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말선초를 다룬 드라마는 지금까지 14번이 있었다고 하고 7번이 KBS에서 했습니다. 작품마다 차이가 있으나 어느정도 공통된 부분들이 있는데 "태종 이방원(이하 이방원)"은 확실히 다른 부분이 많습니다.
1. 이성계의 야심 이전 여말선초 드라마에서는 이성계는 왕이 되는 것에 대하여 고민이 많은것으로 묘사했습니다. 보통은 상당히 늦게까지 왕이 되는것에 주저하다 정몽주의 죽음으로 결심을 하는편입니다. 하지만 "이방원"에서는 첫화부터 왕이 될 야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냅니다. 물론 정몽주 때문에 주저하는건 마찬가지이나 그래도 이전에 비하면 정말 대놓고 야심을 드러냅니다.
2. 이방원 형제들 이전에는 신의왕후의 아들들인 이방우는 나왔다가 금방 사라지고 이방과는 소심하며, 이방의는 실종, 이방간은 엑스트라급 신덕왕후의 아들들인 이방번은 엑스트라급, 이방석은 꼬맹이로 묘사됩니다. "이방원"에서는 이방우는 이전과 비슷하고 이방과는 상당히 과감하고 야심있으며, 이방의는 드디어 실종에서 돌아왔고 이방간의 비중이 높아졌습니다. 아직은 이방번과 이방석은 제대로 묘사되진 않았지만 일단 나이대가 더 많은 배우들로 나오는듯.
3. 정도전과 정몽주 정도전과 정몽주는 이전작품들은 젊은 시절에는 절친, 이후에는 눈물을 머금고 정적으로 맞서게 묘사되었고 정몽주의 사망에 정도전은 크게 슬퍼합니다. "이방원"에서는 서로 못잡아먹어서 안달난 사람들입니다. 서로를 죽여야 한다는것에 일말의 주저함이 없습니다. 아직 정도전이 죽으려면 멀었으니 논외로 하고 정몽주의 죽음 자체도 이전과는 확연히 다릅니다. 일단 하여가와 단심가는 아예 언급조차 안됩니다. 또한 이전에는 밤에 살해되며 죽음을 겸허히 받아들이는것으로 묘사되나 "이방원"에서는 벌건 대낮에 있는 힘껏 도망치다가 잡혀서 한마디 말도 못하고 맞아죽습니다. 뭔가 장엄하게 죽음을 맞이하던 이전작품과는 확실히 다릅니다.
4. 킬방원 킬방원 이미지 때문에 이전 작품들은 이방원의 무인적인 기질을 보여줬습니다. 그런데 "이방원"에서는 "육룡이나르샤"와 더불어 무력 0의 이방원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하급 문신으로 근무하는 모습이 처음으로 나오기도 합니다. 정몽주 암살에서도 최후까지 설득하다가 실패 후 암살하던 이전 작품과는 달리 저 멀리 뒤에서 명령만 합니다. 당연히 하여가 따윈 없습니다. 다만 정몽주 암살 이후에는 이전작품과는 달리 굉장히 괴로워하게는 표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제1차 왕자의 난 때 정도전, 이방번, 이방석을 어떻게 처단할지 궁금하네요.
5. 가족사 중심 이전 작품들은 이성계일가의 가족사와 대국적인 정치가 적당히 섞여있으나 "이방원"에서는 정치는 곁다리에 가깝고 가족사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1,2차 왕자의 난, 양위, 민씨일가 몰살, 양녕대군관련도 정치적 논쟁보다는 가족사를 중심으로 두고 묘사하지 않을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