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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를 쥐고 흔든 예언가, 라스푸틴
게시물ID : mystery_625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포스트댓
추천 : 6
조회수 : 324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7/04 20:2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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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난세계사] 러시아를 쥐고 흔든 예언가, 라스푸틴

 2015-05-26 

[HOOC=이정아 기자] 수수께끼의 인물입니다. 300여 년간 이어진 러시아 로마노프 왕조의 막바지에 등장한 괴승이자, 기이한 행적 때문에 지금까지도 만화나 영화에서 ‘불멸의 흑마법사’로 등장하는 괴인이죠. 그에 대한 평전은 100권도 더 있지만, 그라는 인간을 제대로 말하는 책은 단 한 권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대부분 날조이거나 의도적인 왜곡으로 점철돼 있기 때문입니다. 

도대체 누구 이야기냐고요? 허황된 신비에 대한 비이성적 믿음을 키워 자신의 권력을 강화시킨 예언가, 그리고리 라스푸틴(1869-1916)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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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푸틴은 황태자 알렉세이의 병을 호전시켜 니콜라이 2세와 황후 알렉산드라의 총애를 얻었다. 나라님과친해지더니 국정에 간섭, 내치와 외교에도 참견했다. (사진=위키피디아)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라스푸틴은 젊은 날 방탕한 생활을 하다가 수도사를 자처하며 사이비 종파를 세웠습니다. 마법을 쓴 건지, 운이 좋았던 건지 그는 혈우병으로 추정되는 황태자의 병세를 완화시키면서 세상을 놀라게 하기에 이르죠. ‘기적의 치유사’로 불리게 된 그는 이로써 마지막 황제 니콜라이 2세와 알렉산드라 황후의 절대적 신임을 얻게 됩니다.

또 한 번은 이런 일도 있었다고 전해집니다. 황태자가 귀를 다쳤는데 라스푸틴의 속삭이는 소리에 황태자의 귀가 나았다는 겁니다. 이 밖에도 그가 청산가리를 먹고도 죽지 않았다는 둥, 총에 맞았는데 정작 사인은 익사였다는 둥 허무맹랑한 일화들이 가득합니다.

그래서 라스푸틴의 평전을 쓴 콜린 윌슨도 그의 특이한 사항을 이렇게 기록하죠.

“현대사의 어떤 인물도 라스푸틴만큼 선정적이고 신뢰할 수 없는 자료로 가득 차 있지 않습니다.”

아무튼 기묘한 주술(?)로 국정에서 라스푸틴의 영향력이 강해지던 차, 노일전쟁과 혹정에 시달리는 농민에게 총격을 가한 ‘피의 일요일’ 사건으로 난국을 맞은 황제 니콜라이 2세는 허수아비로 전락합니다. 게다가 1차 세계대전이 벌어지면서 니콜라이 2세는 황후에게 황실을 맡긴 채 전선으로 떠나버리죠.

라스푸틴에 의해 치료됐다고 전해지는 황태자 알렉세이. 혈우병으로 고통을 받았다고 한다. (사진=위키피디아)

라스푸틴이 황후의 정부라는 소문까지 자자하던 터. 황제가 황실을 비운 사이 그가 러시아를 섭정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황후를 비롯해 귀족층 여성들과 염문을 뿌리고 다닌 것도 모자라 아첨하는 자들로부터 뇌물 받는 일도 서슴지 않았죠.

라스푸틴의 전횡이 극에 달하자 좌우를 막론하고 그에 대한 반감이 증폭했습니다. 결국 나라 꼴을 염려한 황제의 조카사위 등이 암살을 준비합니다. 1916년 12월 16일. 이들은 치사량 10배의 청산칼리를 넣은 술과 음식을 라스푸틴에게 먹였습니다. 

그런데 그는 죽지 않고 노래를 불렀죠. 겁에 질린 암살자들이 총까지 쐈지만 숨이 끊어지지 않자 꽁꽁 묶어 네바 강 얼음 밑으로 던졌습니다. 

그런데 라스푸틴의 죽음으로 끝이 아니었습니다. 그가 죽은 뒤 두 달 후에 러시아 혁명이 일어났기 때문이죠. 2년 뒤 황제 가족은 볼셰비키 손에 처형되었고 로마노프 왕가는 몰락했습니다. 라스푸틴의 마지막 예언이라고 전해지는 미스터리한 편지 한 통이 말해주듯 말입니다.

‘나는 내년이 되기 전에 죽을 것 같습니다. 내가 왕족의 손에 죽게 되면 2년 내에 황실 일가는 민중들에게 죽임을 당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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