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경주 방폐장은 1단계 동굴식, 2단계 표층식, 3단계 매립형으로 점점 후퇴하는 모양새를 띄고 있다. 이처럼 처분방식이 후퇴하는 과정에서 주민 의견수렴이 거의 없었다. 관계 당국은 방사선량에 따른 폐기물 구분을 [중저준위] 단일 종류에서 [중준위, 저준위, 극저준위] 3종 분류 체계로 변경했기 때문에 처분시설도 동굴식(중준위), 표층식(저준위), 매립식(극저준위)로 건설 운영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입장이다.
당국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공론을 거치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특히 3단계 매립형 처분시설을 큰 반대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극저준위도 방사성폐기물이고, 극저준위만 철저하게 분리되어 처분될지도 의문이다. 생활쓰레기 매립장에서 침출수 누출은 매우 흔하게 발생한다.
중저준위 폐기물을 3종으로 분류한 것이 처분 비용을 줄이기 위한 꼼수라는 비난도 있다. 실제로 처분방식에 따른 비용을 건설비와 단순 비교하면 드럼통 1개당 동굴식 1500만 원, 표층식 205만 원, 매립형 99만 원으로 급감한다
2단계 표층식 처분시설의 안전도 눈여겨보아야 한다.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은 처분시설이 들어서는 절토면의 지반이 좋지 않아서 약 107억 원을 들여 보강공사를 했다. 서쪽 절토면의 경우 길이 240미터, 높이 60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경사면이다.
토함산에서 경주 방폐장으로 이어지는 지대는 산사태 취약 지역이 집중적으로 분포하고 있다. 실제로 2018년 태풍 콩레이 때 이 지대에서 대규모 산사태가 발생하여 국도 4호선이 붕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