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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 명절때 걸크러쉬였던 썰
게시물ID : soda_623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달과육십원
추천 : 21
조회수 : 5047회
댓글수 : 12개
등록시간 : 2017/09/30 09:10:52
명절도 다가오겠다, 지난번 명절썰로 베오베맛도 봤겠다, 또 명절썰 들고왔습니당


오늘의 주인공은 저의 어머니, 제가 아는 사람 중 제일 여장부라 할수 있는 분입니다

오빠 셋, 언니 하나, 금이야 옥이야 어화둥둥 자란 우리 엄마, 특히 첫째외삼촌이랑은 거의 아빠와 딸 뻘로 나이차가 나서 삼촌이랑 숙모 도움도 많이 받고 숙모를 엄마처럼 따르세요.


그런 엄마가 딱 한번 외숙모한테 정색 아닌 정색을 한적이 있는데 바로 몇년전 설 때였습니다.


삼촌네는 서울, 저희 집은 경기권이라 별로 멀진 않아요. 특히 고등학교때 부터는 친가가 제사도 안지내서 시간도 널널했는데 항상 명절 다음날에나 삼촌집에 가더라구요


어린 마음에는 친척들 다 있을 때 조카들도 보고 올케언니들도 보고 싶은데 왜 일찍 안가나? 궁금했었죠.


앞서 잠깐 언급된 저희 외숙모도 그게 궁금하셨나봐요. 빨리와서 얼굴 오래 보면 좋은데 왜 늦게오냐고 항상 전화하시면 엄마는 이런 저런 핑계를 대고 내일 간다고 둘러대는일이 몇번..


외숙모는 외숙모의 며느리, 그러니까 올케언니네 가족이 항상 우리 가족을 못만나고 친정으로 가는게 마음에 걸렸던 거죠


우리한테는 말도 안하고 “고모네한테 인사하고 가라” 라며 언니들을 붙잡아놔서 명절 다음날 도착해보니 그때까지 올케언니들이 있던거에요.


상황파악이 된 우리 엄마, 올케언니들 부랴부랴 보내놓고 숙모한테 잠깐 이야기 하자며 두분 방에 들어가서 한참을 안나오시더라구요


나중에 올케언니들이랑 술한잔 하며 그 때 두분이 무슨 이야기 하셨는지 대충 알게 되었습니다


명절 지나고 엄마가 올케언니들한테 전화를 했대요. 그리고 매번 명절 우리 집안 제사 준비하느라 너네 고생하는거 뻔히 아는데 남편 고모네 가족 뒷바라지까지 할 필요가 뭐 있냐며 제사 지내면 후딱 친정으로 가라고, 너네 시어머니한테는 내가 잘 말해놨으니 신경쓰지 말라 하고 조카들 어려서 돈도 많이 들텐데 아무것도 못해줬다고 계좌 부르라고 닥달하셨다네요...ㅋㅋㅋ


올케언니들이 한사코 거절해도 정색까지 해가며 계좌를 받아내서 돈도 부치고 친척 오빠들한테도 전화해서 너네는 마누라 챙겨야지 뭐한거냐며 쿠사리 잔뜩 줬다고..


그 뒤로 올케언니들은 무한 우리엄마 존경모드로 바뀌어서 저랑 술마실때마다 저에게 무한 효도를 강요하는 지경입니다 ㅋㅋ


덧붙이자면 외숙모랑 엄마가 워낙 가까운 사이고 평소 엄청 잘 챙기세요. 그래서 그 후로도 두분은 언제나처럼 가까운 관계를 유지 중이십니다 ㅎㅎ 


  
벌써부터 명절날 고충을 토로하는 유부님들의 글이 올라오고 있는데 즐거워야할 명절이 괴로운 날이 되어버리는게 참 안타깝고 슬픕니다ㅠㅠ
모두들 별탈없이 즐거운 일만 가득한 명절되길 바라며... 글은 여기서 마무리하겠습니다 ㅎ


모두 즐거운 한가위 되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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