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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쿠, 첫출산했어요!
게시물ID : animal_6008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헤마
추천 : 20
조회수 : 1100회
댓글수 : 8개
등록시간 : 2013/08/25 20:26:33
 
 2010년 대학 새내기시절의, 10월.
 
 대학 선배가 고양이를 주웠다는 소식과 주인을 찾는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과 동기들은 당시 고양이 세마리를 기르던 제게 키우면 어떻겠냐는 이야기를 했고, 저는 이미 고양이가 세마리나 되어 키우기 곤란하다고 말했었죠.
 그런데 마주한 쿠쿠는 너무 작고 어려서, 도저히 그냥 둘 수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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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췌한 꼴로 임보자 선배가 주사기로 주는 젖을 조금 더 먹겠다고 손을 허우적거리던 녀석을 결국 제가 맡기로 했습니다.
 사진에 나온 사람만 셋인데, 찍을 당시에는 이녀석 하나 보겠다고 열명 가까이 모여있었고, 뭐가 문제인지 자꾸 설사를 하고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당일이 화요일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학교는 대전 집은 분당이던 전 주말까지 버텨보려고 했지만 밤새 밥을 보채고 지속적으로 아이를 보살펴줄 사람이 없어서 결국에는 공강이던 다음날 일어나자마자 분당으로 갔었죠.
 
 변변하게 준비된 이동수단도 없었고 10월 말이었기때문에 날씨가 꽤 추웠어요.
 
 엄마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데릴러 와달라고 부탁하자 데릴러 와주신 엄마께서는 탐탁치 않은 얼굴로 차를 탄 저에게
 
 "고양이는?" 하고 물으셨고,
 후드주머니에서 꺼낸 쿠쿠를 보고 깜짝 놀란 얼굴 후 다행히 활짝 웃으시며 반겨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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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원에 가보자 태어난지 10일 내외라고 했던 우리 쿠쿠. 똥꽁에 면봉도 들어가지 않을정도로 어려서 똥꽁주변에 있던 설사로 진료를 받았었죠.
 길고양이 특유의 기생충은 있지만 큰 문제는 없다고 했습니다.
 그 어린놈이 자기 진료한다고 빽빽 얼마나 울어대던지ㅋㅋ 선생님께서도 혀를 내두르실정도였습니다.
 너무 어려서 앞으로를 장담할수 없다고 하던 우리 쿠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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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사때문에 언제나 몸에 설사가 묻어있던 녀석.
 아이를 맡기고 전 다음날 대전으로 내려왔는데 내려오기 전에 녀석의 똥꽁이 완두콩만해져서 걱정했었죠.
 
 엄마도 걱정이 되서 밥을 안줬더니 설거지하는 뒤로 밥달라고 빽빽 울다가 오독오독 뭘 씹는 소리가 나서 뭔소린가 확인했더니 어른들 사료를 먹고있었다고...ㅋㅋ(저희집은 자율급식하거든요.)
 
 다음번에 올라가서 "쿠쿠!!"하고 쿠쿠를 찾았더니 그전엔 나만 쫓아다니며 불안해했던 녀석이
 
 "샤~악!"
 
 하고 경계하던 그 모습.... 그 충격....
 
 쿠쿠는 까칠하고 전투적인 암컷이었습죠. 아주 와일드 했구요.
 자신을 절대 못만지게 하는 동시에 엄청난 어택!!
 
 그냥 지나가던 저에게 손톱을 세우고 덤비기도 하고
 어느날 기분이 좋은듯 만지게 해주다가 손을 떼려고 하자 손톱을 세워 손을 낚아채 자신의 머리에 다시 가져다 대던 츤데레적 기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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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냥 귀여워서 올려본 울 쿠쿠 사진... 지금은 무지개다리를 건넌 머루는 수컷인데도 쿠쿠 젖도 물려주고 밤마다 제 옆에와서 팔배고 겨드랑이에 꾹꾹이를 하는둥 아주 착한아이었죠... 쿠쿠를 시작으로 우리집을 거쳐간 새끼고양이는 머루의 젖을 먹었습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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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넌 방에서 못나간다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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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감히 아름다운 이몸을 찍고있는거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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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애교부리는거 아니다냥 따듯함을 즐기는거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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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양이가 한마리 추가 된 후의 사진. 작년의 아주 추운 겨울날의 사진...ㅜㅜㅜ이사진 너무 웃픔...ㅜㅜㅜㅜ)
 "벼....벼....별로....추...춥지 않냥...! 무...무리 지을 바에야....! 추...추운편이 좋...냥!!"

 
 
 사실 우리 쿠쿠는 몸집이 아주 작아요. 일반 성묘에 비한다면 아마 8개월쯤의 몸집정도 밖에 안되요.
 
 첫 발정기가 4개월인가 5개월 당시에 왔었는데, 그 후로 일년이 넘게 없다가 겨우 시작했다 싶더니 또 사개월이 넘게 없는 둥(대신 2주정도의 긴 발정기...) 앞서 암컷의 중성화 수술을 2번을 겪은 저희 가족으로서는 그냥 시키지 말자는 결론에 이르었습니다. 쿠쿠 다음으로 왔던 라임이는 거의 생후 일년 반만에 발정기가 왔었죠.
 
 그런데 저희집이 작년 주택으로 이사하면서 집에 길고양이가 왔다갔다 하더라구요.  원래 터줏대감이라고도 하고 저희집 고양이들과 워낙 사이가 안좋아 자주 싸워 그정도의 문젯거리정도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쿠쿠는 저 야성적인 모습과 달리 밖을 무서워해 한발자국도 안나갔거든요
 
 근데 어느순간 발정기가 지난 후에 배가 불러오드라구요
 
 네........
 
 그 치즈고양이의 새끼를...! 가져버린겁니다! 제기랄! 왠 도둑고양이놈이 우리 이쁜 쿠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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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거르러 올라가 아직 집에 고양이가 2마리었던 시절, 새로 데리고 왔던 고양이가 복막염이라 생후 5개월로 무지개다리를 건넌 경험이 있었는데, 처음엔 점점 배가 차오르는 모습게 임신보다는 복막염을 걱정했었죠. 근데 보다보니까 젖주변 털이 빠지더라구요. 앗 임신!! 두근두근 했었죠!
 
 그리고...! 8월 23일 금요일.
 
 준비해놓은 박스를 어따 내팽겨치고 혼자서 아무도 없는 방 침대 뒤에서 몸을 풀었더군요.
 
 아침에 발견했을 땐 이미 쿠쿠를 닮은 두마리의 새끼는 아직 양수에 뒤덮힌 모습으로 무지개다리를 건너있었고...
 다행히 한마리는 살아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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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 뒤에서 박스로 옮기면서 찍은 사진입니다.
 
 ㅜㅜㅜㅜㅜㅜ너무 귀여움...! 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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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쿠의 몸도 대충 젖은 수건으로 닦아주긴 했지만 양수와 응가로 범벅이었습니다.
 
 첫 아이라 그런지 새끼 옆에서 멀뚱하게 앉아서 어쩔줄 몰라하길레 옆으로 눕히고 젖을 물리자 '아 이렇게 하는거였어?'라는 표정을 짓던 쿠쿠...ㅋㅋ
 
 그 까칠하던 녀석이 수고했다고 만져주니가 좋다고 눈을 가늘게 뜨고 그릉거립니다.
 
 아예 방에 들어가기만 해도 그릉그릉 소리가 얼마나 큰지 다 들려요...!^^ 너무 예쁘고 기뜩하고 사랑스럽네요...
 
 다른 두마리는 제 생각에 아예 죽어서 태어났다거나 너무 약하게 태어난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배에 있을때도 다른 임산묘는 배에서 태동이 느껴졌는데 요녀석은 태동을 여동생은 느꼈다는데 저는 못느꼈었거든요. 죽어있는 모습도 아예 쿠쿠가 햟아주질 않은 모습이었구요. 탯줄만 앙앙 물어서 먹은듯.
 
 암튼 우리 쿠쿠랑 아가, 건강히 오래오래 잘 컸으면 좋겠어요!
 
 (저희 쿠쿠는 워낙 입도 까다로워서 캔이나 간식도 전혀 안먹고 사료만 먹습니다. 그래서 키튼사료를 먹는걸로 우선 기본적인 영양보충?정도는  해주고있는데 무슨 좋은 음식이 있을까요? 사료에 뭘 타줘도 귀신같이 안먹고..ㅠㅠㅠ)
 
 봐주셔서 감사해요!
 
 
 
 
 
 
 
 
 
 
 
 
 
 
 
 
 
 
 
 
 
 
 
 
 
 
 
 
 
 
 
 
 
 
 
 
 
 
 
20130821_011644.jpg

이제 이 임산부가 남았음...ㅠ 얜 언제 몸푸려나...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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