들이 기존 단체들과 연대할 수 있다면 지구촌의 위험을 예방하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설립과 연대의 초석이 되는 사업이 ‘원전안전기술문제 아카데미’ 강좌다.
국내외의 현장전문가를 모시고 지난 10월하순부터 진행되고 있다.
그런 가운데 다음주 11월 12일(화) 13일(수) 이틀에 걸쳐 일본의 원전현장의 전문가 고토마사시씨가 후쿠시마를 포함하여 일본원전위험의 실태와 기술적 문제를 실감나게 강의할 예정이다.
그는 후쿠시마 이전부터 원전위험을 경고해온 양심적 현장전문가다.
그의 강좌는 우리가 꼭 알고 있어야 할 지식이기도 하다. 공개강좌를 병행하고 있어서 누구나 들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