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명박 대통령 시절. 광우병 위험 미국소 무제한 수입한다고 했을 때. 촛불을 들고 광화문으로 갔습니다. 광우병 위험 소고기를 내 가족이 먹게 할 수는 없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광화문 시위에서 경찰이 차벽을 세우고. 시위대와 대치를 했는데. 차벽을 돌파하기 위해 시위대가 경찰을 밀어부치는 상황이었습니다. “남자분들 앞으로 나가주세요!” 라는 누군가의 외침에 얼떨결에 휩쓸린 저는 시위와경찰이 몸을 밀고 밀치는 중간에 끼었습니다. 내 뒤로 수십명이 일치단결하여 밀치는 압력을 온몸으로 받으니. 그 순간 숨을 쉴 수가 없더군요. 락 페스티벌에서 밀고 밀치면서 받는 압박하고는 차원이 달랐습니다. 이러다 잘못하면 죽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느 순간 압력이 줄어들었고. 겨우 현장을 빠져나온 저는 그 후 더이상 선두에 가지 않고. 조금 멀리서 촛불을 들다가 귀가 했던 것입니다.
그런 경험이 있어서일까요. TV를 틀면 들리는 이태원 참사소식에. 뉴스를 검색하고. 게시판에서 관련 글들을 읽고나니 사고 현장이 상상됩니다.
좁은 내리막길 골목길. 밤거리의 현란한 네온사인 조명. 시끄러운 음악소리. 너무 많은 인원이 몰려 꼼짝달싹 못하는 좁은 비탈길. 거기서 인파에 짖눌려 질식해 선채로 죽어가는 젊은이들. 여기저기서 터져나오는 비명과 토사물 냄새. 오열.
저는 할로윈의 이태원에 가본적이 없고. 사고영상도 뉴스에 나오는 것 이상으로 보지 않았으며. 유투브 같은데 사망자가 속출하는 실황영상 같은것도 보지 않았지만. 가만히 앉아서 눈을 감으면 그런 생각이 자꾸 떠오릅니다.
왜 그 많은 젊은이들이 거기서 희생되어야 했나. 사고를 사전에 막을 수 있지 않았나. 한국은 지난 십수년동안 수차례 대형 시위등을 겪으면서. 대규모 군중 통제에 대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나라다. 충분히 사고 막을 수 있었다. 할 수 있는 조치를 하지 않아서 참사가 났는데. 책임자의 사과는 없습니다. 책임지는 이도 없습니다.
도대체 뭐죠. 이게 나라인가요.
분노합니다.
대체 왜 매년 해왔던 할로윈 이태원 통행통제를 올해는 하지 않았나. 골목길 마다 경찰관 몇명만 배치했다면 사망사고까지 나지는 않았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