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케이티와 오리온스의 경기 전날인 26일 전창진 감독을 만나러 부산을 방문한 이가 있었다. 바로 허재 전 KCC 감독이다. 허 감독은 절친한 형인 전 감독을 응원하려 부산을 찾은 것이다.
올 시즌 전창진 감독은 팀의 부진과 건강 악화 등 안팎으로 좋지 않은 일들이 겹치며, 감독 데뷔 후 가장 힘든 시즌을 보내고 있다. 그렇기에 허재 감독을 포함한 동생들이 전 감독의 힘을 북돋아주기 위해 부산을 찾은 것이다.
전창진 감독은 27일 오리온스와의 경기 전 "어제 허재가 부산에 왔다. 내게 위로와 응원을 해주려고 직접 차를 끌고 왔더라. 오랜만에 동생들과 많은 얘기를 나눴다. 옛 생각도 많이 나고, 좋은 시간이었다"며 즐거웠던 시간을 되돌아봤다.
허재 감독과 전창진 감독의 인연은 허 감독이 상명초등학교로 전학을 오면서부터 시작됐다. 둘은 상명초-용산중-용산고 2년 터울 선후배로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며 끈끈한 우정을 이어왔다. 특히 허 감독은 TG삼보(현 동부) 시절 전창진 감독의 감독 첫 부임 때 플레잉 코치를 맡아 큰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올 시즌 갑작스러운 스트레스와 과로로 인해 전 감독이 입원했을 때에도 허 감독이 전화를 걸어 힘을 실어줬을 정도로 둘은 경쟁자를 넘어 끈끈한 정으로 엮여 있다.
허 감독 역시 팀의 부진에 자진사퇴를 하는 등 이번 시즌 10년간 잡아온 팀의 지휘봉을 내려놓은바 있다. 두 사람은 여러모로 힘든 시기를 함께 겪으며 동병상련(同病相憐)의 정을 나눈 것이다.
이날 절친한 동생들의 응원에도 불구하고 전창진 감독이 이끄는 케이티는 오리온스에 75-80으로 패, 플레이오프 탈락이 확정돼 아쉬움을 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