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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급_좋은_날.txt
게시물ID : lol_30799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Luce
추천 : 1
조회수 : 25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08/07 20:20:24
저녁 6시가 된 게 트롤이 올 듯하더니, 트롤은 아니 오고 죽다가 만 피더가 추적추적 내리었다.
이날이야말로 실론즈 안에서 원딜러 노릇을 하는 박첨지에게는 오래간만에도 닥친 운수 좋은 날이었다. 골드에(거기도 플래는 아니지만) 들어간답시는 다이아 부캐 서폿을 칼서렌까지 모셔다 드린 것을 비롯하여 행여나 버스가 있을까 하고 픽창에서 어정어정하며 픽하는 사람 하나하나에게 거의 비는 듯한 눈길을 보내고 있다가, 마침내 챌린저인 듯한 양복장이가 칼서렌까지 태워다 주기로 되었다.
첫 날에 30LP, 둘째 날에 50LP --- 초중딩 방학 댓바람에 그리 흉하지 않은 일이었다. 그야말로 재수가 옴붙어서 근 열흘 동안 승리 구경도 못한 박첨지는 실버 1티어 승급전이 찰깍하고 정보창에 뜰 제 거의 눈물을 흘릴 만큼 기뻤었다. 더구나 이날 이때에 이 80이라는 LP가 그에게 얼마나 유용한지 몰랐다. 깨진 멘탈에 힐링 한 번 적실 수 있거니와, 그보다도 앓는 MMR에게 연승도 사다줄 수 있음이다.
그의 MMR이 트롤으로 쿨룩거리기는 벌써 달포가 넘었다. 브론즈5도 이기기를 힘들다시피 하는 형편이니 물론 대리 한 번 해본 일이 없다. 구태여 쓰려면 못쓸 바도 아니로되, 그는 MMR이란 놈에게 대리를 주어 플레 보내면 트롤을 붙여서 자꾸 온다는 자기의 신조(信條)에 어디까지 충실하였다. 따라서 대리 기사에게 보인 적이 없으니 무슨 트롤인지는 알 수 없으나, 반듯이 떨어져가지고 골드는 커녕 1100으로도 못 가는 걸 보면 중증은 중증인 듯. 트롤이 이대도록 심해지기는 열흘 전에 정글을 먹고 체한 때문이다. 그때도 박첨지가 오래간만에 연승을 얻은 뒤 1,5픽 미드 오공과 르블랑 정글 듀오를 돌려 주었더니 박첨지의 말에 의하면, 오라질년들이 천방지축(天方地軸)으로 적팀에 대고 죽었다. 마음은 급하고 갱킹은 닿지 않아 채 닳지도 않은 것을 그 오라질년들이 운영은 고만두고 손으로 움켜서 두 뺨에 주먹덩이 같은 혹이 불거지도록 누가 빼앗을 듯이 다이브하더니만 그 겜 20분부터 어차피 졌다, 봇 똥 넘친다 하고 눈을 홉뜨고 지랄을 하였다. 그때 박첨지는 열화와 같이 성을 내며,
"에이, 오라질년들, 듀오는 할 수가 없어, 라인 안 시켜줘서 병, 시켜줘서 병, 어쩌란 말이야! 왜 게임을 바루 하지 못해!"
하고 트롤러의 리폿을 한 번 후려갈겼다.. 트롤링은 조금 바루어졌건만 패드립이 맺히었다. 박첨지의 눈시울도 뜨끈뜨끈하였다. 
MMR이 그러고도 트롤 당하는 데는 물리지 않았다. 사흘 전부터 5픽 다이아 대리버스가 타고 싶다고 우람을 졸랐다.
"이런 오라질 년! 챌린저 버스도 못 타는 년이 다이아 버스는. 또 트롤 만나서 패패승승패를 하게."
라고 야단을 쳐보았건만, 못 만나는 마음이 시원치는 않았다.
인제 다이아 대리를 만날 수도 있다. 앓는 MMR 곁에서 배고파 보채는 골드 승급전(삼수째)에게 죽을 사줄 수도 있다. ---팔십 LP를 손에 쥔 김첨지의 마음은 푼푼하였다
그러나, 그의 연승은 그걸로 그치지 않았다. 탑똥과 RPG정글이 섞여 흐르는 봇 라인을 결국 포기하며, 다음 큐를 돌려 나올 때였다. 뒤에서 "5픽 다이아 부캐요!"하고 부르는 소리가 났다. 1픽을 불러 멈춘 사람이 진짜 다이아 부캐인 줄 박첨지는 한번 보고 짐작할 수 있었다. 그 버스기사는 다짜고짜로,
"승급전까지 남은 LP 얼마요?"
라고 물었다. 아마도 iplol에서 승급전 계속 실패하는 박첨지를 데려다 주기로 한 모양이다. 오늘 가기로 작정은 하였건만, 방학은 왔고 저녁도 됐고 해서 어찌 할 줄 모르다가 마침 박첨지를 보고 뛰어나왔음이리라. 그렇지 않다면 왜 킬을 채 다 챙기지 못해서 질질 남기고, 비록 '부캐' 실버일망정 트롤 하나 안 만나고 직선으로 박첨지를 뒤쫓아 왔으랴.
"골드 승급전까지 말씀입니까?"
하고, 박첨지는 잠깐 주저하였다. 그는 이 우중에 대리도 없이 그 지옥을 칠벅거리고 가기가 싫었음일까? 처음 것, 둘째 것으로 고만 만족하였음일까? 아니다. 결코 아니다. 이상하게도 꼬리를 맞물고 덤비는 이 버스 앞에 조금 겁이 났음이다. 그리고 큐를 돌릴 제 MMR의 부탁이 마음에 켕기었다. 윗동네 금빛 심해한테서 부르러 왔을 제 브론즈 5급 MMR은 그 뼈만 남은 얼굴에 트롤 같은 유달리 크고 움푹한 패드립에다 애걸하는 빛을 띄우며,
"오늘은 큐 돌리지 말아요. 제발 덕분에 노멀에 붙어 있어요. 내가 이렇게 아픈데……."
(중략)
"100LP를 가져왔는데 왜 승급을 하지 못하니.. 왜..!!"

설거지 하기 전에 잠깐 짬내서 친구 페북에 써본 글.txt
안 매끄러운 부분이 많지만 그냥...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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