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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의 승리 VS 나의 자유와 재미' 라는 글을 보고 생각하는 트롤링이란
게시물ID : overwatch_5960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늠름한고등어
추천 : 7
조회수 : 714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8/06/03 14:4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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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우선 제목에도 적어 드렸지만 (닉 언급해서 죄송합니다만)'이런것도있네'님의 글의 답글로 쓰려던 글이
너무나 길어졌는데, 말주변이 부족하여 줄이진 못하겠어서 그냥 이렇게 별도 글로 답글을 대신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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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초창기인 2년 전이나 지금이나 논의 방향이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아서 재밌습니다.

트롤링, 또는 즐겜 등에 대한 제 생각은 이렇게 표현하고 싶습니다.
게임을 싱글플레이, 콘솔게임(이것도 요즘은 온라인이 대세라지만) 같은 개념으로 접근하느냐,
E-SPORT라는 일종의 스포츠로서 접근하느냐 하는 관점의 차이인 것 같습니다.
 
링크해 주신 글 찬찬히 읽어 봤는데, 농구를 비유해서 댓글을 다신 분이 있더군요.
(링크:http://todayhumor.com/?overwatch_59599)
이건 저도 지인에게 트롤러를 비난하며 자주 사용하는 비유 방식인데요.
우리가 흔히 '농구를 하자'라는 말을 한다면, '공을 드리블하며 상대방의 링에 골을 넣는 시합을 하면서
상대팀보다 많은 득점을 하자'라는 공동의 목표가 전제되어 있는 것입니다.
패스는 적에게! 골은 내 골대에! 워킹바이얼레이션은 모르겠고! 라며 안하무인의 플레이를 하는 것은 
현실 세계에선 존재할 수가 없는 사고방식입니다. 있다면 최소한의 사회성이 결여되어 있다고 봐야 하겠죠.
게임을 E-SPORT로 접근하는 관점이 이것과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작성자님의 꼬릿말처럼 '게임 따위지만 이겨야 하는'게 아니라 '스포츠라면 당연히 승리의 추구'가 목적이라는 거죠.
 
하지만 진짜 현실은 또 다른 이면이 있습니다.
농구로 할 수 있는건 단순히 경기의 승패만 가르는 것 뿐만이 아닙니다.
올스타전의 덩크슛, 3점슛 콘테스트 등 경기 결과와 전혀 무관하며 농구라는 종목 안에서 가능한 일종의 '예능'이 얼마든지 존재하죠.
자선경기 같이 승패가 목적이 아닌 경기라면 감독이 플레이를 할수도 있고, 전형적 빅맨 센터가 드리블 돌파를 하다 넘어져도,
단신의 포인트가드가 덩크슛을 시도하다 실패해도 모두가 웃고 즐길 수도 있겠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비현실적인 덩크슛 콘테스트가 왠말이냐, 모름지기 농구라면 정정당당한 승부를 가리는 게 목적이지"라는
말을 한다면 그것은 전형적인 꼰대질이 되겠죠.
(근데 솔직히 어디에도 일부러 공을 라인 밖으로 던져버리는 등의 트롤링은 하나의 장르로 인정받긴 힘들 듯 하네요)
 
이 관점을 오버워치로 가져와 보죠. 
'내 돈 주고 산 게임을 내가 어떻게 플레이하던 그건 내 맘인 것이고,
어떻게 게임의 목적으로 단순하게 승리만을 좇을 수 있느냐'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게 저의 중요한 요점입니다.
게임을 일종의 문학적으로 접근하면, 소설이나 영화와 틀리게 유저가 직접 서사에 관여한다는 점입니다.
이야기의 전개를 내가 원하는 대로 이끌어갈 수 있다는 것이죠.
따라서 비록 팀 게임이지만 유저 각각이 원하는 서사에 따라 그 결과가 승리가 될 수도 있고 패배가 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건 그 서사의 결과를 스포츠 본연의 목적에 충실하게 쓰고싶은 분들에게 아주 큰 피해가 될 수 있습니다.
해당 게임에 환멸을 느끼게 될 정도로요. 내 맘대로 하고는 싶지만 그런 분들에게까지 피해를 줄 순 없지 않겠습니까?
왜냐하면 그렇게 환멸을 느낀 유저들이 다 떠나면, 내가 그런 플레이를 하고 싶어도 상대가 없어서 할 수 없어질테니까요.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블리자드는 게임 내에서 그 해답을 아주 훌륭하게 제시하고 있습니다.
바로 아케이드 모드가 그것이죠.
 
네 그렇습니다.
농구를 하기로 참여하기는 했지만 드리블은 일단 발로 해야 제맛인 분들,
시메트라로 순간이동기를 절벽에 설치하고 떨어지는 아군에게 인사 날리는 맛에 하는 분들,
라인하르트만 들면 방벽은 모르겠고 망치질 하는 게 그렇게 짜릿하신 분들 모두,
아케이드로 가셔서 모두 각자가 하고싶은 서사를 쓰시면 됩니다. 거기엔 누구에게도 비난할 여지는 없습니다.
 
경쟁전은 (제 기준 내에서 빠른대전도) 오버워치를 스포츠처럼 팀간의 진지한 대전을 통해
승리를 추구하며, 승리를 쟁탈하는 과정에서의 희열, 열심히 노력했지만 어쩔수 없었던 패배의 아쉬움,
함께 노력한 팀원에 대한 동료애 등을 느끼고 싶은 분들이 모이는 자리입니다.
어느 팀이 트롤러, 즐겜러 덜 데리고 시작하는가 경쟁하다가 트롤러 더 적은 팀이 이기는 룰이 아니라는 겁니다.
(또는 누가누가 더 팀내의 트롤러를 잘 설득하나, 본격 어르고달래기 배틀)
 
자기의 '게임을 즐기는 가치'는 정당한 가치라고 주장하면서, 
다수의 일반적인 유저들을 '게임 따위에서 승리에 집작하는 싸이코패스' 쯤으로 비하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각자가 추구하는 가치가 틀린 거니까요. 차이는 인정 합니다.
그러니 즐겜과 트롤링이 좋으신 분들은 블리자드가 제시하는 아케이드라는 훌륭한 대안이 있으므로 이제는 애용하시기 바랍니다.
 
그럼 오늘도 각자 희망하는 모드에서 즐옵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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