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집 ‘대륙포차’ 사장 최성림씨(41)가 요리할 때 쓰는 모자에는 세월호 리본 스티커가 붙어 있다. 2018년에 목포신항에서 받은 스티커다. 2005년에 중국 옌볜을 떠나 한국으로 온 그는 동포 친구들을 만나러 한 달에 몇 번씩이나 안산 원곡동을 찾아갔다. 그 길에서 단원고등학교를 알게 됐다.
“참사 당시에 TV를 보면서, 정말 충격적이었어요. 아니 어떻게 몇 명도 아니고, 몇백 명이었잖아요. 한국이라는 선진국에서 이런 사고가 일어나다니 믿을 수 없었죠. 특히 ‘가만히 있으라’고 했다는 게 정말 이해가 안 되고 화도 많이 났어요. 그때 책임자로 있던 사람들은, 누구한테 보고하고, 전화하고 이럴 시간에 본인이 판단 내려서 빨리 지시하고, 하나라도 더 배를 보내고, 헬기를 띄워서 구할 수 있는 사람들을 구했으면 어땠을까 싶어요. 지금도 너무 많이 화가 나고 안타까워요.
세월호 리본 스티커는 2018년 목포신항에서 받아서 붙인 거예요. 그때 전남 신안에 일이 있어서 간 김에 세월호 선체가 목포신항에 거치되어 있다고 해서 찾아갔어요. 가까이서 보지는 못하고, 철창 너머로 선체를 보는데 완전히 녹슬었더라고요. 그때 기분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자원봉사자들이 노란색 리본 스티커를 나눠주셨어요. 그때 모자에 붙인 거예요. 세탁할 때마다 떼어질까 봐 정말 신경 쓰였는데, 다행히도 잘 붙어 있네요. 시간이 지나서 세월호 다큐멘터리를 다시 찾아보게 된 것도 모자에 지금까지 붙어 있는 세월호 리본 스티커 덕분이에요.
첫째 아이가 올해 유치원에 들어갔어요. 제 아이가 만약 누구한테 억울하게 맞고만 들어와도 저는 정말 잘 못살 것 같거든요. 참사를 겪은 유가족분들의 마음이 어떠실지 실은 가늠이 안 돼요. 유가족분들에게는 정말 아무 말도 못할 것 같지만, 제가 유일하게 바라는 것은 가족분들이 제발 건강을 잘 챙기셨으면 좋겠어요.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도 꼭 이루어졌으면 해요.”
출처 |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308/0000034563?sid=1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