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스승의 날이네요.. 근데 저는 그 누구도 못,안, 믿어 주지도 않는 40여년 전의 스승의 날이 지금도 끔찍하고 주옥같아서 떠올리기도 싫습니다.
어디 지방 산꼴짜기 촌구석에,어느 정도의 제재?조차도 없는 외진 곳이 아니라 서울특별시 한복판 중학교때 일인데요.
스승의날 일주일 앞두고 체육주임(3학년 체육선생님이 주로 하시는) 선생님이 1,2,3학년 반장 부반장을 다 소환하시고 하시는 말씀이, "다음주가 스승의 날이니까 너희는 모범을 보여서 너희 담임한테만이라도 그럴싸 한 선물을 하길 바란다" 하셨습니다. 저는 그 말씀에 하늘이 노랗고 하얗고 한게 저 자체도 먼 친척한테 맡겨져서 남의집 살이 하는 형편에, 내가 신을 신발도 구멍난거 감추며 간신히 신고 다닐 형편일 때 인데..스승의 은혜 감사하고 고맙고 또 감사하고 해도,뭐 어떤걸 해 드릴 수도 없는 상태였어서..
그런데 그 체육주임 선생님이 특히 저한테는 "넌 니 담임이 체육선생님이시니까 특별히 나이키 ~~이런 스타일,하얀 운동화 해 드려야 한다~~^^"" 라고 모델명까지 찝어서 말씀하시더라구요.
근데 안되는데 못하는데, 오만 생각이 들어도 바로 그 자리에서 뭐라 말하면 그 때 시절은 예의없는 놈이라 혼나니까 그 소환 끝나고 한시간가량 뒤에 찾아 뵙고 이러저러 한 사정설명을 드리고 못 하게 되는 상황을 말씀드렸더니.. 제게 온 건 오만 쌍욕과 모욕적 언사..(구체적으론 떠올리긴 싫어서라도 표현 안할랍니다만..젊어서 혼자되신 어머니,그 외 연관된 그런 그런 말..들)
그러고 지옥같은 일주일이 지나고..(그 일주일은 정말 힘든 일주일이었는데..그 나이키 신발 살 형편이 안되니.. 얹혀 사는 친척어른한테 부탁할 형편 안되고 신문배달,구걸? 그런거 하기에 시간도 없고.. 강도짓 이라도 해야하나,길 가는 누구 지갑이라도 쌔벼야 되나? 이런저런 고민과 자살시도 등등)
대망의 스승의날이 밝았습니다. 학교가기가 너무 무섭고 힘들었지만 그래도..모든거 체념하듯이 하고 선생님이시니까.. 스승님이시니까... 그 생각만 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