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은 흔히 삼국지에 비유되곤 합니다
한중일 삼국이 세계에서 가장 바둑을 잘 두기도 하지만
다르게 말하자면 세계 스포츠계에선 마이너급 이라고 할 수도 있죠
거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진입장벽이 너무 높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개인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때문에 바둑 행정가들은 19x19 라는 넓고도 거대한 바둑판을 버리고
9x9, 13x13 같은 변형된 바둑판을 가지고 좀 더 쉽게 사람들에게 다가가고자 노력했지만
사실 아직까지 그리 큰 성과를 보이진 못했습니다
그런면에서 접근하면 수백명의 바둑 행정가들이 했었던 모든 홍보량을
구글과 이세돌은 한방에 넘어설만큼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알파고 대국 이후 바둑서적 판매량이 50% 늘었다는 실질적인 수치가 있죠..
이세돌을 제가 처음 알게 되었던게 2002년쯤 이었던 것 같습니다
대학교 1학년 시절 당구장 알바를 하면서 이세돌 당시 3단의 대국을 보곤 했었는데
당구장엔 아저씨들이 많았고
이세돌에 대한 호불호는 아주 분명했습니다
어린놈이 싸가지 없게 바둑을 둔다 라는 사람들과
바둑 한번 시원시원하게 둔다 라는 사람들
아마 바둑 역사를 통틀어서 이렇게나 사람들 입에 오르내린 바둑 기사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초창기 시절부터 사람들이 언급을 많이 했었습니다
잠시 여기서 이세돌의 승률을 한번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1995년 6승 7패 46%
1996년 33승 22패 60%
1997년 55승 20패 72%
1998년 40승 16패 71%
1999년 46승 20패 70%
2000년 75승 20패 79%
2001년 53승 26패 67%
2002년 53승 29패 65%
2003년 42승 23패 65%
2004년 56승 22패 72%
2005년 64승 22패 74%
2006년 84승 31패 73%
2007년 90승 26패 78%
2008년 82승 26패 76%
2009년 25승 23패 52% (휴직)
2010년 75승 17패 82%
2011년 60승 24패 71%
2012년 65승 26패 71%
2013년 53승 32패 62%
2014년 64승 29패 68%
2015년 53승 27패 66%
2016년 19승 7패 73% (진행중)
휴.. 적기 힘드네요.. 참고로 성적은 한국기원에서 확인 가능 합니다
기록 적다보니 무슨 말 하려고 했었는지 까먹었습니다..
이창호의 기록은 적기 전에 내용 먼저 적고 적어야 할 것 같습니다
우선 바둑 기사들의 성적을 처음 보시는 분들은
오~ 잘두네~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이세돌의 타이틀 획득량을 생각하면 생각보다 참 많이 졌습니다
단순히 승률로 따졌을 때 전성기는 2004년경부터 2012년경 정도로 보이는데
제가 앞서 말씀드렸듯이 승률에 비해 타이틀 획득비율이 높고(많이 졌는데도 타이틀은 꼬박꼬박 땄다는 말..)
한국기원과의 불화로 휴직한 2009년 다음해인 2010년에 자신의 커리어에서 가장 높은 승률을 기록했었습니다
그리고 얼마전 알파고와의 대국 이후로 쭉 연승을 기록하여 (비록 가장 최근 대국에서 구리에게 졌지만..)
대중들은 이세돌이 알파고와 대결하여 각성하였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저는 이를 이세돌의 기풍과 성격과 상관이 있다고 보는데
일단 이세돌의 기풍은 굉장히 호전적인 성향입니다
프로 바둑에서 중반 이후로 5~10집 가량 앞서고 있다면 큰 실수가 없다면 뒤집기가 힘들다고 봅니다
근데 이세돌의 경우 초반에도 그러하지만 중반이후 우세한 상황에서도 허점이 보이면
안정적으로 이기는 길보다는 '오예~ 여기도 내집 저기도 내집 해야지 헤헤' 라는 느낌으로 다 헤집어 버립니다
야구에서 큰 점수차로 이기고 있으면 보통 암묵의 룰로 번트는 대지 않고 강공으로 나가는데
거기서 번트를 대고 스퀴즈를 해서 1점을 더 추가하는 모양새 랄까요..
이세돌이라는 사람의 두뇌가 워낙 비상하기 때문에 그에서 나오는 자신감으로 성공한 기풍이라 볼 수 있는데
그렇기 때문에 이세돌의 집중력이 떨어지거나 컨디션에 따라 크게 좌우되어 승률은 상대적으로 조금 낮은 편이 아닌가..
그리고 동기부여.. 큰 대회에선 스스로 동기부여가 되어서 집중력도 높아지고 컨디션 관리도 잘 하겠죠..
뭐 아무튼 예로 시작해서 예로 끝난다고 했었던 바둑계에 등장해서 항상 사람들 입에 오르내렸던(일반 대중들은 잘 몰랐겠지만)
이세돌은.. 우리 동네 당구장 아저씨들도 편갈라서 싸우게 만든 장본인 입니다..
그리고 이창호 이야기를 좀 하겠습니다
그 전에 기록부터 보고 갈까요
1986년 8승 3패 73%
1987년 44승 11패 80%
1988년 75승 10패 88%
1989년 84승 28패 75%
1990년 80승 14패 85%
1991년 66승 20패 77%
1992년 81승 24패 77%
1993년 91승 21패 81%
1994년 75승 20패 79%
1995년 73승 15패 83%
1996년 79승 32패 71%
1997년 76승 22패 78%
1998년 57승 16패 78%
1999년 58승 15패 79%
2000년 65승 13패 83%
2001년 48승 16패 75%
2002년 55승 16패 77%
2003년 49승 20패 71%
2004년 50승 19패 72%
2005년 51승 24패 68%
2006년 60승 24패 71%
2007년 54승 31패 64%
2008년 66승 22패 75%
2009년 50승 26패 66%
2010년 42승 33패 56%
2011년 50승 26패 66%
2012년 33승 23패 59%
2013년 35승 31패 53%
2014년 29승 25패 54%
2015년 18승 15패 55%
2016년 5승 4패 56% (진행중)
예.. 사실 저는 이창호의 기록을 올리기 위해서 앞에 장황하게 이세돌 이야기를 했었습니다(기레기가 된 기분..)
일단 프로데뷔 부터 굉장한 주목을 받았고..
입단 3년차에는 무려 88% 승률에 최연소 우승 기록로 세웁니다
우승 사진 보고 가시죠
14세 최연소 타이틀 보유자 이창호의 함박미소를 볼 수 있습니다
뭐.. 세계기전 전관왕 이라는 말도 안되는 기록도 가지고 있구요
사실 이창호는 우리나라 보다는 중국에서 더 대접받는 기사입니다..
전성기 때에는 중국 신문 1면에도 여러번 나고.. 시진핑인가.. 국빈 만찬에도 초청받았었죠..
중국에서 이창호의 별명은 석불.. 우리나라에서 돌부처 라고 부르는 것을 그대로 한자로 옮겨서 씁니다
확실한건 2000년대 중반부터 하향세를 보였고
이세돌의 전성기 시작무렵이 이창호는 전성기 막바지와 살짝 겹치는 모양세 입니다
참고로 상대 전적은 이창호의 19승 14패로 우세 입니다만..
당시에 이창호도 이세돌의 영향을 좀 받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2004년쯤인가.. 바둑 중계를 보면.. 이창호 답지 않은 수를 두네요~ 아주 공격적으로 나갑니다.. 라는 말을 많이 들었거든요
그리고 "여기까지 기보만 본다면 누가 이창호의 수들이 이세돌 같고 이세돌의 수들이 이창호 같습니다" 라는 멘트도 기억나구요..ㅎㅎ
참고로 마샤오춘은 빼주세요 로 유명한 마샤오춘은 이창호 상대전적 6승 25패로 이창호의 승률이 81% 였습니다..(지못미 ㅠㅠ)
조훈현의 옛글에서 보면 조훈현 자택에서 바둑공부를 하던 시절 어린 이창호는 그리 꼼꼼한 성격도 아니고
덤벙거리며 음식을 먹어도 이리저리 다 흩어 놓아서 크게 기대는 안하였다고 했었습니다
참고로 당시에 조훈현은 세계 최정상 기사였음에도 불구하고 이창호를 제자로 두었습니다..(이런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이창호 입단 5년차의 명인전에서 이창호는 자신의 사부를 이기고 명인 타이틀을 획득하게 됩니다만..
보수적인 바둑계에서 이러한 세대교체는 모두가 다 웃을 수 없는 희안한 분위기였죠..
승자(이창호)도 패자(조훈현)도 웃지 못했던 바둑.. 복기중입니다..
저당시에도 대한민국 1등이 누구냐 하면 조훈현이 바로 나오던 시기인데.. 다른 사람도 아니고 그의 제자가 사부를 꺾고
왕좌에 오른것이니.. 그 누구 하나 착찹하지 않을 수 없었겠죠..
이 이야기를 왜 했냐하면..
조훈현과 이창호의 사제대결에서 유독 반집으로 이창호가 이기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조훈현의 기풍은 타고난 천재성으로 상대방의 약점을 이리저리 난도질 하여 시원스레 이기는 타고난 승부사 타입
반면 이창호의 기풍은 눈앞에 들어갈 곳이 보여도 한번 두번 세번 두드려보고도 들어가지 않고 정확한 수읽기를 기반으로
끝까지 실수하지 않고 계산하여 이기는 타입.. 신발끈도 못메어서 군사 훈련소에서 군화에 똑딱이를 달아준 사람이
동일인물이 맞나 싶을 정도로 꼼꼼한 바둑입니다
사제지간에 이토록 기풍이 다를 수 있다니 그또한 놀랍기 그지 없지요
한때는 세계 바둑 기전에서 계속 한국이 이기고.. 중국 정상급 기사들도 이창호만 만나면 추풍낙엽처럼 떨어져 버리니..
중국 열혈팬들이 중국기원에 항의 전화를 엄청나게 했었다고 합니다
그때 중국 기원에서 한 답변이 아주 유명하죠
"이창호가 한국에서 태어난걸 어찌하란 말이냐?"
뭐 저 말도 안되는 전성기 승률은 (3년차 88% 나니고레??) 이런 꼼꼼한 스타일의 바둑이 가져온 결과라고 봅니다..
지금은 전성기를 지나 더이상 국제기전에서 찾아보기 힘들지만
아마 앞으로 다시 오기 힘들 한국바둑의 최고 전성기였던 90년대말~2000년대 중반을 최고 선두에서 이끌어온
이창호 사범을 저는 아직도 응원 합니다
아무쪼록 조훈현 사범님처럼 50대에도 젊은 바둑 기사들과 바둑 두는 모습을 티비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참.. 올라가서 이창호 기록 적고 와야겠네...ㅠㅠ
이세돌 이창호
1년차 1995년 6승 7패 46% 1986년 8승 3패 73%
2년차 1996년 33승 22패 60% 1987년 44승 11패 80%
3년차 1997년 55승 20패 72% 1988년 75승 10패 88%
4년차 1998년 40승 16패 71% 1989년 84승 28패 75%
5년차 1999년 46승 20패 70% 1990년 80승 14패 85%
6년차 2000년 75승 20패 79% 1991년 66승 20패 77%
7년차 2001년 53승 26패 67% 1992년 81승 24패 77%
8년차 2002년 53승 29패 65% 1993년 91승 21패 81%
9년차 2003년 42승 23패 65% 1994년 75승 20패 79%
10년차 2004년 56승 22패 72% 1995년 73승 15패 83%
11년차 2005년 64승 22패 74% 1996년 79승 32패 71%
12년차 2006년 84승 31패 73% 1997년 76승 22패 78%
13년차 2007년 90승 26패 78% 1998년 57승 16패 78%
14년차 2008년 82승 26패 76% 1999년 58승 15패 79%
15년차 2009년 25승 23패 52% (휴직) 2000년 65승 13패 83%
16년차 2010년 75승 17패 82% 2001년 48승 16패 75%
17년차 2011년 60승 24패 71% 2002년 55승 16패 77%
18년차 2012년 65승 26패 71% 2003년 49승 20패 71%
19년차 2013년 53승 32패 62% 2004년 50승 19패 72%
20년차 2014년 64승 29패 68% 2005년 51승 24패 68%
21년차 2015년 53승 27패 66% 2006년 60승 24패 71%
22년차 2016년 19승 7패 73% (진행중) 2007년 54승 31패 64%
23년차 2008년 66승 22패 75%
24년차 2009년 50승 26패 66%
25년차 2010년 42승 33패 56%
26년차 2011년 50승 26패 66%
27년차 2012년 33승 23패 59%
28년차 2013년 35승 31패 53%
29년차 2014년 29승 25패 54%
30년차 2015년 18승 15패 55%
31년차 2016년 5승 4패 56% (진행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