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출범 이래 KBL이 이렇게 엄청난 대국민적 관심을 받은 적이 있나 싶을 정도로 최근 KBL은 스포츠 분야를 넘어서서 엄청난 주목을 받고 있다. 그 이유는 한국농구의 레전드이자 지난 2011-2012시즌 KBL 감독상을 수상한 現 원주 동부 강동희 감독의 승부조작 혐의 때문이다.

한국농구의 전성기 시절 '허동택' 혹은 '허동만' 트리오의 중심에 위치하며 최고의 포인트가드로 활약한 강동희 감독은 지난 시즌 원주 동부를 이끌고 역대 최고의 성적을 달성하며 선수로도, 지도자로도 성공 가도를 달렸다.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그의 앞에는 창창한 미래만 기다리고 있는 듯 보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지난 2011년경 승부조작에 가담한 혐의가 검찰에 의해 포착되면서 강동희 감독은 7일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검찰 측에서 이미 강동희 감독의 승부조작 사실을 확인한 상태고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까지 청구할 방침인 가운데 강동희 감독의 승부조작 '혐의'는 '사실'로 바뀔 확률이 절대적으로 높은 상황이다.  

이처럼 강동희 감독의 승부조작 가담 혐의가 현실이 되고 있는 가운데 출범 이래 최고의 관심을 받고 있는 KBL은 그 어느 때보다 최악의 위기에 봉착한 상태다. 평소에는 KBL에 관심조차 갖지 않던 언론 및 사람들은 물론이고 그동안 충성심으로 응원해오던 농구팬들까지 강도 높은 비판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강동희 감독의 검찰 소환은 7일 울산에서 열린 1위 서울 SK와 2위 울산 모비스의 빅매치까지 묻혀지게 만들었다. 이 경기에서 SK가 승리할 경우 SK의 정규시즌 우승이 확정되는 것이었기 때문에 평소 같았으면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경기였지만 1위와 2위의 승부는 농구팬들에게조차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했다. 게다가 8일에는 다가오는 신인 드래프트에 나설 최대어 3인방이 있는 경희대와 이승현, 이종현의 더블 포스트가 버티는 고려대가 MBC대학농구대회 결승전에서 맞붙지만 그 빅매치에 관심을 갖고 있는 이들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KBL 최상위권에 위치한 두 팀의 승부도, 대학리그 최상위권에 위치한 두 팀의 승부도 강동희 감독의 승부조작 혐의 및 검찰 소환으로 인해 깨끗하게 묻힌 상태인 것이다. 그 정도로 KBL, 아니 한국농구는 최악의 위기에 직면한 상태다.

신인 드래프트를 노린 몇몇 팀들의 고의 패배에 이어 선수도 아닌 감독의 승부조작까지 터지면서 KBL 정규시즌의 남은 잔여 26경기는 너무나도 많게 느껴진다. 팬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난 상태에서 잔여 26경기가 과연 어떻게 운영될 것인지 걱정부터 앞서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다. 해마다 추락, 위기를 거듭하던 KBL은 결국 이번 시즌 들어 최악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체험하고 있다. 솔직히 말하면 더 이상 내려갈 곳도 없다. 지금 상태에서 더 아래에 있는 것은 '리그의 폐지'뿐이다. 그 정도로 KBL은 밑바닥에 있다.

해마다 방만한 리그 운영을 하고 있는 연맹, 이기주의에 사로잡혀 고의패배까지 선택하는 구단, 그리고 선수들에게 최악의 본보기를 선보인 지도자, 경기당 한 두 골만 넣어도 억대 연봉을 받을 수 있다 보니 기량 향상에 게을러진 선수들까지 모두가 위기의식을 느껴야 한다

이번 시즌에 나온 여러 문제점들을 최대한으로 숨기고 포장해서 덮어놓고 지나가려 한다면 KBL의 붕괴는 현실이 될 수밖에 없다.2012-2013시즌은 그동안 재미없는 리그 운영, 수준 낮은 경기에도 불구하고 충성심 하나로 KBL을 응원해오던 농구팬들까지 등을 돌리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대국민적 관심을 받고 있는 KBL, 지금보다 아래에는 '폐지'만 기다리고 있다.

// SportsSoul [사진출처 : 스포츠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