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기간 민주당 지지자로 살아왔고, 다가오는 총선에서도 민주당에 투표할 예정입니다.
다만 조국 사태와 관련해서는, 조국 교수님은 장관으로서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 생각하였는데요.
오프라인에서도 기회가 될 때마다 조국 교수님에 관해 많은 논의를 했지만,
온라인에서, 익명에서 의견을 나누는 것도 유익할 수 있겠다 싶어 글을 남깁니다.
조국 교수님에 대한 지지자가 상대적으로 많은 커뮤니티인 만큼,
제가 지금 드리는 글로 인해 상당한 수준의 인신공격에 노출될 수 있다고는 생각합니다만
그 와중에서도 얻을 수 있는 통찰이 있겠다 싶어 글을 남겨봅니다.
논리적으로 응해주실 분이 얼마나 계실지 모르겠으나, 일단 저의 생각부터 남겨보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조국 장관을 옹호하시면서, 보통 자유한국당의 문제나 검찰의 문제를 지적하고는 하십니다.
그러나, 조국 장관의 반대편에 있는사람들이 나쁘다고 해서, 조국 장관의 죄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죄는 그것대로 나쁜 것이므로 개혁해야 하는 것이고, 마찬가지로 조국 장관의 죄도 그것대로 나쁜 것이므로 바꾸어 나가야 하는 대상입니다.
자유한국당이 나쁘다고 해서, 조국 장관이 저지른 수많은 문제들에 대한 면책특권이 생기지는 않습니다. 장관으로서 자격을 갖추었다고 하기에는, 조국 장관은 본인은 물론 가족들까지 너무 많은 범죄혐의에 연루되었습니다. 본인도 11개 혐의로 기소되었고, 구속영장이 기각될 때도 법원에서는 죄질이 나쁘며 범죄혐의가 소명되었다고 인정하였습니다. 아내인 정경심 교수 또한 14개 범죄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되었을 때 대부분 범죄혐의가 인정된다며 법원에서 구속을 결정했구요. 친동생분 또한 재단 사무총장을 지내며 2명의 교사를 채용해주는 대가로 2억원의 돈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는 본인이 인정한 사실이기도 합니다. 여러분은 검찰이 없는 죄를 만들어내었다고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이미 법원에서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혐의가 소명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인사청문회 제도가 실시된 이래로, 조국 교수님만큼 문제가 많은 사람이 장관으로 임명된 사례는 대단히 드문 경우입니다.
검찰개혁을 위해 조국 장관을 임명해야 한다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러나 검찰 개혁은 조국 교수님을 통해서만 달성할 수 있는 목표가 '전혀' 아닙니다. 오히려 반대에 가깝습니다. 조국 교수님 본인도 수 차례 언급했듯이, 검찰개혁을 시도한다면 검찰의 저항이 불보듯 뻔하고, 저항의 방식은 법무부 장관에 대한 먼지털이식 수사로 나타나는 것이 예측 가능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법무부 장관은 깨끗한 사람이어야 한다고 조국 교수님 본인도 수차례 말씀하시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조국 교수님은 먼지털이식 수사에서 안전한 사람이기는 커녕, 일반 국민 기준에서도 전혀 깨끗한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놀라울 정도의 부패와 위선이 쏟아져 나왔고, 이는 다수 국민들의 상식에 전혀 부합하지 않았습니다. 조국은 검찰개혁의 적임자가 아니라, 검찰개혁의 선봉장으로 내세우면 반드시 필패할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도 35일만에 사퇴를 하며 검찰개혁을 중단시켰구요.
검찰개혁의 핵심은 공수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입니다. 조국 교수가 장관에 임명되면서 작년 8월부터 12월까지 그 귀한 검찰개혁의 적기를 대부분 놓쳤고, 이제는 총선을 앞두고 국회가 제대로 일하지 않는 상황에서, 추미애 장관이 얼마 안되는 시간과 역량을 모아 검경 수사권 조정을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 봉착하게 되었습니다. 조국 교수님이 아니라 다른 분이 장관이었다면, 검찰개혁이 훨씬 수월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입니다. 조국 교수님은, 검찰 개혁의 적임자가 전혀 아니었습니다.
다시 말씀드립니다. 자유한국당이나 검찰이 나쁘다는 것은, 조국 교수님에 면책특권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먼지털이식 수사로 저항을 했을 때, 문제가 적당히 나와야 적당히 이해를 해주고 넘어가는 것이지, 조국 장관의 문제는 그 정도가 아니었습니다. 자유한국당과 검찰은 대단히 문제가 많고, 그렇기 때문이 개혁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조국 교수님도 문제가 많기에, 장관으로서는 부적격한 사람이었습니다. 검찰 개혁에도 도리어 방해만 되었구요. 여기까지가 제 의견이었고, 여러분의 고견을 기다리겠습니다. 몇몇 분들이라도 건전하게 토론에 응해주시길 기대하며 글을 마무리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