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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아이폰의 안테나 문제, 휨 문제, 배터리 문제.. 등의 근본원인.
게시물ID : iphone_6044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이름없는자
추천 : 2
조회수 : 1609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8/01/03 13:39:46
몇 년 전에 있었던 애플 아이폰의 안테나 문제를 기억하는지? 아이폰을 잘못 쥐면 무선 수신 감도가 떨어지는 문제. 흔히 안테나 게이트니 부르던 문제. 그리고 또 아이폰을 청바지 뒷포켓에 넣고 앉으면 구부러진다는 문제... 그리고 이번에 배터리 용량 부족 문제...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 걸까?
 
삼성도 갤럭시 배터리 폭발 문제나 LG 도 무한 부팅 문제, OLED 품질 같은 여러 폰의 품질 문제를 겪었지만 그건 엔지니어 입장에서도 정확한 원인을 집거나 확실한 재발 대책을 세우기다 좀 애매한 품질관리의 문제이다. 갤럭시의 배터리 문제만 해도 결국 확실한 원인를 핀포인트 했다고 하기 어렵다. 즉 설계는 제대로 인데 그걸 실현하고 품질을 유지하는데 문제가 있다는 거다.

그런데 애플의 문제들은 조금 성격이 다르다. 이들 문제는 원인도 매우 분명하고 이를 방지하는 방법도 어렵지 않은데 처음 설계 때 부터 문제를 품고 있었던 거다. 처음부터 배터리의 용량이 부족한거고 처음부터 알미늄 프레임의 강도가 낮았던 거고 처음부터 안테나를 금속부와 조금 떼어서 배치해야 했던거다. 품질관리를 엄격히 한다고 이런 문제들을 방지할 수 있는게 아니다. 그럼 애플의 엔지니어들이 멍청해서 그런 기본적인 설계를 잘못한 것일까? 아니다. 미국 최고의 전자/통신/기계 엔지니어들이 그런 (엔지니어들에게는 자명한) 상식적인 설계를 잘못할 리가 없다.
 
아이폰이 기본적 설계에서 결점이 잦은 근원적 이유는 바로 애플의 조직문화나 권력구조 에 있다. 애플은 엔지니어들의 힘이 매우 약한 회사이다. 구글이나 마이크로 소프트 등 대부분의 실리콘 밸리 대기업들의 CEO들은 재무통이나 관리통 보다는 소프트웨어 개발자나 엔지니어 출신들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현 애플의 CEO는 원래 물류 전문가로 성공한 사람이고 관리의 달인이라고 할수는 있지만 공학적 배경은 없다. 그 전의 잡스는 원래 엔지니어 출신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래서 현 CEO는 회사 관리에는 뛰어나고 세계 최고의 이익을 내는 회사로 만들고 유지하는데 성공하였다. 또 제조를 외부에 위탁하고 있다. 그래서 이를 순이익을 좌우하는 원가 관리나 비용 관리, 세금 절약, 협력업체 관리 등 재무와 관리 부서의 영향력이 매우 막강하다.
 
또 애플은 뛰어난 디자인으로 유명한 회사이다. 애플의 산업디자인 부서는 업계 정상급 수준의 유명한 디자이너들이 이끌고 있다. 제품을 설계할 때 디자인 부서가 전체 설계를 좌우 할 정도로 영향력이 막강하다. 이런 막강한 디자이너 들의 파워가 오늘날 애플이 최고의 전자제품 기업이 된 원동력중에 하나이기도 한다. 
 
또 소프트웨어 부서 또한 막강하다. 소프트웨어 기술로 보면 애플은 마이크로 소프트, 구글과 함께 손꼽는 최고의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가진 회사이고 또한 애플의 성공에 뛰어난 소프트웨어 가 기여한 바가 매우 크므로 이들도 필요한 성능과 기능을 가지도록 제품 설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홍보나 광고도 애플은 그 유명한 1984광고를 비롯해 매우 독창적이고 인상적인 광고를 만들고 뛰어난 홍보 전략으로 애플 팬을 끌어들어 애플의 성공에 기여한 바도 크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사내 파워로 비중이 적지 않다. 심지어는 일반회사에는 잡무에 불과한 보안이나 건물 관리나 도 애플의 비밀주의나 독특한 사무실 문화  환경보호에 집착 등으로 나름 사내 파워가 있다.
 
그럼 애플에서 가장 힘없는 부서는 어디인가? 바로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서이다. 전자회로, 통신 설계, 기계 설계 등을 맡고 있는 부서들. 애플의 생산은 100% 외부에 위탁하기 때문제 제조부서라 할만한게 없고 따라서 이런 하드웨어 제조에 관련된 부서는 힘도 없고 좋은 엔지니어가 모이지도 않는다. 그럼 능력있는 엔지니어는 어디 가는데? 차라리 애플 산하의 AP 칩설계 부서가 더 핵심부서이고 이건 업계 최고수준이라고 해도 된다. 하지만 그런칩을 모아서 회로설계를 하고 배터리나 발열 대책을 세우고 케이스 프레임을 설계하는 부서는 애플에서 가장 찬밥 대우를 받는 부서이다.
 
그리고 당연히 그런 하드웨어 설계 엔지니어들의 사내 발언권도 약하다. 엔지니어들이 아무리 이건 3000mAh 짜리 큼직한 배터리가 꼭 필요하다고 우기거나 이 프레임은 두께가 최소 5 밀리는 되어야 한다고 우겨도 디자인 부서에서 그러면 그 폰의 뚜께가 0.5 밀리 늘어나기 때문에 안됩니다 하거나 그러면 부품 조달 부서에서 원가가 50센트 올라가서 안됩니다하면 엔지니어링 부서는 끽소리 못하고 그걸 2000 mAh 짜리, 4밀리 짜리 로 설계를 바꿔야 하는게 바로 애플의 기업문화이고 사내 역학관계인 것이다. 

그래서 아이폰의 AP성능은 갤럭시의 AP보다 무려 1.5~2배나 되는 데도 (당연히 최대 전력소모도 그만큼 많다) 배터리 용량은 갤럭시의 불과 60~75% 정도 밖에 되지 않게 설계된 거다. 이건 배터리가 노후하면 결국 용량 부족 문제로 최대 성능을 제한하지 않을 수가 없는 설계이다. 하지만 엔지니어들이 무지하거나 무능해서 이런 설계를 한게 아니다. 그러니 이 문제들의 책임은 엔지니어링 부서가 아니라  얇은 디자인을 유지하기 위해 대용량 배터리를 사용하는데 반대한 디자인 부서가 책임을 져야한다.

애플의 간부진 중에 이런 하드웨어 설계의 배경을 가진 사람은 드물고 별로 사내에 발언권이나 영향력도 없다. 오히려 마이크로소프트 내의 하드웨어 부서나 그 부서장이 더 회사내에서 힘이 있다고 할 수 있을 정도이다. 한마디로 애플의 하드웨어 부서는 MIT 나 스탠포드 전자과나 기계과 졸업생이나 화려한 경력을 가진 중견 엔지니어가 가고싶어하는 직장이 아니다. 
 
이런 엔지니어링 보다 디자인을 더 중시하는 기업문화가 애플을 오늘날의 세계 1등의  회사를 만든 원동력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그런 엔지니어링의 부실로 여러 이런 저런 잦은 설계 결함에 시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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