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유일하게 트라이아웃을 통해 미국선수를 선발하는 농구리그가 있다. 바로 한국 KBL이다'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은 24일(이하 한국시간) 자사 스포츠블로그를 통해 KBL 트라이아웃 밀착 취재담을 소개해 관심을 모은다. 영국 기자의 눈에 통해 본 트라이아웃의 생생한 현장이 담겨 있어 흥미를 끈다. 트라이아웃의 뒷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기회도 있었다. 이 신문은 KBL 트라이아웃에 대해 “세계에서 농구선수를 구할 때 자유계약을 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한국은 4일 동안 트라이아웃을 거쳐 2명의 미국선수를 선발하는 세계 유일한 리그다. KBL은 공정함을 위해 모든 선수와 관계자를 라스베이거스로 불러 모아 선발하는 것이 더욱 민주적이라고 느끼고 있다. 올해는 6피트 4인치(193cm)이하 선수를 반드시 한 명 뽑아야 하는 새로운 규칙을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이 매체는 정장을 입은 관계자가 단상에서 구슬로 순위추첨을 하는 드래프트 과정에 대해 “마치 30년 전 NBA 드래프트를 보는 것 같다. 지명된 선수는 단상에 올라 바로 계약서에 사인하지 않으면 5년 동안 자격이 정지된다”고 묘사했다. 친숙한 인터뷰이들도 등장한다. 로드 벤슨은 트라이아웃에 대해 “정말 웃기는 과정이다. 하지만 이것이 그들이 하는 일”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가디언’은 “벤슨처럼 이미 실력이 검증된 선수도 매년 트라이아웃에 참가해야 한다. 그래야만 한국에 올 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기사에서 한국 지도자들은 엄격하고, 무리한 요구를 많이 하는 것으로 묘사되고 있다. 조금이라도 게으른 모습을 보이면 바로 퇴출시킨다는 것. 이에 대해 벤슨은 “감독들이 불가능한 요구를 할 때가 있다. 그 때도 그냥 해야 된다. 만약 감독이 선수가 통제가 불가능하다고 생각되면 바로 선수를 집에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가디언’은 벤슨이 웃돈을 요구해 퇴출됐다는 속사정에 대해서는 서술하지 않았다. 외국인들이 웃기고 황당하다고 느끼는 와중에도 한국에 오려는 이유는 역시 돈을 잘 주기 때문이다. 가디언은 “한국리그는 ‘삼성’, ‘LG’ 같은 대기업의 이름을 팀명으로 사용한다. 전세계적으로 한국처럼 돈을 제 때 입금해주는 리그가 없다”고 했다. 삼성에 지명된 론 하워드는 “중국리그에서 9만 달러를 아직 주지 않았다. 내 돈 9만 달러가 중국 어딘가에 있을 것”이라고 농담을 했다. 올해 장단신제가 도입되면서 크리스 메시 같은 경력자도 직장을 갖지 못하게 됐다. 메시가 탈락하자 찰스 로드가 다가와서 위로를 해줬다고 한다. 이에 메시는 “아마 프리시즌만 지나면 날 부를 팀이 있을 것”이라며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고 한다.
'가디언'은 KBL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아마 올해가 KBL의 마지막 트라이아웃이 될 가능성이 높다. KBL 관계자들이 자유계약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이것은 KBL과 각 구단에게 매우 민감한 문제”라며 자유계약제도 재도입 가능성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