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저 스스로가 자각하지 못할 정도로 한국드라마의 전형적인 클리셰에 젖어든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작가가 조금은 편한 길을 택했다고 볼 수도 있겠고요.
저는 고백부부같은 드라마를 참 좋아합니다.
사실 조금 더 유치한 드라마도 좋아해요.
하지만 고백부부는 그런 유치함속에 드라마자체를 관통하는 묵직함이 있어서 더더욱 좋아합니다.
이런 로맨스(?)물은 정말 1년에 하나 보기가 힘들죠.
오히려 이런 기대때문에 오늘의 마지막 교통사고 장면에서 진부함때문에 맥이 탁 풀릴수 도 있었겠습니다만,
진부하다는 것, 그리고 클리셰라는 것은 어쩌면 일종의 치트키와 같은 것이죠.
그 것이 일반적으로 통하기 때문에 클리셰로 받아들여지지 통하지 않는다면 그건 이미 잊혀졌겠죠.
어차피 필연적으로 과거에 머무를 수 없는걸 우린 알고 있고 그들이 돌아가야 하는 이유를 만들어야하는데 정말 뒤통수를 탁 칠만한 전개가 있었다면
더할나위없이 좋았겠으나 우리에겐 너무나 진부하지만 이야기를 이어가기에 또한 더할나위없이 좋은 '죽음'이라는 소재가 있었던거죠.
제 자신이 작가가 아닌 다음에야 저는 딱히 이 이상의 스토리를 생각하기가 어렵네요.
그나마 대중이 받아들이기가 가장 쉬운 전개라고 생각이 들어요.
인연의 끈은 한올만 남아서 간신히 이어져있었고 그 것을 깨닫고 움직이는 순간 끊어져버리고 오갈데 없어진 감정은 폭발하고..
진부하지만 강력한 한방이죠.
어차피 돌아가는건 기정사실이었고,
전 항상 그 이후가 궁금했습니다.
기억을 가지고 돌아가는건가?
아니면 또 진부하게 "쉬발, 꿈." 일까?
진짜 진부함은 오늘이 아니라 내일 결판이 날 것 같군요.
느무느무 기다려지는군요.
음하음하 언제나 좋아하던 드라마의 최종화는 두근거리기도, 씁쓸하기도 하군요.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