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말은 데카르트의 명언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의심에 의심을 통해 단 하나의 절대적인 진리를 발견하기를 꿈 꿨습니다. 절대적인 진리 위에서 쌓는 지식이야말로 인간 생활의 지적 발전을 이룰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그는 모든 것을 의심했습니다. 자문해 보세요, 당신은 살아 있는 인간인가요? 당신이 보고 느끼는 모든 것들이 진짜 존재한다고 생각하시나요?
데카르트는 그마저도 확실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어떤 개념일지 상상해 보세요.
만약 이미 인류가 수 천년 전에 멸망했고 지금은 외계인들에 의해 지배당하면서
당신의 뇌가 어떤 수조 안에 담겨 있고 각종 레이저 자극을 통해 감각의 착각을 불러 일으키는 중이라면요?
부모와 친구와 그 모든 것들이 환영이고 그들과 접촉했을 때 느껴지는 온기는 상황에 맞게 프로세싱된 거짓이라면요?
그래서 나이들어 죽고 나서야 자신의 모든 삶이 사실은 뇌가 꿈꿨던 상상이고 허상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면?
허무 맹랑한 소리라고요? 아니라고 확신할 수 있으세요? 진리라는 것은 거절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거절이 가능하다면 그것은 진리가 아닙니다.
모든 의심의 가능성은 그래서 열려 있는 것이죠.
영화 <매트릭스>와 소설 <링> 시리즈는 이런 상상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대체 어느 누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이 진짜 세계인지 확신할 수 있단 말인가요?'
하지만 데카르트는 끝 없는 의심의 바다 속에서 오로지 단 하나, 신조차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보편적 진리를 발견합니다.
그 것은 바로 우리가 '생각하는 중'이라는 사실입니다. 이 모든 세상이 거짓이요 감각의 착각이라 하더라도 우리는 생각하고 있고
그래서 우리는 어떤 형태로든 이뤄진 존재물이라는 사실이죠.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제 1명제는 여기서 촉발됩니다. 인간 지성의 시발점이자 존재에 대한 강력한 긍정입니다.
이 명제를 통해 우리가 지금 비커 안에 담긴 뇌요, 우리의 모든 것이 거짓이라도 우리는 이 자체로 존재하는 것입니다.
신에 의해 자연에 의해 어떤 다른 것에 의해 존재하는 것이 아닌 그저 존재로서의 나 자신.
우주와 세계를 끝없는 사유로 유영할 수 있는 무한한 존재로서의 인간.
바로 당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