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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주의/BGM]기승동전
게시물ID : starcraft2_4323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위리스
추천 : 10
조회수 : 627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3/06/02 00:45:53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pc1Vd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pc1Vd




기말고사가 2주 앞으로 다가왔다. 

당장 다음주에 레포트와 조별발표를 두 번이나 해야하고 아무튼 바쁘다.

바쁠 수록 평소에는 잘 하지 않던 래더가 재밌어진다.

래더를 하기 위해 북미서버에 접속한 후 서치를 한다.


아킬론 평원, 상대는 5시 토스다.

별 생각 없이 갔던 지뢰드랍이 대박이 나고, 내 앞마당까지 기어온 병력을 상대로 투닥거리다가 의외로 쉽게 막아낸다.

직후 보낸 8불곰 드랍으로 앞마당 넥서스를 날렸다.

상대는 의욕을 잃었는지 가만히 있었다.


Heartlust : 씨발

씨..발? 여기는 북미서버인데 웬 뜬금없이 한국욕이지? 라고 생각하는 찰나

내 아이디가 Fkingkimchiman 인 것을 깨달았다.


Fkingkimchiman : r u mad? zzz 
Heartlust : 좆까
Fkingkimchiman : zzz r u korean?
Heartlust : 아니야 씨발 난 미국인이야
Fkingkimchiman : 근데 한국욕 잘하네?ㅋ
Heartlust : 한국말 배웠어


음... 보통은 존댓말 부터 배우는 걸로 아는데, 이 양키는 말이 좀 짧다.

Fkingkimchiman : 음 ㅋㅋ 그래? ㅋㅋ
Heartlust : 내가 한국말 왜 배울지 알아?

'배운지' 겠지? 아마도 그리 오랫동안 공부한 건 아닌 듯 하다.
자신이 왜 한국어를 배운지 아냐는 물음에 내가 대답하기도 전에,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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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나는 고등학생이고, 존나 찌질한 양아치였어.

그녀를 처음 만난건 칙칙하고 어두충충한 씨애틀 거리에서였어.

사람 둘이 지나가기 힘든 정도의 좁은 길을 걸어가던 도중 서로 어깨를 부딪혔고

세상 무서울게 없던 나는 그녀를 위협했어.

그녀는 약간은 어눌한 말투로 계속 사과만 반복했어. 난 그녀가 아마 아시아에서 온 유학생일거라 생각했지.


하지만 그녀는 너무 이뻤기 때문에, 나는 그녀를 위협한 것을 바로 후회했어.

내 까칠한 반응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너무나 천진난만하게 파이오니어 스퀘어로 가는 길을 물어봤고, 

나는 곧바로 친절하게 알려주는 동시에 그녀의 전화번호를 요구했어.


헤어지는 그녀는 내게 환한 미소를 보여줬고, 나는 흥분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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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는 내용을 그는 빠르게 영어로 써내려갔다. 

그러나 내 독해능력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wait wait을 외치면서 좀 천천히 얘기해달라고 했다. 

게임 따윈 이미 어떻게되든 상관없었기에 나는 그 때까지 뽑아놨던 해불의를 맵 구석에 짱박아놓은 채로

궤도사령부만 계속 지으면서 온 맵에 스캔을 뿌리며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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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연락을 주고받기 시작하며 우리는 친해졌어.

그녀는 미국에 온지 1년 됐었고, 아직 여기에 완전히 익숙해지지 못한 것 같았어.

내가 처음 그녀를 만났을 때 느낀 감정은 흥분과 성욕이였지만, 곧 그런 마음은 사라졌어. 

그녀는 작은 인형같아서 보호해주고 싶었어.



난 그녀가 사용하는 브로큰잉글리시를 정확하게 고쳐주기 위해 별로 관심 없던 문법공부도 하고 그랬어.

그녀는 가끔씩 한국어 단어를 알려주곤 했어. 대박, 고딩, 남친, 밥맛, 재수없어, 썰렁하다 등등...

그렇게 계속 공원, 여객선, 해변 등 여러 곳을 함께 다녔어. 너무 행복했어.

그러던 겨울, 농구를 하다 집에 돌아오는 중 그녀의 번호로 전화가 왔어.

하지만 그녀가 아닌 그녀의 동생이였고, 동생은 울먹이는 목소리로 그녀가 사고를 당했다고 했어.


난 바로 병원으로 갔지만 그녀를 만날 수는 없었어. 복도에서 한시빨리 그녀가 낫기만을 기다렸어.

몇 시간이 지나고, 의사는 어두운 얼굴로 나와서 그녀의 죽음을 전해줬어. 씨발.


난 계속 존나 울면서 집에왔어. 씨발 신이시여, 왜 그녀를 죽게 만들었지?

집에와서 그녀와 나눴던 쪽지와 선물을 차곡차곡 담아뒀던 상자를 발견했어.

난 그녀를 보내주고 싶었기에 그 상자를 태우기로 결심했어.

나는 공터로 그 상자를 가져가서 존나 태우면서 계속 울었어.

십분 정도 후에, 난 그것들이 다 탔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그 잿더미 속에서 난 뭔가 발견했어.

그건 동전이였어. 씨발같은 동전이였지.

그 동전 하나만은 타지 않고 남아있던거야.

그래서 난 생각했어. 이건 그녀가 내게 남겨준 마지막 물건이라고.


난 그 동전에 뭐라고 써졌는지 알고 싶었어. 그녀가 남긴 마지막 메세지라고 생각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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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rtlust: that's why i've started to learning korean
Heartlust: what was written there was fking 오백원
Heartlust: 그래 그 씨발동전에는 오백원이라고 써져있었어

Heartlust님이 게임에서 나갔습니다!





출처:http://www.playxp.com/community/funny/view.php?article_id=4549255

요약:1.래더하는데 양놈이랑 만나면서 떠듬
2.양놈이 한국여자를 만났고 그녀에게 외국어를 알려주며 한국어도 같이 배움.
3.어느날 그녀가 죽었단 소식을 들었고 추억을 태우는데 동전이 남았고
4.그게 특별한 의미일거라 생각해서 한국어 공부를 했는데 그게 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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