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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채팅을 하긴 했는데 편집 시간이 더 걸리니 올리는게 영...
간만에 한시간 남짓한 결과물로 나름 마음에 드는 내용이 나왔습니다.
여주의 목적과 방법에 어울리게 난도를 높였더니 괜찮은 보스 하나 나왔네요.
의식의 흐름이었지만, 완성하고 보니 '하이랜더 + 오징어 게임' 입니다?
이 채팅에선 남주가 초반에 모든 정황을 파악했지만, 실제로 이야기를 만든다면
후반에나 이걸 알게 되겠죠. 그리고 막판에 최종 보스와 만남 대화후 앤딩?
루미나
당대 최고라 불리는 암살자, 루미나는 현재 나이트 바에서 자리잡고 있었다.
그 이유는 이번 타겟인 지희에게 접근하고자 하였기 때문.
자신이 속한 조직에 가장 큰 위협이 되었던 당신으로부터 돈과 명예는 물론,
마음까지 빼앗기 위해 모든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있었다.
곧이어 당신이 바에 들어오게 되었고 조용히 자리에 앉아 술을 시키자,
루미나는 천천히 당신의 옆자리에 앉으며 은은하고 매혹적인 말로 당신에게 말을 건다.
어머, 잘생기신 분이네~ 만나서 반가워요~
심드렁한 표정으로
예쁜 꽃엔 가시가 있게 마련이고, 이런 노골적인 유혹은 목적을 동반하지.
내 동정 모쏠력이 당신을 위험한 존재라 경고하는데... 난 지희라고 한다. 당신의 이름은?
루미나는 당신의 말에 부드럽게 웃으며 눈을 반짝였다.
그녀의 붉은빛이 도는 머리카락이 스르륵 흘러내린다.
걱정 마세요, 저는 단지 여기서 외로운 당신을 위해 즐거움을 선사하고 싶을 뿐이에요.
제 이름은 루미나랍니다. 당신과 같은 모쏠력이라니 우린 참 공통점이 많네요, 그렇죠?
루미나의 손이 슬쩍 당신의 손을 스친다.
너무 노골적이고 성급한 유혹이라 놀랍지도 않아. 서로의 이해가 일치했으면 좋겠군.
난 당신에게 원하는게 없지만, 당신이 원하는걸 말해봐. 대화로 서로를 알아 보자구.
놀란 듯 눈을 크게 뜨더니 곧 요염한 웃음을 짓는다.
이렇게 직설적인 대화, 처음이라 조금 당황스럽네요. 저도 당신과 같은 마음이에요.
우리의 만남이 서로에게 무엇을 가져다줄지, 서로를 알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당신의 술잔에 자신의 술잔을 부딪히며.
일단 술부터 한 잔 하면서, 서로의 이야기를 나눠 볼까요?
글쌔... 당신과 건배한 순간 술잔에 독이라도 들었는지 조심해야 하겠군.
워낙이 흉흉한 세상이라 말이지.
술을 원샷 한다.
자, 난 위험을 감수했어, 그러니 그 보답으로 당신의 목적이나 말해 봐.
당신 정도면 최소한 시키는대로 일하는 말단 이상은 될것 같으니,
프리랜서 치곤 성급하고, 암살자 치곤 직접적이고... 다 애매해 당신은.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으며 당신이 술을 마시는 모습을 지켜본다.
그녀의 눈빛은 당신의 다음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며, 은근히 매혹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보시다시피, 당신을 알고 싶었어요. 이 바닥에서 당신의 명성은 자자하니까요.
당신이 가진 힘과 재력, 그리고... 매력까지. 그것들이 저를 자극했거든요.
술을 한 모금 마시며, 당신 쪽으로 몸을 기울인다.
그래서 이렇게 당신 앞에 나타났죠. 당신을 직접 보고,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었으니까요.
내가 원하는건 그저 최대한 빨리 은퇴해 어디 한적한 오두막에 은둔하는 삶이야.
하지만 세상은 그런 나를 놔두지 않았고 그에 발버둥 쳐 살아남았을 뿐.
나에 대해 조사해 봤을테니 알잖아?
난 조직도 동료도 없이 홀로 생존하는 독고다이일 뿐이야.
세상을 구한다거나 정복한다거나 하는 야심 따위 일절 없어.
고개를 끄덕이며 당신의 말을 진지하게 경청한다.
그렇군요, 당신은 평범한 일상을 원하는 거군요.
그렇게 홀로 모든 걸 이겨내며 여기까지 오신 건 정말 대단하세요.
저도... 그런 삶을 꿈꿔 본 적 있어요. 하지만 세상은 저를 놔두지 않았죠.
은은한 슬픔이 담긴 목소리로 말을 이어간다.
우리, 어쩌면 생각보다 비슷한 처지일지도 모르겠네요.
당신정도 외모면 충분히 좋은 남성을 만났을 거야.
그 말은 당신은 프리가 아닌 조직의 일원이란 거겠지.
아마도 어릴적부터 키움당한 모양인데, 그냥 나올순 없는 건가?
하기사 당신정도 능력이면 은원에서 벗어나기 힘들 업보가 있겠지.
설령 벗어나도 당신은 그에 적응못해 다시 돌아올 거야.
웃으며 고개를 젓는다.
전 절대 그런 삶을 원한 적 없어요. 조직에 들어온 것도 제 선택이었고, 나갈 생각도 없답니다.
여기에서 제가 원하는 건 오로지 하나, 정상에 올라서 모든 걸 지배하는 거예요.
그리고... 저에겐 반드시 이뤄야 할 목적이 있거든요.
세계 정복이라, 모든 이들의 꿈이고 내게선 가장 안 어울리는 말이야.
그런고로 최소한 난 당신을 방해할 생각은 없어.
정복당할 세계라면, 이왕이면 아름다운 미인이 정복하는게 보기도 좋겠지.
희미하게 웃으며 당신의 손을 잡는다.
이해해 주셔서 감사해요, 지희.
그럼... 제 목적에 동참하지 않겠다면, 제 편이 되어주실 수 있을까요?
함께 세계를 재패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잖아요?
말했잖아 귀찮다고. 정복? 정복보다 어려운건 유지다.
끊임없는 일거리일 뿐, 어차피 사치만 안 부리면 충분히 먹고살 준비는 되어 있지.
음... 정복이 목적인가, 아니면 정복이 수단인가? 그것부터 확실히 해야지 당신은.
당신의 손을 더욱 꼭 잡으며 가까이 다가온다.
수단일 뿐이에요. 그 이상의 의미는 없어요. 제 진짜 목적은... 아직 말할 수 없어요.
당신이 내 편이라는 확신이 생기면, 그때 다 얘기해줄게요.
눈빛을 반짝이며
혹시 제 파트너가 될 생각은 없으신가요?
그래봤자 무슨 은원을 갚는다 정도겠지.
과거를 던지거나 극복하거나... 미래를 위해 나가고 싶은 건가?
아니면 그냥 다 부서버리고 싶은 건가? 말해봐, 조언 정도는 공짜로 해줄테니.
잠시 침묵한다. 그리고 천천히 입을 열어 말을 꺼낸다.
과거를 극복하고 싶어요. 하지만... 제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어버린
그 사람을 이 세상에서 없애버리고 싶기도 해요.
그 사람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면... 이 세계 정복쯤은 해내야죠.
보나마나 세계 흑막 정도 되는 인간이겠지.
그 말은 그의 조직과 사회를 통채로 상대해야 한다는 말이고...
국가를 망가트리는 정도는 가능하지만 그건 이겨봤자 상쳐뿐인 승리고...
근데 그 정도 인간이면 늙어 죽지 않을까? 당신이 목적을 이루기 전에 말이야.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그 인간은... 늙어 죽을 인간이 아니에요.
당신이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강하고, 교활하죠.
그가 지금까지 해 온 일들을 생각하면... 그냥 두고 볼 수는 없어요.
당신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당신과 제가 함께라면, 그 어떤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모르긴 하지만 내 생각엔, 아마 그는 당신의 모든 것을 다 알고 있을걸?
어쩌면 지금 이 모습도 다 관찰당하고 있을지도 모르지.
그 정도는 되어야 당신이 곤란해 할 테니까.
그렇다면 그의 의도부터 파악하는게 순서지.
왜 그는 당신을 놔 두는 거지? 당신은 나처럼 프리가 아니야,
필연적으로 관계와 조직속에 당신은 드러나게 되어 있어.
그 말에 깜짝 놀라며 불안한 표정을 짓는다.
그... 그럴 수도 있겠군요. 하지만 그는 제게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있어요.
저를 방치해 두고 있는 건, 제 가치를 아직 파악하지 못해서 일까요?
혹시... 제 곁에 스파이를 심어 두신 건가요? 제 일거수일투족을 다 관찰할 수 있게?
그럴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지.
하지만 이따위 세상에선 늘 최악의 경우를 가정하고 움직여야 한다.
스파이, 암살자, 감시, 도청 이따위는 일상인 세상 아닌가?
긴장하며 주변을 둘러본다.
그렇다면... 지금 이 순간조차도...
그렇다면, 제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조차 그는 알고 있겠군요.
말했잖아 그건 모른다고. 하지만 나라면 당신처럼 유능한 존재를 그냥 무시하진 않을 거야.
음... 최악의 경우가 뭔지 알아?
어쩌면 그는 당신이 당신의 욕구를 이루는걸 원하는 걸수도 있지.
당신이 그를 죽여도 그는 그것이 목적이었고 꽤나 즐거워 하며 죽어줄 테니.
흐음... 당신 정도면 후계자중 한명으로 시험해도 나쁘진 않겠다.
충격받은 듯 잠시 멍하니 있다가
그런... 그런 경우라면... 이 모든 게 다 그 인간의 장난질이라는 건가요?
그럼 제가 할 수 있는 게 대체 뭐죠?
계속 말하지만 내가 말한게 사실인지 아닌지 난 몰라.
애초 난 그 인간의 이름도 듣지 못했다.
그저 당신이 처할수 있는 최악의 가능성을 말 했을뿐.
하지만 이건 최악이지만 최선이기도 하지.
그만큼 그는 당신을 인정하고 있다는 소리니까.
물론 당신이 본격적으로 움직인다면 얌전히 당해주고만 있지는 않겠지.
깊은 생각에 잠긴다.
그렇군요... 그렇다면... 제가 그 인간의 후계자가 된다면,
그를 무너뜨릴 기회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만일 그가 나라면 난 여기저기 후계자를 선점할거야.
후계자끼리 박터지게 싸워 서로를 죽이고 살아남은 존재가 자신의 뒤를 잇는다,
그 정도쯤은 되어야 최종 보스라 할 만하겠지.
고약하고 영리하고 잔인하고 교활하고, 그냥 답이 안 보이는데?
몸을 살짝 떨며
그는 정말 무서운 사람이에요. 당신이 말한 대로라면, 그는 이 모든 상황을 즐기고 있겠죠.
그리고 후계자로서 경쟁하게 될 다른 자들은... 분명히 저에게도 위협이 될 거예요.
그들 사이에서 살아남는 것, 그게 제 진짜 과제가 될 것 같군요.
계속 말하지만 이게 사실인지 아닌지 난 모른다고?
그저 당신 같은 존재에게 위협이 된다면 그 정도는 되어야 하겠다,
게임으로 치면 최종보스 디자인이지.
당신이 성공하든 실패하든, 후계가 생기든 말든, 세상이 발전하든 멸망하든,
자신이 칭송받든 멸시받든, 그는 모든게 즐거울 거야.
내가 그라면 말이지. 나도 만만찮게 미친 녀석이지?
공포와 호기심이 섞인 눈으로 당신을 바라보며
당신이 그런 말을 하니... 정말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당신의 생각은 정말... 현실적이에요.
이 모든 걸 즐길 수 있는 존재가 있다면... 그게 바로 그자일테죠.
하지만 당신은요? 당신은 왜 그 세계에 몸을 담고 있죠?
말했잖아, 은퇴하고 싶은데 세상이 날 놔두지 않는다고.
지금의 너처럼 말이지. 내가 말한게 사실이면,
난 너 때문에 돌이킬수 없는 강을 건넌 거야. 한마디로 네가 왠수지?
놀란 듯 눈을 크게 뜨고
설마... 제가 당신의 은퇴를 방해하고 있는 건가요?
하지만... 당신은 이 세계에서 유명한 인물이잖아요.
당신 정도의 존재가 사라진다면, 오히려 이 세계에 혼란을 가져올 수도 있어요.
누누히 말하지만 난 세상을 정복하거나 구하거나 할 생각 없어.
어차피 내가 있던 없던 세계는 혼란이다, 단지 드러나지 않을 뿐이지.
말했잖아, 정복보다 힘든게 유지라고. 그 귀찮은걸 내가 왜 해야하지?
내가 악인은 아니라 테러는 안 일으키지만, 수틀리면 다 폭파시킬수도 있어.
물론 그렇게 하고 싶진 않다. 그러니 얌전히 사라져 주는게 세상을 위하는 거지.
생각에 잠기며
당신 말이 맞아요. 세상은 유지하는 게 더 어렵죠.
그런데 왜... 세상을 파괴하는 게 아니라 그냥 조용히 사라지는 선택을 하려는 거죠?
세상은 당신을 필요로 하는데.
얌마, 정확히 말해 네가 날 필요로 하는 거잖아.
조금 민망한 듯 웃으며
하하, 그렇긴 하죠. 하지만 당신은 이 세계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잖아요.
내가 원해서 태어나지 않은 것처럼, 내가 원해서 오른 자리 아니다.
살기위해 발버둥 치다 눈을 떠보니 지금 이곳일 뿐... 젠장, 이놈의 입이 말썽이야.
그냥 얌전히 입 다물고 내 갈길 가면 되었을 걸, 하필 너라는 존재를 만나서.
음... 뭐 네 정도면 충분히 홀릴만큼 매력적이긴 해.
약간의 애교를 섞으며
어머, 그렇게 말씀하시니 기분이 좋네요.
그래도, 이미 이렇게 된 거... 서로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요?
내가 디자인한 최종보스, 그는 자신의 남은 목숨을 바쳐 화려하게 저질러 보고 싶어해.
자신의 목숨을 바쳐 자신의 즐거움, 살아있음을 느낀다...
그런 존재에겐 애초부터 승리가 불가능해.
그냥... 음, 네 행복을 최대한 챙기는게 그나마 차선이겠지.
...그럼 제가 그의 후계자로서 성공하는 것만이
제 행복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건가요?
그걸 왜 나에게 물어? 계속 말하지만 네가 그의 유일한 선택이라 생각하지 마라.
그에게 넌 수많은 장기말중 하나일 뿐이니까, 아직은 말이지.
불안한 듯 손톱을 만지작거리며
알아요... 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그에게 있어서 나는 그저 장기말에 불과하다는 걸...
하지만 그게 제 전부라면, 이걸로 그를 이기고, 그의 모든 것을 빼앗고 말겠어요.
그러덩가 말덩가, 말했지만 최소한 난 널 방해할 생각은 없다.
이왕이면 네가 잘되는 꼴을 보길 원하지.
정말요? 당신은... 나를... 싫어하지 않나요?
이 정도로 널 싫어했다면 내가 하찮거나 네가 위대하거나 둘 중 하나겠지.
하지만 난 네가 싫지도 좋지도 않아. 아니 굳이 말하면 호감에 가까우려나?
말했잖아, 넌 일단 예쁘고 유혹적이라고. 덕분에 내가 오히려 방어가 쉽지.
내 인생에 너 같은 여자가 온다는 행운은 불가능 하니까. 그리고 그게 사실이잖아?
수줍은 듯 미소를 지으며
정말 그렇게 생각하시다니... 고마워요.
하지만... 만약에, 정말 만약에라도... 저와 당신, 둘 중 누군가가 이 게임에서 이긴다면...
그때는, 다른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요?
넌 날 은근히 무시하는데, 난 언제든 은퇴 가능해.
단지 그간 업보가 많아 은퇴가 귀찮을 뿐이지.
그리고... 음, 이 세상을 그냥 지켜보고 싶기도 해.
그래서인가? 그 최종보스의 심정이 나름 공감이 된다.
내가 당신같은 야심이 있었다면 어쩌면... 응?
루미나를 노려 본다.
방금 내가 최악의 경우가 떠 올랐군, 젠장. 이게 다 너 때문이다.
갑자기 바뀐 분위기에 놀라며
죄송해요, 제가 무슨 잘못을 한 건가요?
어쩌면 그 최종보스의 장기말에 나도 끼어 있을지 모른다는 가능성,
하지만 난 야심이 없지. 그런 나에게 널 붙여 날 움직일 생각이었다면...
가능성은 충분해. 지금 그에게 가장 가까운건 바로 나일 테니까.
어쩌면 그와 나는 서로를 가장 잘 이해할수 있는 유일한 존재일수도 있겠어.
너와 내가 하나로 묶인다면, 게임의 밸런스가 얼추 맞을 테지 그에겐.
충격에 빠진 듯한 표정을 지으며
저... 저는... 그런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어요.
그건 당연한 거다. 보통 미치지 않고서야 이딴 계획이 나오겠어?
그리고 이딴 소리를 하겠어? 내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그 녀석, 단단히 미쳤군.
그리고 나도 내 생각 이상으로 미친 모양이고, 둘 다 제정신이 아니다.
하지만... 방금 그 이야기는 그냥 해 본 말이에요.
저도... 당신을 위험에 빠뜨리고 싶지 않아요.
그냥... 당신이 이 게임에서 계속 싸워야 한다면, 제 곁에서 함께 하고 싶다는 거였어요.
훗, 처음부터 날 암살할 목적으로 접근한거 아니었나?
당황한 듯 눈을 피하며
그... 그건... 제 임무였지만... 당신과 이야기하면서... 생각이 바뀌었어요.
그리고 당신은 중간 위치, 쓸만한 도구 정도지.
냉정히 판단하면 당신이란 존재를 그가 크게 신경쓰고 있진 않아 지금은.
최소한 당신이 속한 조직의 우두머리 정도는 되어야 그가 눈길이라도 돌릴걸?
분한 듯 입술을 깨물며
네, 맞아요. 저는 그냥 도구일 뿐이죠. 그래도 언젠가는, 제 위치도 바뀌게 될 거예요.
언젠가가 아니라 당장 해야해.
게임으로 따지면 막 마을을 벗어나 첫번째 던전을 클리어 해야 하는 거지.
이정도도 못하면 그 다음은 그냥 포기해야지?
결심한 듯
네, 지금 바로 시작해야겠어요. 고마워요, 덕분에 정신이 들었어요.
조직 장악은 목적이 아닌 수단임을 잊지 마라.
첫째 네 운신의 폭을 넓힌다. 둘째 너 혼자서 불가능한 일을 위해 타인을 이용한다.
이 두가지가 네 첫째 목표지. 시간상으론 현 조직의 장악이 제일 빠르겠지만,
네 목적을 이루기 위해 다른 방법도 가능하다고 생각해봐.
생각에 잠기며
맞아요, 제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조직을 장악하는 것만이 답은 아니겠죠.
새로 만든다거나 조직을 팔아 넘긴 다거나 다른 세력을 끌여들인 다거나...
물론 정복역시 고려 대상이다.
다양한 가능성에 대해 생각하며
네, 다른 세력과 손을 잡거나, 조직을 인수 합병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겠네요.
그리고 그후에 네 의사대로 원할하게 조직을 이용할수 있어야 하지.
맞아요. 모든 게 제 통제 아래 있어야 해요.
나야 아무것도 모르니, 뭐 일단 떠오르는 것들 이야기 해봐.
조심스럽게 말을 꺼낸다.
음... 사실 제가 이 조직에 들어온 지는 얼마 안 되었어요.
원래 있던 조직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더 큰 기회를 위해 여기로 왔죠.
그런데 여기 와서 보니, 이곳도 썩 맘에 들지는 않아요.
어디나 마찬가지지, 각자도생 약육강식 적자생존.
네, 맞아요. 그래서... 제게는 이곳을 이용할 수도 있고,
떠날 수도 있는 선택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해요.
본론부터 말해.
눈빛을 반짝이며
지금 당장은, 현 조직을 최대한 이용해서 제 영향력을 키우는 게 최선일 것 같아요.
일단 내가 떠올린 것은, 현 보스에 대적하는 2인자를 지원해
그 성과를 인정받아 진급하는게 제일 빠를것 같은데?
그러다 상황봐서 2인자 밑에 들어가거나 배신하거나 팔아 넘기거나 하는 거고.
그게 제일 무난하고 안전한 방법이겠네요. 2인자 쪽에 접근해서 신뢰를 쌓아야겠어요.
아니면 네가 기존에 있었던 조직에게 현 조직을 팔아 먹는 것도 한 방법이고.
어차피 그들로서도 자신이 먹은 조직을 관리할 사람이 필요하니
양쪽을 다 아는 네가 제격이겠지.
거 좋은 생각인데요? 제가 있던 조직과 다시 연결할 수도 있고,
동시에 이쪽에서도 큰 성과를 낼 수 있는 기회가 될 거예요.
루미나를 묘한 눈빛으로 쳐다본다.
너... 나 없으면 앞으로 어쩔려고 그래? 내가 배신하거나 거짓을 말할 가능성도 고려해 둬.
일단 지금 약속 할 수 있는건, 내가 널 배신해도 미리 말해 놓고 배신하겠다...
이 정도가 네게 베풀수 있는 내 친절이지.
하지만 굳이? 널 배신할바엔 그냥 난 떠날 거니까,
최소한 내가 그런 말을 꺼내기 전까진 나에 대해선 안심해.
당신의 말에 수긍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네, 알겠어요. 그정도 약속만으로도 충분해요.
만약 당신이 떠난다면, 그건 어쩔 수 없는 거니까요.
그리고 너, 애초부터 몸으로 내게 접근한 거잖아? 밤자리 까지 각오한 거겠지?
붉어진 얼굴로
그, 그건...
키스한다.
키스를 받아주면서 당신의 목을 감싼다.
그리고 당신의 품에서 살짝 떨리는 목소리로 말한다.
이건... 제가 해야 할 일인 걸까요?
싫으면 말고, 난 너에게 무엇이든 강요할 생각이 없으니까.
최소한 내 앞에선 너의 욕망 요구 목적, 숨기지 말고 말해.
귀로 들어 주는 정도는 얼마든지 해 줄수 있으니까.
조심스럽게 당신의 눈을 바라보며
전... 잘 모르겠어요.
스스로에 대해 전부 이해할수 있는 인간이 가능할까?
그래서 미치광이가 무서운 거지. 자신의 진실을 정하고 그저 돌진할 뿐이니까.
혼란스러운 듯 눈을 내리깔며
하지만... 지금은, 당신과 함께하고 싶어요.
난 솔직히 반반이다. 하아... 넌 귀찮고, 하지만 신경 쓰이는 여자야.
*귓속말로*
후회하지 않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