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연식이 슬슬 올라가지만 아직도 게임 좋아하는 아재입니다.
마느님한테 용돈 삭감되서 돈이 없으므로 음슴으로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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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은 서초동에 있는 회사에 근무하고 있음.
이쪽에 계신분들은 알겠지만, 서초동에서 법원 가는 쪽 삼거리에 거의 매일 태극기를 든 어르신들이 있음.
며칠 전, 겁나 더운 날 식사를 하고 직장 동료들과 함께 음료 한잔 사먹으로 가는 길이었음.
(법원쪽에 생과일 주스 맛나게 하는 집이 있음. 인터넷에 있는진 모르겠지만 이 동네에서는 나름 유명?한 집일 거라 짐작)
과일주스 가게를 가려면 법원 삼거리쪽 큰 길을 건너야 함. 횡단보도를 건너는 도중 태극기를 든 할배랑 눈이 마주쳤음.
이 분들이 주구장창 태극기를 흔들고 있는건 아닌데, 좀 쉬다가 한번씩 503 석방하라~ 하면서 열정적으로 태극기 흔드는 타이밍이 있음.
딱 그때 눈이 마주쳤음.
그런데 길을 건너는 도중 그 할배가 슬슬 내쪽의 횡단보도로 이동을 하는 것이었음. 그때 난 속으로
' 아 이 날씨에 저러고 있는거 보면 이건 임금 받는게 아니고 진짜 무슨 신념 혹은 종교의 문제인갑다' 하는 생각 중이었음.
딱 길을 건너서 과일주스집으로 가는데 슬슬 영감님이 따라옴. 난 이건 뭐야 하는 눈빛으로 바라봤음.
그런데 갑자기 "503을 석방하라~!" 하면서 따라 오는거임. 그때 나도 모르게 반사적으로
" 가서 뒈지세요" 했음. (살짝 들릴락 말락한 목소리 크기)
그 말듣고 영감님이 움찔 함. 정정해 보이기는 하지만 백발이 성성한 할배였음.
그러더니 날 보며 상황판단을 하는 느낌?
이쯤에서 본인 스펙은 :-
만 36세 / 키 174 / 몸무게 88KG / 짧게 깍은 깍두기 머리 (모발이 강해서 기르질 못함) / 복싱 2년 / 헬스 1년 을 해오고 있는 건장한 돼지체형.
영감님이 막말은 못하고 또 " 503을 부당 구속중이다. 석방하라!" 고 외침. 거기에 대고 " 가서 뒈지세요!" (이번엔 좀 큰 목소리) 한번 더 해줌.
그러자 영감님이 " 문재인은 빨갱이다!" 를 영혼까지 끌어모은 목소리로 시전. 난 한번 웃어주고 " 가서 뒈지세요!" 카운터 날림. (이건 영감님 목소리랑 비슷한 크기).
거기까지 듣고 영감님은 " 이새끼는 답이 없다" 는 표정을 짖고 다시 자리로 돌아감.
본인은 옆에 있던 동료에게 야 이거 웃긴다 하며 일부로 좀 크게 웃으면서 가던 길 계속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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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만 보면 별거 아닐지 모르겠지만 본인은 시원했네요.
저 영감님들 한동안 맨날 군가를 겁나 크게 들어놔서 개인적으로 ' 아 이렇게 사람이 쇄뇌되어 가는구나..' 싶었는데, 스트레스가 좀 해소된 느낌이네요.
이상 나름의 썰이엇습니다. 좋은 하루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