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환이 생일 축하해! 응팔을 보면서는 사실 택이를 응원했지만 내 가슴을 떨리게 한 건 정환이 너였어. 아마 이제는 느낄 수 없어진 '첫'사랑의 두근거림과 설렘이 가득한 네 표정, 네 행동들 때문이었겠지. 처음이라 더 서툴고 처음이라 더 애틋하고 처음이라 실패해버린 너의 나의 누군가의 첫사랑. 어떻게 표현해야 할 지 몰라 뒤에서 몰래 지켜보며 웃음짓고, 솔직하기 부끄러워 괜스레 더 틱틱대고. 드라마를 보면서는 병신 바보같이 고백도 제대로 못하고 끝낸다고 욕아닌 욕도 했지만 그래서 더 찬란하게 남는 게 첫사랑이겠지. 결핍으로 가득찬 택이가 그걸 메워 줄 덕선이를 만나 어른이 되었다면 사랑으로 가득차 있던 정환이 너는 첫사랑의 아픔을 통해 더 성숙하고 좋은 어른이 되었을거야. 94년의 네가 장난처럼 전한 88년의 진심들 덕분에 너의 첫사랑은 끝이 나게 되었지. 그 고백이 너무 맘아팠던 건 이루어질 수 없다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그걸 인정해버리는 순간 일말의 모든 가능성이 사라진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었던 거 같아. 바보같지만 혹시나 하는 희망을 가지고 싶을 때가 있잖아. 특히 사랑에 대해선. 지금 생각하면 참 예쁜 마무리였어.
나도 너처럼 예쁜 마무리 하려구. 고맙다 임마.
행복해라 김정환! 생일 축하한다!!
p.s. 응답하라1988 설정 상 정환이 생일이 오늘 이어서 생각하던 걸 적어봤어요. 반말은 죄송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