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단체에서 예술교육과 문화예술 기획자로 일하던 라은영씨(56)는 세월호 생존 학생의 아버지로부터 ‘아이들이 놀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줬으면 좋겠다’는 말을 듣고 ‘그런 공간’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주위의 많은 도움을 받아 생존 학생들을 위한 공간 ‘쉼표’가 만들어졌다. 9년째 쉼표를 운영해오고 있다.
“세월호 참사 이후에 모든 업무가 중단됐어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어요. 집회, 분향소, 단원고만 오가다가 2014년 겨울쯤에 ‘문화예술인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궁리를 하게 되었어요. 오랜 지인 중에 생존 학생의 부모가 있었어요. 그분에게 생존 학생들 이야기를 듣게 되었어요. 학교에 가면 상담 프로그램만 하니까 너무 지쳐 있다고 했어요. 그냥 재밌게 놀 만한 프로그램을 만들어주면 좋겠다고 하더라고요. 사실 피해를 본 아이들, 직접 피해자는 아니어도 유가족, 형제자매, 친구 등 회복의 과정과 단계가 제각각인 사람들을 모아놓고 같은 프로그램으로 회복을 돕다 보니 입장의 충돌이 생겼던 거죠. 자기들의 이야기를 하기 힘든 상황이 되니까 생존 학생들이 숨어버리더라고요. 이 아이들을 위한 공간의 필요성을 많은 분들이 공감하게 되었어요. 그러다 2015년 광주시민상주의 1일 밥집 후원금과 안산 희망재단의 후원금, 그리고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2015년 11월에 정식으로 개관하게 되었어요. 평소 알고 지내던 생존 학생들과 함께 공간의 구성과 이름을 논의했는데, 한 친구가 ‘쉼표’라는 이름을 제안했어요. ‘힘들 때 쉬어가도 좋아, 그래서 쉼표.’ 쉼표라는 이름이 이렇게 만들어졌어요.
출처 |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308/0000034557?sid=1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